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연승이 시작됐다. FC서울은 8월 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에게 승리하며 K리그 클래식에서 황선홍 감독 부임 이후 최초로 연승을 기록했다. 무덥고 습한 날씨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데얀의 연속 득점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FC서울은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유현 골키퍼가 최후방을 지키는 가운데 오스마르와 김남춘이 중앙 수비에 위치했다. 좌우 수비수로는 김치우가 이규로가 다시 한 번 출격했다. 중원에는 주세종과 다카하키가 좌우 날개에는 윤일록과 고광민이 포진했다. 최전방에는 데얀과 박주영이 다시 한 번 출격했다.
전반전 경기시작과 함께 FC서울 선수들은 패스를 연결하며 짧은 탐색전을 가졌다. 성남은 홈경기라는 이점을 활용하여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해왔다. 그러나 FC서울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고 성남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며 서서히 주도권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전반 8분 오른쪽 측면을 허문 고광민이 첫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선제득점의 의지를 불태웠다. 전반 12분 데얀과 고광민의 원투패스가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며 공격의 주도권을 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 15분 안타까운 선제 실점이 기록됐다. 다소 이른 시간의 실점으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FC서울 선수들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좌우 측면의 김치우와 고광민은 좌우 측면을 허무는 드리블과 날카로운 크로스를 선보였고 최전방 공격수인 데얀과 박주영은 상대의 밀집수비를 허물기 위해 많은 활동량으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28분에는 데얀의 감각적인 패스에 의해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전반 35분 상대의 위협적인 역습을 오스마르가 침착한 태클로 막아낸 FC서울은 침착하게 공격찬스를 만들어가며 동점골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 했다. 3분후 윤일록이 상대방 선수와의 충돌로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가슴 철렁한 순간도 있었지만 그 무엇도 동점골을 향한 선수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전반전은 그렇게 0대1로 끝났다.
결연한 의지를 불태운 FC서울은 이규로를 대신하여 아드리아노를 투입했다. 한달만의 복귀전을 통해 아-데-박 트리오가 재결성됐다. 하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고 많은 수를 수비로 내린 상대의 진영을 호시탐탐 노리며 공략해갔다. 후반 4분 다카하키를 대신하여 이석현이 교체 투입됐다. 이석현이 활발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활기를 되찾은 FC서울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된 아드리아노의 헤딩슈팅을 시작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후반 11분 오른쪽 측면에서의 크로스가 아드리아노의 머리에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상대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아드리아노는 이후에도 상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어내며 그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플레이들을 선보였다. 데얀은 감각적이고 노련한 패스로 아드리아노를 지원했다.
마침내 동점골이 터졌다. 상대 수비가 아드리아노를 견제하는 사이 데얀이 자신의 K리그 통산 150호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K리그 역대 최단 경기(254경기)만에 150호 골을 터트리며 다시 한번 대기록을 작성하는 데얀이었다. 개인으로서도 팀에게도 너무나 귀중한 동점골을 기록한 데얀은 두 팔 벌려 서울의 원정 팬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그리고 경기종료를 10분 남겨둔 상황 다시금 데얀이 멀티 골을 기록하며 드디어 역전에 성공했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김치우의 롱볼을 아드리아노가 오프사이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흘려주며 데얀이 마무리 슈팅으로 이어갔다. 150호 골에 이어 내친 김에 151호 골도 기록하는 데얀이었다.
이후 남은 시간동안 FC서울은 차분하게 리드를 지켜냈고 그대로 경기는 종료됐다. FC서울이 원정경기에서 귀중한 승점3점을 추가하는 사이 선두는 무승부를 기록하며 FC서울은 한 발 더 가까이 추격을 할 수 있었다. 지난 7월 31일 포항전 홈 승리에 이어 원정 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한 FC서울은 황선홍 감독 부임이후 첫 리그 2연승을 기록하며 연승가도를 달리게 되었다. 돌아온 아드리아노의 가세로 한층 두터워진 공격진 살아있는 레전드 데얀의 존재감 확인, 그리고 2연승까지 성남전은 승점3점 이상의 의미가 있는 뜻 깊은 경기였다.
글/ FC서울 명예기자 김승현(shppy06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