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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2월호]New 캡틴 이을용, "나를 따르라"

2007-02-02



수장(首長)이 바뀌면 세상도 함께 바뀌는 법. 우리 역시 시대와 역사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는가 보다. 지금 FC 서울이 바뀌고 있다. 물론 그 변화는 때로는 역사의 후퇴로, 때로는 진일보한 개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누가 후퇴를 원하겠는가? 개혁을 위한, 그리고 진보를 향한 변화의 새 바람이 지금 강하게 휘몰아치고 있다.

변화의 구심점은 당연 세뇰 귀네슈 감독이다. 새롭게 FC 서울의 사령탑에 선임되자 이를 보좌할 코치진도 얼마 전에 소개된 바 있다 . 야신 오즈데나크 코치와 세레프 치제크 코치, 그리고 이영진 코치가 바로 이들. 물심양면으로 귀네슈 감독을 도와 K-리그 우승을 일구겠다는 기세가 하늘을 찌를듯하다.

코치진이 바뀌니 이제 변화의 바람이 선수단으로 옮겨갔다. 2년간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숨은 일꾼으로서 선수단을 이끌어왔던 이민성을 대신하여 새롭게 이을용이 주장 완장을 이어받았다. 터키어를 제법 구사할 수 있는 이을용이야말로 감독과 선수단을 연결해 줄 다리 역할로서는 최적격이라고 판단한 귀네슈 감독의 의중에서였다.

연개소문 '이민성'과 양만춘 '이을용'

터키로 출국하던 날, 인천 국제공항에서는 '뉴 캡틴' 이을용을 만날 수 있었다. 한 해 동안 팀을 잘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결코 가볍지는 않았을 텐데 그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세관 검사가 시작되자 선수들 가방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몸소 체크하는 모습이 벌써부터 주장다운 풍채를 뿜어내고 있었다.

이을용은 "무거운 중책을 맡게 되어 감회가 새롭네요."라고 운을 뗀 뒤 "하지만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먼저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라고 밝혔다. 더구나 자신의 수행 능력에 따라 팀의 성적과도 직결되기에 신중과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앞으로 주장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가 해야 할 일 많을 것입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조절도 해야 하고, 경기 외적으로도 선수들을 이끄는 역할에 소홀함이 있어선 절대 안 되겠죠. 또한, 선배 선수들과 후배 선수들의 중간 다리 역할도 수행해야 하고요."



또한, 이을용은 작년의 기존 이민성 주장과의 역할에 큰 차이점을 없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역시 주장으로서의 기강을 강하게 잡기 위해 본연의 성격을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

'을용타'라는 별명이 전국을 강타할 정도로 이을용 하면 '카리스마'라는 수식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현실은 이것과 전혀 '딴판'이다. 그는 조용하고 점잖은 성격에 남한테 싫은 소리도 제대로 못하는 온화한 형 같은 존재이다. 한마디로 '카리스마'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이민성이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하는 '용장'이었다면, 이을용은 자상한 형 같은 존재로 선수단을 어루만져 융화시키는 '덕장'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빗대어 요즘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사극 '대조영'의 연개소문과 양만춘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이을용 역시 그 동안의 '주장=카리스마'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화합과 융화로 팀을 꾸려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블랑카' 안태은도 "을용형은 어린 선수들의 의견을 많이 받아서 주시고 이런 부분에 참 좋은 거 같아요. 저희 입장에서 많이 생각해 주십니다"라며 이러한 그의 자상함과 아울러 새로운 주장에게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전 주장이었던 이민성은 "앞으로 고생 좀 해야 할 거예요. 열심히 잘할 겁니다."라는 격려의 말로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귀네슈 감독은 'Perfect Man!'

이을용은 지난 달 8일부터 시작된 2주간의 강릉 전지훈련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흡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주로 체력 위주로 훈련을 했어요. 아무래도 이제 막 훈련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보니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훈련에 중점을 뒀죠. 본격적인 전술 훈련은 이번 터키 전지훈련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체력도 상당 수준 끌어올렸기에 전술 훈련에 임하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네요."

또한, 2주간 느껴본 신임 감독에 대해서도 그는 '완벽주의자'라는 단어로 귀네슈 감독을 평가했다.

"모든 것을 꼼꼼하게 전부 체크하는 완벽주의자의 성격이신 것 같아요. 이미 오기 전에 선수들 개개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오신 것도 그렇고, 함께 지냈던 2주 동안도 훈련 시간 때 모든 장비부터 선수들이 식사 시간 때 먹는 거까지 하나하나 전부 살피는 그런 분이죠."

이을용은 귀네슈 감독의 능력에 대해서도 살짝 귀띔을 해주었는데, 이을용은 "사실 강릉 전지훈련이 3주간으로 예정되어서 터키 행 티켓 역시 그 날짜에 맞춰놨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일정이 변경이 되어서 이틀 뒤의 표를 당장 구하는 것이 힘들었다. 그런데 귀네슈 감독이 터키 대사관 측에 직접 연락해 표를 구한 것이다. 선수들이 지낼 호텔이건 음식이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귀네슈 감독이 직접 준비했다"라고 말하며 그의 Perfect한 면모에 혀를 내둘렀다.



선수단 나에게 맡겨!

"아무래도 제가 터키 생활에서 배웠던 터키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부분이 이번 주장 선임에 가장 크게 작용한 게 아닌가 싶어요. 감독님과 선수단 사이에서 중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제 몫입니다."

이을용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2004년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에서 같이 생활해왔던 두 사람이기에 귀네슈 감독 역시 이을용에게 거는 기대가 누구보다 크다. 그라운드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전술적 지시 등도 귀네슈 축구를 어느 정도 몸에 익혀온 이을용이 중심이라면 좀 더 원활하게 선수들에게 전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한, 이을용도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온화한 본래의 모습을 떠나 프로다운 모습으로 강력한 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강한 의욕도 내비쳤다.

이제 변화의 새 바람의 주인공인 이을용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진 것이다. 하지만, 책임감 있게 팀을 꾸려 정상에 올려놓겠다는 그의 야심 찬 포부 앞에서는 그 무거운 어깨도 넓은 우주를 향해 힘차게 뛰어오르는 씨드(SSID)의 비상 마냥 가벼워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을용은 "화끈한 공격 축구로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 설령 지더라도 절대 그냥 물러서는 모습은 보여드리진 않을 것입니다. 제가 주장으로서 그런 모습은 절대 용납 못 해요"라고 웃음을 지으며 이 날의 인터뷰를 마쳤다.

이제 곧 2007 시즌이 시작된다. 믿음직한 새 주장 이을용이 있기에 우리는 든든한 마음을 가지고 FC 서울의 정상정복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끊임없이 정상을 향해 달려갈 새 주장 이을용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글=김주용 FC 서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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