마침내 대망의 챔피언 결정 2차전이다. 그토록 간절히 바랬던 순간이고 보고 싶었던 모습이다. 이제 FC서울이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일만 남았다.
FC서울이 5일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0 K리그 챔피언을 결정짓는 결승 2차전을 갖는다. 지난 1일 원정 1차전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분위기는 최상이다.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2대2의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는 상대적으로 기가 많이 꺾였다.
승부는 원점이다. 진짜 승부다. 이 한 경기에 그 동안 쏟아 부었던 땀과 노력의 결실이 결정된다. 아낄게 없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한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오직 승자만 기억할 뿐이다. FC서울에게 더 이상 2위의 동정은 필요 없다.
11명씩 싸우는 그라운드 안의 조건은 똑 같지만 그 밖의 상황은 전혀 딴판이다. 이미 원정을 마친 FC서울에게는 K리그 최고이자 최강을 자랑하는 12번째 전사인 아름다운 팬들이 있다. 이들이 쏟아내는 열정과 함성은 상대하는 모든 팀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제주도 예외는 아니다. FC서울 팬들은 올해 엄청난 일을 해냈다. 프로스포츠 한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5월 5일 성남전 6만 747명)을 이뤄냈고 역시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평균 3만 관중(3만 849명)의 신화도 썼다. 그리고 이제 대망의 결승전에서 다시 한번 위대한 힘을 보여줄 것이다. 지금 예상이라면 5만 이상의 관중이 들어와 포스트 시즌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 달성은 무난해 보인다.
팬들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FC서울은 이번 시즌 홈 17연승을 달리고 있다. 제주가 ‘안방 무패’라면 FC서울은 ‘안방 필승’이다. 차원이 다른 개념이다. 이미 1차전에서 극적인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데다 무적을 자랑하는 홈 경기인 만큼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심리적으로도 한 수 위인 셈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FC서울이 단연 앞선다. 그러나 1차전에서 보았듯이 기습적인 중거리 슛과 역습에는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다행히 우려했던 경기력 저하 현상은 없었고 오히려 훨씬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친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다소 떨어진 골 결정력을 보완하고 수비에서의 실수를 줄여야 한다.
2차전은 FC서울의 홈인 만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공격의 창은 날카로워질 것이고 수비는 견고해 질 것이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축구는 둥근 공으로 하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홈이라고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 끝까지 긴장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날은 K리그 역사상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날이 될 것이다. K리그 최다 타이인 홈 18연승의 기록도 세워질 것이고 K리그 역사상 최초로 50만 관중도 돌파할 것이다. FC서울이 성적과 흥행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K리그와 K리그 팬들의 자존심을 드높일 것이다. 진정으로 챔피언이 될 자격이 있는 팀이 어느 팀인지 확실하게 보여줄 것이다.
5일 경기장을 찾는 모든 팬들이 진정한 축구 축제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또 영원히 잊지 못할 멋진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경기장 분위기도 아름답게 연출될 것이다.
모두 다 함께 상암으로 모여 K리그의 새 역사를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