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가시마앤틀러스를 이기고 8강에 진출한 지난달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풋살구장’에는 리틀FC서울 소속 어린이들이 즐겁게 공을 차고 있었다. 공을 차다 넘어지는 어린이들이 있는가 하면, 능숙하게 자기편 골대에서 상대편 골대까지 몰고 가는 어린이까지, 리틀FC서울 소속 어린이들은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서 뛰는 것 자체만으로 즐거워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리틀FC서울은 생소하기만 하다. 과연 리틀FC서울은 무엇일까? 우리 아이들도 리틀FC서울에 뛸 수 있을까? 이러한 리틀FC서울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자 FC서울 명예기자단이 리틀FC서울 어린이들이 교육 받고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 풋살구장’을 찾아 갔다.
리틀FC서울, 도대체 너희들의 정체는 뭐냐?
리틀FC서울은 2004년 FC서울의 시작과 함께해 오면서, 서울지역과 수도권에서 축구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FC서울의 가족으로 활동하기 위한 유소년들의 모임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든지 가입할 수 있으며, 재미있는 축구와 더불어 사교심, 협동심을 고양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6세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비교적 광범위 하며 운영되며, 회원 수는 10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리틀FC서울의 마상문 코치는 “리틀FC서울은 즐기는 축구, 재미있는 축구를 밝고 즐거운 모습으로 배워나가는 것이 주목적이라며, 즐기는 축구, 재미있는 축구를 통해 잠시나마 공부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리틀FC서울, 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리틀FC서울의 교육 프로그램은 1년 단위로 편성되며 기초체력훈련, 기본기, 패스, 드리블, 킥, 슈팅, 부분 전술, 전체 전술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소화하게 된다.
마상문 코치는 “큰 틀로 보면 기초체력, 기본기, 전술 훈련을 하는 것은 어느 학년이나 마찬가지지만 학년마다 중점을 두는 것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연령대에 맞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연령대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마 코치는 “6, 7세의 경우는 기본기, 슈팅 훈련을 하면 지루해 하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라며, “특히, 유아 같은 경우 축구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많아 공을 가지고 놀면서 두려움을 없애고, 공하고 친해질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유소년 지도 9년 경력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 날 교육에서도 6,7세부 어린이들은 기본기 위주의 교육보다는 ‘공 잡고 이어달리기’, ‘골 라인 앞에서 공 던져 크로스바 맞히기’등 어린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무더운 날씨 탓에 20분 교육 후에는 반드시 휴식을 취하며, 어린이들이 지치지 않도록 배려했다.
한편, 초등학교 1~3학년부는 6, 7세부와 다르게 패스, 드리블, 슈팅 등의 교육에 중점을 두며, 발목에 힘을 받기 시작하는 4학년부터는 기존의 체력, 패스, 드리블과 더불어 킥, 세밀한 패스, 부분전술, 전체 전술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리틀FC서울 어린이들, 축구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더운 날씨에 축구를 하는 리틀FC서울 어린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어린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축구 하는 자체만으로도 즐겁다’라고 했다.
기성용을 좋아한다는 2학년 양준재군은 2학년부 중에서 제일 먼저 경기장에 도착할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 줬다. 그는 쑥스러워 하면서도 “리틀FC서울에서 축구 하는 자체가 즐겁다”면서 교육이 시작되자마자 가장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이민규군 역시“덥기는 하지만, 풋살구장에 설치된 스프링쿨러에서 수시로 물이 나오니 지치지 않는다”며, 교육 중에도 종횡무진 공을 향해 달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축구로 하나되는 우리. 인종, 언어, 국적의 구별은 No!
축구 앞에서는 ‘인종, 언어, 국적의 구별이 없다’라고 말한다. 축구 앞에서는 모두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리틀FC서울 역시 예외는 아니다. 2학년부에는 유독 이국적인 모습의 어린이 한 명이 눈에 띄었다. 생김새와 움직이는 모습이 얼마 전까지 성남일화에 있다가 한국을 떠난 모따를 연상시키게 했다. 그의 이름은 프랑코. 프랑코는 아버지가 아르헨티나인으로 프랑코 역시 아르헨티나 국적을 갖고 있었다.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페인어가 익숙한 프랑코는 한국어, 영어에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틀FC서울에 처음 들어올 때에 비해 영어가 많이 늘었다면서 마상문 코치 역시 영어로 프랑코와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고 말했다.
프랑코는 교육 도중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주어진 교육 프로그램을 모두 소화하며, 지켜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했다. 또한, 같은 2학년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모습을 보면, 축구 앞에선 인종, 언어, 국적이 서로에 대한 장애물이 될 수 없음이 새삼스레 느껴졌다.
FC서울의 미래는 우리가 책임집니다
‘2002 한ㆍ일 월드컵’ 이후로 대한민국의 축구 인프라는 15년 전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학교운동장이 흙 바닥에서 잔디구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잔디에서 뛴 선수들은 볼 컨트롤이나 유연성이 일반 흙 바닥에서 뛴 선수들 보다 좋을 수 밖에 없다.
리틀FC서울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잔디구장에서 공을 접하며, 유연성과 볼 컨트롤 능력을 기르게 되고, 이는 훌륭한 선수로 자라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한 유소년 축구에 대한 관심도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진 편이다. 각 프로팀마다 유소년들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또한 유명 축구선수의 이름을 건 축구교실도 늘어나고 있다.
유소년 축구의 발전은 곧 한국 축구의 발전과도 직결된다. 리틀FC서울도 이러한 한국 축구의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리틀FC서울의 존재는 FC서울 선수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이러한 교육을 바탕으로 성장한 리틀FC서울 어린이들이 10여 년 뒤에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주축선수가 되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글=FC서울 명예기자 김영민, 김윤환, 나동욱
/사진=FC서울 명예기자 김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