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시작했던 2007 정해년이 어느덧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어느 해 못지않게 다사다난했던 일들로 가득했던 정해년. 그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과 따뜻한 사랑나눔을 펼치는 뜻깊은 행사가 녹색 그라운드에서 펼쳐졌다.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자선축구 경기’가 열렸다. 소아암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 20명과 1,000 여명의 어린이들을 초청해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우리 FC서울 선수들도 함께 했다. 사랑팀에는 김병지와 김치곤, 희망팀에는 박주영과 김진규가 각각 포진한 가운데 양 팀 선수들은 산타 복장과 동물 복장으로 등장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훈훈함을 선사했다.
사랑팀의 거미손으로 나선 김병지는 경기 시작에 앞서 준비해 온 과자를 관람석의 아이들에게 던져주는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역시 '선행천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보니 실전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FC서울 선수들의 격돌이 눈길을 끌었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개인 드리블 돌파로 ‘스피드에서 둘째라면 서럽다’는 김병지를 상대로 재치 있는 발재간을 선보인 박주영과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김병지에게 중거리슛을 날려보는 김진규의 모습은 이날 경기의 숨겨진 재미거리였다.
겨울 날씨답지 않은 따스함 속에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모처럼 우리 선수들은 그동안의 근심걱정을 잠시 잊고 활짝 웃음을 지었다. 김병지, 김치곤, 김진규, 박주영이 펼친 감동의 드라마는 90분 동안 이뤄졌으며 이날 추운 연말 따듯한 정과 사랑을 베풀어 실력만큼이나 이웃사랑도 깊이 가지고 있음을 보였다.
/정대훈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강동희 FC서울 명예기자
★경기 이모저모
●내가 누구일까요?
동물과 만화캐릭터복장을 한 채로 입장해 경기 외적으로도 많은 즐거움을 주는 ‘홍명보 자선축구’. 이번 경기에서 FC서울 선수들 역시 산타클로스와 동물의 탈을 각각 쓰고 등장해 팬들을 즐겁게 했다. 박주영, 김병지는 크리스마스 날에 어울리는 산타클로스로 변신했고, 김치곤은 돼지, 김진규는 사자의 탈을 쓰고 등장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즐겁게 했다.
●"돼지야 탈 벗어!” 박주영, 팀 동료인 김치곤의 익살에 두 손 들어
경기 전, 희망팀과 사랑팀 선수들이 서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나눌 때, 김치곤만 유일하게 탈(돼지)을 쓰고 인사해, 관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박주영은 돼지가 김치곤임을 알고 돼지머리를 때리며 벗으라하여 또 한 번의 웃음을 주기도 했다.
●서울의 산타클로스는 김병지?
김병지는 경기 시작 전, 선물보따리를 메고 다니며 관중들에게 과자를 선물하며, 관중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기도. 평소에서 선행을 많이 해 ‘선행천사’라고 불리는 만큼 오늘 여러 명의 산타 중 가장 어울리는 선수는 단연 김병지였다.
●박주영은 그라운드 위의 반항아?
이번 경기에서 박주영은 그라운드의 반항아(?)였다. 대선배인 홍명보, 최진철을 경기 내내 손으로 잡고 끌며 못살게 굴었고(?), 주심과 부심의 판정에 장갑을 집어던지고 오버액션을 취하는 등 오늘만큼은 그라운드 위의 최고의 반항아로 군림했다. 특히 전반 35분경 상대 선수의 발에 걸린 상황에서 구라운드 위에 구르며 과도한 오버액션(?)을 취해 보는 등 선수들과 관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상황에서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엘로우 카드를 받기도 한 박주영은 평소와는 다른 장난기 있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병혁 FC서울 명예기자
※자선경기에 나선 FC서울 4총사의 화보는 2008년 1월호 웹진을 통해 더 많이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