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팬들이 2년 동안 애타게 기다렸던 선수가 있다. 바로 이종민이다.
2010년 6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컵대회 제주전에 선발 출전한 그는 후반 34분 이현승과 교체될 때까지 서울 화력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 2008년 경기 중에 당한 불의의 부상으로 두 시즌을 보내며 긴 재활의 고통을 견디며 마침내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제주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이종민의 활약은 팬들이 왜 그를 그토록 애타게 기다렸는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전반 9분 데얀의 첫 골은 이종민, 최효진, 하대성으로 이어지는 패스 플레이에서 만들어졌으며, 뿐만 아니라 전반 30분에는 데얀의 두 번째 골을 직접 어시스트하며 그가 있어 서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날 이종민의 활약은 좌․우, 중앙을 가리지 않았다. 김태환과 위치를 바꿔 왼쪽으로 이동하여 최효진과 현영민이 공격에 가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가 하면, 필요 시에는 중앙으로 이동하여 직접 슛 찬스를 만들어내는 등 위치를 변화무쌍하게 바꿔가며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동료들에게 끊임없이 공격기회를 만들어 주었던 이종민의 활약은 그 동안 서울에 부족하였던 2%를 채우기에 충분하였다.
이종민이 기다렸던 6월의 그라운드,
눈부신 초록의 그라운드에서 그려진 이종민의 79분을 사진으로 회상해 보자.
▲ 이종민의 코너킥! 얼마 만에 보는 장면인가!
▲ 수비수 사이를 날카로운 패스로 돌파하는 이종민
▲‘ 나는 도움만 주는 게 아니야 득점 기회도 직접 만들어 낸다고!’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중앙까지 이동하여 공격기회를 만들어내던 이종민에게 상대 수비수들은 넋을 잃었을 것이다.
▲ 수비수들을 제치고 슛!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상대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장면이다.
▲ 오! 씨씽뇨~ 환상적인 도움 완전 고마워!
‘씨씽뇨’란 브라질의 유명 선수 이름인데 데얀과 아디는 이종민을 ‘씨씽뇨’라 부른다.
▲ ‘부활했구나. 우리 쫑~ 정말 잘했어. 그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너의 진짜 모습을 이제부터 보여주는 거야!’ 전 소속에서 함께 활약했던 현영민이기에 이종민의 부활이 누구보다도 반가웠을 것이다.
▲ ‘우리 종민이 참 잘했어요!‘ 이종민이 도움을 기록하자 달려와 기쁨을 표현하는 최효진. 참으로 흐뭇한 장면이다. K리그 최강 커플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이종민과 최효진, 경기 중에도 어깨를 다독이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두 선수는 공통점이 많다. 우선 83년 동갑내기인데다가 둘 다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두 선수가 같은 서울소속이 아니었다면 최강 커플의 탄생을 사람들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서울이기에 가능한 생각이다!
▲ 수비면 수비, 공격이면 공격!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팔방미인 이종민이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 후반34분 이현승과 교체되는 이종민. 그의 활약에 많은 팬들이 박수 갈채를 보냈다.
그가 보여줘야 할 무대는 준비되어 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팬들에게 ‘이종민’ 이름을 열광하며 외칠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더욱 멋진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팬들은 그의 플레이를 즐겁게 즐기기만 하는 일만 남았다.
/사진, 글 = 강동희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