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 슈퍼 히어로가 탄생했다.
FC서울이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올 시즌 마지막 슈퍼매치에서 윤주태의 4골에 힘입어 4대3 승리를 거뒀다.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이기도 했던 이번 슈퍼매치에서 FC서울은 새로운 슈퍼스타의 탄생 현장을 지켜볼 수 있었다. 전반 28분,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터트린 윤주태는 전반 46분, 후반 10분, 그리고 후반 17분 연달아 골을 넣으며 팀의 모든 득점을 책임졌다. 더불어 이날 윤주태가 터트린 4골은 슈퍼매치 한 경기 개인 최다골, 올 시즌 K리그 한 경기 개인 최다골 등 팀의 승리를 이끈 것은 물론, 개인의 영광도 함께 챙겼다.
이날 경기에서 FC서울은 젊은 피들을 대거 기용했다. 공격에는 윤주태와 윤일록이 투톱으로 나섰고, 미드필더 이석현, 고요한 그리고 박용우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장악했다. 좌우 측면에는 심상민과 고광민이, 그리고 수비에는 오스마르를 중심으로 이웅희, 김남춘이 골키퍼 유상훈과 함께 팀의 골문을 지켰다.
전반 시작과 함께 두 팀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중원에서 치열한 싸움을 펼쳤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FA컵 우승으로 한껏 기세가 오른 FC서울 선수들의 몸놀림이 상대보다 더 날카로워지기 시작했다. 특히 FC서울은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재빠른 역습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더불어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골 기회를 노렸다.
결국 전반 28분 FC서울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공격의 결실을 맺었다. 윤주태가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을 가로챈 뒤,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다. 그리고 윤주태는 침착하게 골키퍼까지 제치고 간결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더불어 슈퍼스타 탄생의 시작을 알렸다.
전반 종료 직전 FC서울이 두 번째 축포를 쏘아 올렸다. 상대의 패스를 가로챈 오스마르가 순간 하프라인까지 올라와 윤주태를 향해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날렸다. 그리고 그 공은 두 명의 상대 수비를 가로질러 그대로 윤주태에게 전달됐다. 오스마르의 날카로운 패스에 이어 윤주태의 마무리도 환상적이었다. 윤주태는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가볍게 제친 뒤, 대포알 같은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윤주태의 멀티골 덕분에 FC서울은 2대0, 기분 좋은 스코어로 전반전을 마칠 수 있었다.
전반전에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준 윤주태의 발끝은 후반 들어 더욱 날카로워졌다. 후반 6분과 8분 연달아 유효슈팅을 날리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리고 후반 10분 상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측면에서 허를 찌르는 슈팅으로 윤주태가 FC서울 입단 이후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FC서울이 3대0으로 앞선 상황에서 수원이 만회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추격의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17분 윤주태가 4번째 골을 터트리는 대형 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고요한의 그림 같은 패스를 받은 윤주태가 상대 수비수를 가볍게 따돌리고 왼발 슈팅을 이어갔다. 이 슈팅은 그래도 골문 반대쪽에 꽂히며 상대에 전의를 꺾어 버렸다. 더불어 윤주태는 슈퍼매치 역사에 전무후무한 4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상대가 뒤늦게 발동이 걸리며 2골을 더 넣었지만, 경기 결과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경기는 FC서울이 수원을 4대3으로 꺾고 값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올 시즌 슈퍼매치 1승 1무 1패의 팽팽한 균형을 깨트리며, 3년 연속 슈퍼매치 전적 우위를 점했다.
더불어 이날 경기에서 FC서울 주장 차두리의 은퇴식이 열렸다. 지난 2013년 K리그에 돌아온 차두리는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은퇴식 역시 슈퍼매치에서 치르며 남다른 인연과 기억을 남겼다. 하프타임에 진행된 은퇴식에는 장기주 대표이사, 박주영, 팬대표, 그리고 아버지 차범근 감독이 꽃다발을 전하며 그 동안의 노고와 마지막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한편, FC서울은 이날 슈퍼매치 승리로 수원과 승점 61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골득실 차이로 순위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시즌 초반을 되돌아봤을 때 고무적인 성과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 지었음에도 FC서울 선수들은 더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 짓겠다는 강한 의지가 팬들을 대만족시켰다.
이제 올 시즌 FC서울에게 남은 경기는 단 2경기다. 그리고 오는 21일(토) 제주를 상대로 원정경기를 치른다. FC서울은 FA컵 우승과 리그 5경기 무패행진의 기세를 이어 다가오는 제주전에서도 반드시 승리한다는 각오다.
/=글 FC서울 명예기자 조현재(hjjo91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