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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7월호]스타와 일촌 맺기- ② 백지훈 선수편

2005-07-01



얼짱 선수, 꽃미남 선수, 백반장님.. 그를 향한 수식어는 얼마나 더 많이 붙을까? 세계 청소년 대회 참가로 피곤할 법도 하지만 눈빛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살아있던 백지훈 선수를 구리 GS 챔피언스 파크에서 만나보았다.

2005 네덜란드 청소년 선수권, 아쉬움 많이 남아

백지훈 선수는 1985년 생으로 이번 청소년 선수권이 청소년 선수로 뛸 수 있는 마지막 해였다. 그래서인지 대회 참가 소감을 밝히는 백지훈 선수의 얼굴에는 후회와 서운함이 엿보였다. 목표했던 4강 진출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팬들, 특히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너무나 죄송해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것을 얻어왔다. 나이지리아 전에서 이끌어냈던 극적인 역전골은 백지훈 선수에게 축구인생 최고의 기쁨을 선사해 주었고 팬들에게 백지훈이란 이름 세 글자를 크게 각인 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청소년 팀을 떠나오면서 후배들에게는 “너희들은 더 열심히 해서 4강 이상의 목표를 이뤄라”라고 했고 동료들과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다시 만나 꼭 좋은 성적을 내자”라는 다짐을 했다는 그에게서 앞으로의 희망이 느껴졌다.

골키퍼 하는 게 꿈이었어요!

처음 축구를 시작하던 시절엔 골키퍼가 그렇게 하고 싶었다던 백지훈 선수. 하지만 키가 너무 작아 미드필더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175cm에 65kg으로 체구가 작아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단련시키고 있다. 올 초 이장수 감독을 따라 전남 드래곤즈에서 FC 서울로 둥지를 옮긴 백지훈 선수는 벌써 프로 3년차다. 이번에 네덜란드를 다녀와서 지난 25일 인천전에 출전해 피곤할 수도 있었지만 “프로 선수이니 만큼 제 스스로 몸 관리를 잘 해야죠, 괜찮습니다”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My Team, FC서울

광양에서 서울로 올라와 숙소생활을 하고 있는 백지훈 선수는 처음 FC 서울에 들어왔을 때 참으로 멋쩍고 낯설었다며 살짝 웃었다. 그 때 손을 내밀어 준 친구는 정조국 선수. 정조국 선수 덕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지금은 물론 모든 선수들과 친형, 친동생처럼 지내고 있다. 특별히 누가 제일 괴롭히느냐 묻자 대뜸 “치곤이 형이요!”라고 답하며 크게 웃었다. 평소에 정조국 선수, 김치곤 선수와 함께 생활하면서 잘 지낸다고. 경기 중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선수를 묻자 누구랑 뛰어도 다 좋다며 팀 동료들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나타냈다.
올 초 이준영 선수와 트레이드 된 것에 대해서는 “팀 전체가 좋은 성적을 내는데 힘을 보태서 백지훈 정말 잘 데려왔다, 와! 정말 괜찮다, 그런 말 듣고 싶어요”라며 눈을 빛냈다.



골 넣은 다음에 우리 서포터즈에게 인사하고 싶어요.

지난 4월 24일 컵 대회 대전전, 백지훈 선수는 시즌 1호 골을 터뜨렸다. 세리머니가 참 어색하지 않았느냐며 웃던 그는 “사실 그 때 우리 서포터즈에게 인사드리고 싶었어요”라 말했다. 골을 성공시키고 고개를 딱 드니 대전 써포터들이 떡 버티고 있었던 것. 그래서 그냥 어색하게 세리머니를 하고 말았단다. 시즌 3경기 출전 만에 1골을 기록한 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게 팀에 도움이 되서 다행이라 생각했고, 앞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지난 6월 29일 전북 현대전도 마찬가지. 당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백지훈은 기쁘고 얼떨떨한 마음에 미리 준비한 세리머니를 깜빡 잊고 말았다. 백지훈은 “팬들 앞에서 멋진 세리머니를 보이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소감을 뒤늦게 밝혔다. 이런 풋풋하고 순수함 때문에 팬들은 그를 더욱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여느 또래와 다름없는 스물 한 살, 그의 일상.

어렸을 때부터 작년까지 쭉 지방에서만 생활한 백지훈 선수는 아무래도 지방보다는 서울이 좋은 것 같다며 다소 부끄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평소에는 컴퓨터도 자주 하고,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하고 영화도 잘 보러 다닌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도 열심히 찍어 자신의 미니 홈피에 올려놓는데 그런 그의 미니 홈피는 매일 수만 명의 팬들이 방문해 다운 직전까지 가기도 한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모자. “몇 개나 있어요?” 라 물으니 “40~50개는 되는 것 같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선물도 자주 받고 스스로도 모자를 사는 것을 너무 좋아한단다. 자신을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신세대답게 옷과 머리 스타일에서도 패션을 추구한다. 제일 갖고 싶은 것은 자동차인데 조만간 꼭 사고 말 거라며 눈을 빛냈다.



언제나 감사한 많은 분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마운 사람이 특별히 있느냐고 묻자 백지훈 선수의 표정이 고민으로 뒤바뀌었다. 너무 많아서 한 사람을 꼽기는 정말 힘들다는 것. 한참을 고민하던 그였지만 이내 고등학교 은사님이신 안동고의 최건욱 감독님을 꼽았다. 축구를 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고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이냐, 프로냐 진로를 결정할 때나 자신이 힘들어 흔들릴 때 꼭 붙잡아주시고 도움을 주신 가장 감사한 분이다.
그리고 항상 자신을 지켜봐 주시고 가장 든든한 힘이 되어 주시는 "엄마"도 빼 놓을 수 없다.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는 많이 반대를 하셨지만 지금은 가장 큰 지원자란다. 엄마가 보내주시는 보약을 빠짐없이 먹고 있다고 하는 백지훈 선수는 마지막으로 집에 갔던 게 올 2월이라며 집에 너무 가고 싶다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내 보였다.
또 하나 너무 감사한 분은 당연히 팬들이다. 이번 네덜란드 청소년 선수권을 마치고 돌아와 확 늘어버린 인기에 자신도 쑥스러운 눈치를 보인다. 근래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 힘들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인터뷰를 좋아하진 않는데요, 운동에 방해되지 않는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백지훈 선수는 10년이 훨씬 지난 뒤에 미드필더 하면 백지훈이라는 말이 나오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만큼 열심히 할 것이고 성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앞으로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올해에는 FC 서울의 우승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서는 A대표팀에 합류해 꼭 내년 독일 월드컵에서 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선수들의 뒤에서 지켜주는 FC 서울의 서포터즈에게 감사의 말을 남겼다.

“항상 저희보다 더 노력하시는 것 같고 경기를 뛰는 저희들보다 더 열심히 응원을 해 주시니까 수호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이겨서 보답하고 싶습니다. 같이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너무나 뿌듯하고 많은 감사 드립니다. 지금까지 사랑해 주신만큼 앞으로도 많은 사랑 해주시고요, 청소년 팀에서 보여드렸던 모습 K-리그에서는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으로 선보겠습니다. 앞으로 지켜봐 주시고 저희 FC 서울 팀에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강동희, 글: 오현정 FC서울 명예기자


* 본 사진들은 강동희님과 FC서울에게 저작권이 있기에 허가없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임의로 수정하거나 편집하는 것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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