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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호]강동희 명예기자의 경기장 뒷담화-DVD 촬영 현장을 찾아서

2009-02-02



DVD촬영 현장 에피소드 1.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FC서울 DVD촬영 현장! DVD촬영은 모든 선수들이 참여하며, 여기에는 2008년 경기 하이라이트 등 2009시즌 소개될 FC서울의 모든 것이 소개될 예정이다. 촬영된 영상 및 사진은 전광판, 포스터 등 일년 내내 각종 매체에 사용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촬영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국가대표팀 소집이 있기 전날인 1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기성용, 이청용, 정조국 등 6명의 태극전사들이 DVD촬영을 위해 모였다. 김치우를 제외한 5명의 선수들은 올해로 5년째 임하는 촬영이어서 그런지 여유 있어 보였다. 사진과 비디오 촬영이 나누어서 진행되었고, 대기실에는 몇몇 선수들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태유와 김치우의 촬영이 한창일 무렵, 모델 같다는 주변의 칭찬에 한턱 쏜다며 정조국이 식사를 주문시켰다. 식사가 도착하자 선수들과 몇몇 스태프들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식사와 함께 ‘수다’가 시작되었다. 메이크업 하면서 옆 사람들의 수다를 듣고 있던 기성용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성용: “형! 형! 저요~ 오늘 오는 길에 조금 창피한 일이 있었어요.”

‘창피’라는 단어에 식사하던 사람들의 이목이 기성용에 집중됐다.

“아까 제가 전철을 타고 오던 중 시선이 자꾸 마주쳤던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요즘 뜨고 있는’ 기성용인지라 공공장소에서 자신을 알아본 팬들이 점차 늘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을 그런 상황에서 마주보고 오는데 갑자기 다가와 저에게 사인지를 내미시는 거에요.”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기성용이 ‘축구팬이셨구나..헤헤’하며 즐겁게 사인지를 받아든 순간 노신사의 한마디 “OO야구단의 OOO선수죠?”

당황한 기성용은 죄송하다며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그 노신사는 “에이..OOO이 맞는데 뭘…”하면서 우기더라는 것이다.

“전철안 사람들 다 쳐다보고…… 어휴……”

일생(?)을 축구선수로 살아온 기성용에게 이거야말로 굴욕중의 굴욕이 아닌가! “그렇게 말하니 닮은 것도 같네!” 한마디씩 거들며 웃음을 터뜨리는 스태프들



“뭘 그래. 그 정도 가지고.. 나는 예전에 한 팬분이 설기현 선수가 아니냐며 하도 우겨서 그냥 설기현 선수라고 인정하고 사인까지 해 드렸는데…” 정조국의 뼈있는 한마디에 기성용은 배꼽을 잡고 웃는다.



그때 누군가 조용히 머리 손질하고 있는 이청용을 쳐다보며 “누구랑 닮은거 같다”라고 하자 이를 놓치지 않는 기성용! 기성용이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이청용을 쳐다보며 씨익 웃는다.



“청용이는요.....탤런트 권해효 씨, 음.. 그리고 만화에 나오는 마빈박사 많이 닮았대요…”

기성용의 넉살에 촬영현장이 다시 한번 웃음바다가 된다. 대한민국에는 아직 정조국을 설기현으로, 기성용을 모 야구 선수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것 또한 웃을 수 있는 추억으로 기성용과 정조국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어느덧 선수들의 촬영이 끝난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짙은 어둠이 내렸다.

<2편에서 계속>

/글, 사진=강동희 FC서울 명예기자

[촬영현장 스케치]



▲일찌감치 촬영을 마친 김치곤, 아직 촬영중인 동료를 기다리고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줬던 숨은 입담꾼 정조국. 뜬금없이 거울을 달라며 재밌는 표정을 짓고 있고 있다.



▲인터뷰하며 포즈 취해주는 이청용(DVD메이팅 필름 촬영중!)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겠다. 얼른 먹고 찍어야지.....



▲먼저 촬영을 마친 김치우가 스태프들에게 인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