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제파로프가 나섰다.
전반 45분 절묘한 프리킥으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성공시킨 제파로프는 모처럼특유의 공중제비를 선보이며 기쁨을 만끽했다. 올 시즌 자신의 첫 골이자 팀의 운명을 결정지은 값진 골이었다.
FC서울이 부산 교통공사를 꺾고 2011 FA컵 8강에 진출했다.
FC서울은 1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FA컵 16강전에서 전반 45분 터진 제파로프의 값진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지난 1998년 이후 대회 우승 컵이 없는 FC서울은 정상을 향해 한걸음 성큼 다가서게 됐다.
8강전은 오는 7월 27일 열리고 상대는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익숙하지 않은 경기장에 좋지 않은 그라운드 사정은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치기에 방해가 됐다. 토너먼트인 대회의 성격상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기에 FC서울은 베스트 멤버가 총출동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경기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지난 주말 포항과의 혈전 탓인지 선수들의 몸놀림이 그다지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신인으로 이날 경기에 선발 출장한 이재안 만큼은 활력이 넘쳤다. 전반 7분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전반 45분에는 마침내 결정적인 찬스를 이끌어냈다. 상대 골 문을 향해 치고 들어가던 중 PK라인 바로 밖에서 파울을 얻어낸 것. 프리킥 지점은 정면에서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 곳. 왼발 킥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자신이 있는 제파로프카 해결사로 나섰다. 그리고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키퍼가 손도 쓰지 못할 지점으로 날아갔고 골 문 왼쪽 모서리 부분을 그대로 갈랐다.
0대0으로 전반을 마쳤다면 다소 부담을 가질 법 했지만 1대0이 되면서 FC서울은 한결 여유를 갖고 후반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후반 들어 몰리나와 김태환 여효진이 차례로 교체투입 된 FC서울은 끝까지 경기를 잘 이끌며 1대0 승리를 지켜냈다.
FC서울 외에 이날 수원과 포항 전남 부산 울산 성남 강원 등이 이날 승리로 8강에 진출했다.
13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FC서울로서는 이번 경기가 무척이나 중요했기에 승리의 기쁨은 크다. 다음 상대가 누가 되든 FC서울이 가진 능력만 보인다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
이제 다음 경기는 곧바로 18일 K리그 강원 원정이다. 연이은 장거리 원정으로 인해 선수들에게는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게다가 16일 문기한과 김태환이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해 당분간 함께 할 수 없다.
그러나 리그에서 12위에 처져있는 만큼 여유는 없다. 짧은 기간 잘 추슬러 강원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어만 정규리그에서도 한 숨 돌릴 수 있다.
/부산=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