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배가 많이 고팠지만 그 배를 충분히 채우지 못했다.
꼭 승점 3점이 필요했지만 1점만 얻는데 그쳤다. FC서울이 아쉬움 속에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했다. FC서울은 25일 전남 광양에서 벌어진 전남 드래곤즈와의 시즌 21번째 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얻었다. 이번 시즌 들어 첫 무승부를 기록한 FC서울은 이로써 14승 1무 6패, 승점 43점을 기록하며 선두 탈환을 위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위 제주와는 승점 3점 차.
선두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지만 경기는 FC서울의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다. 선발 라인업의 구성에서부터 고민이었다. 특히 수비라인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디와 호흡을 맞출 센터백에서는 김진규가 지난 경기 퇴장. 박용호는 부상으로 둘 모두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여기에 오른쪽 수비수 최효진마저 발목이 좋지 않아 이번 원정 명단에서 빠졌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FC서울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갈망은 강했다. 경기 시작부터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인 FC서울은 서서히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전남을 몰아붙였다. 그러나 단 한번의 미스가 경기를 어렵게 했다. 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스트라이커 슈바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뜻 밖의 골을 허용한 FC서울 선수들은 만회 골을 터트리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조급해서인지 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 보였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온 것은 후반 33분. 제파로프가 올린 코너킥을 방승환이 백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를 데얀이 침착하게 골로 성공시켰다. 방승환은 교체 투입된 지 1분 만에 멋진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데얀은 대회 11호 골을 터트리며 1위 추격에 불을 당겼다. 선두와는 4골 차.
동점 골을 성공시킨 이후 FC서울은 승리를 위해 상대를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1분 뒤에는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방승환이 날린 회심의 왼발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고 또 다시 1분 뒤에서 제파로프의 왼발 감아차기 슛이 아슬아슬하게 골 대를 빗나갔다.
이후에도 역전 골을 위해 총 공세를 펼쳤지만 추가 골은 더 이상 터지지 않았다. 선두 탈환을 위해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였지만 아쉽게 1점을 획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원정 팀들의 무덤으로 꼽히는 광양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FC서울은 이제 오는 10월 3일 인천, 9일 경남 등 홈 2경기를 갖는다. 올 시즌 홈에서는 ‘안방 필승’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FC서울이기에 큰 기대를 갖게 한다. 더구나 K리그 최고의 팬들과 함께하는 홈 경기이기에 더욱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 반드시 홈 2연전을 승리로 이끌어 서울에서 선두 등극에 성공하기를 기대해본다.
/광양=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