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았는가! FC 서울 전사들의 눈에 맺힌 감격의 이슬을, 들었는가! FC 서울 서포터스들의 기쁨에 찬 우승의 환호를.”
마침내 FC 서울이 우승의 함성을 드높였다. 그것도 수원 안방에서 역사적인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FC 서울이 26일 수원에서 열린 수원과의 원정경기에서 신예 천제훈이 터트린 통쾌한 중거리 슛에 힘입어 1-1 동점으로 경기를 마치며, 승점 1점을 획득해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지난 2000년 정규리그 정상 이후 6년 만에 이뤄낸 K리그 평정이다.
우승의 기쁨도 크지만 무엇보다 수원의 안방에서 감격적인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며 실력뿐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확실한 우의를 점했다는 점이 의미 깊다. 특히 이장수 감독 부임 이후 상대 전적에서도 2승 3무를 기록하며 더 이상 상대가 아님을 만천하에 알렸다.
FC 서울은 8승 3무 1패로 승점 27점을 얻었고 29일 남은 전남과의 홈 경기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를 수 있게 됐다.
이 날 승리의 히어로는 단연 천제훈이다. FC 서울은 후반 26분 수원 올리베라에게 먼저 선취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FC 서울에는 또 다른 신예 천제훈이 있었다. 정확히 13분 뒤인 후반 39분 김동석이 아크 왼쪽에서 밀어준 볼을 달려들던 천제훈이 강력한 중거리 슛을 날렸고 이 볼은 그대로 수원의 골 문을 갈랐다. 골키퍼가 손도 못 대는 통렬한 슛이었고 FC 서울의 우승을 알리는 감격의 골이었다. 이 순간 이장수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원은 마침내 해냈다는 기쁨에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지난 22일 인천전에서 프로데뷔전을 치른 천제훈은 이 날 두 번째 경기 출전 만에 평생 잊지 못할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골을 넣은 천제훈도 그렇지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한 김동석 역시 프로 데뷔 첫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
천제훈과 김동석 모두 이번 컵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신예들이다. 이들의 모습은 이번 대회 우승의 최고 원동력으로 꼽히는 신예 유망주들의 활약이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고 이장수 감독 역시 뛰어난 용병술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그러나 이번 대회 우승은 어느 선수 한 명이 잘했다기 보다는 대회에 출전한 선수 모두가 제 몫을 다하며 이뤄낸 결과이기에 더욱 값지다. 무엇보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똘똘 뭉쳐 최강의 경기력을 보여줬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큰 수확이다.
그러나 선수들 모두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다. K리그 최강의 팀으로 우뚝 선 만큼 이 상승세를 몰아 후기리그는 물론 시즌 우승까지 차지하겠다며 다짐했다./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 사진=강동희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