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share > 페이스북

NEWS & TV

News

라이벌? 웃기지마!

2005-10-23



드디어 폭발했다.
‘축구 천재’ 박주영과 ‘패트리어트’ 정조국이 화끈한 골 잔치를 벌였다. 그것도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의 자존심을 걸고 맞대결을 펼친 수원전에서다. FC 서울은 23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맞대결에서 박주영과 정조국 두 스트라이커의 맹활약과 한태유의 추가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FC 서울은 이 날 승리로 올 시즌 수원과의 전적에서 2승 1무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게 됐으며 후기리그의 부진도 말끔히 씻게 됐다. 지난 8월 24일 광주와의 후기리그 개막전 이후 8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FC 서울은 이번 경기 완승으로 K리그 최고 구단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됐다. 또한 수원과의 역대 맞대결에서 최다 득점 차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 날 두 골은 박주영과 정조국 두 스트라이커의 완벽한 합작품이었다. 첫 번째 골은 박주영의 발 끝에서 터져 나왔다. 전반 20분 정조국이 멋지게 헤딩 연결한 볼을 아크 정면에서 이어받은 박주영은 상대 수비 두 명 사이로 뚫고 들어가 감각적인 오른발 슛을 날렸고 볼은 골문 오른쪽 구석을 빨려들어갔다.

두 번째 골은 후반 6분에 기록됐다. 이번에는 도우미와 주인공의 역할이 바뀌었다. 중앙에서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아크 정면에서 단독 드리블을 하다 상대 수비수의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정조국은 멋진 오른발 휘어차기로 수원 골문을 향해 환상적인 킥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수원 네트를 출렁였다. 수원 골키퍼 이운재가 서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승기를 완전히 잡은 FC 서울은 이후 더욱 파상공세를 펼쳤고 후반 24분 이기형의 오른쪽 코너킥을 한태유가 통쾌한 왼발 슛으로 연결하며 세번째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더 이상 수원과 라이벌이 될 수 없음을 알리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축구 천재’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FC 서울의 박주영이 마침내 자신의 진가를 알리는 멋진 골을 터트렸다. 박주영은 무려 56일만에 골을 성공시키며 그토록 축구천재의 골을 갈망하던 온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자신의 등번호와 같은 10호골이자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짜릿한 골이었다.

박주영의 이 날 골은 지난 8월 28일 울산 전 이후 7경기 만에 터져 나온 귀중한 골 이었다. 박주영은 이 날 골로 단숨에 득점 선두에 복귀하며 올 시즌 득점왕과 MVP, 신인왕 등 트리플 크라운의 영광 앞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박주영의 이 날 골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주위에서 나돌던 슬럼프에 대한 우려를 한 번에 날렸고 K리그 최고 스트라이커를 알리는 중요한 골이었다. 또한 국가대표팀 아드보카트 감독 눈 앞에서 터트린 첫 번째 골로 앞으로 대표팀에서의 입지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박주영의 이 날 몸놀림은 ‘축구 천재’로 불리는 이전 박주영의 모습 그대로였다. 상대 수비 공간을 침투하는 빠른 돌파력, 완벽한 드리블,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슛하는 동작에서의 부드러움은 이전의 컨디션을 완전히 되찾았음을 알렸다.



박주영 뿐 아니라 정조국의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상대 수비를 휘젓는 활발한 몸놀림은 수원 수비수들을 당황케 하기에 충분했다. 전반부터 상대 허를 찌르는 공간 침투로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던 정조국은 후반 20분에도 멋진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FC 서울의 이 날 승리는 한 마디로 완벽한 것이었다. 11명의 선수들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며 수원을 압박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상대를 제압하며 수원에 단 한 차례도 결정적인 찬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비록 정규리그는 물 건너 갔지만 FA 컵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 동안의 부진을 씻고 강력한 FC 서울의 모습을 보이기에 충분했다.



이장수 감독의 결단도 돋보였다. 수원과의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대결에서 외국인 선수를 모두 빼고 순수 국내 선수들로만 베스트 11을 구성한 용병술이 대 성공을 거뒀다. 이장수 감독은 이 날 승리로 지도자로서 수원 차범근 감독과의 10번째 맞대결에서 5승 3무 2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

정규리그 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FC 서울로서는 이 날 경기 승리로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고 남은 경기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됐다. 더불어 FA 컵 우승에도 청신호를 밝혔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