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경기장에서 봐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TV중계를 통해 보면 선수들의 표정, 몸짓, 기술 등을 더욱 자세하게 볼 수 있고 자칫 놓친 장면도 리플레이를 통해 다시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경기장에서 축구를 관람하는 것을 더욱 선호한다. 축구경기를 직접 봐야 한다는 이유는 각자가 다를 것이다.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 경기장 분위기를 느끼는 것 등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경기장에서는 TV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장면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FC서울 명예사진기자들이 찍은 사진 중에서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사진을 소개한다.
FC서울은 2009시즌 초반 우승후보 1순위로 불리며 막강 화력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감바오사카전을 시작으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많은 팬과 언론의 질타를 받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던 FC서울은 이번 울산전은 어떻게 해서라도 승리해야한다는 각오로 원정길에 오릅니다. 울산에 선제골을 허용하고 데얀의 동점골이 터졌습니다. 울산하늘에서는 한두방울씨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경기시간도 점점 90분을 넘어 추가시간으로 행하게 됩니다.
"아...무승부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절망하고 있을 무렵 울산의 기적은 일어나고 맙니다.
박용호의 헤딩골로 2:1 역전!
원정경기에서 역전승!!!그리고 끝나기 직전 역전골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수 있는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줍니다. 원정 온 팬들도 서로 부둥켜 안고 기쁨을 나누고 선수들도 서로가 부둥켜 안고 기쁨을 나누는 그순간!
저의 렌즈에 김치우 선수의 모습이 잡혔습니다. 서로가 부둥켜 안고 기쁨을 나누는 선수들 사이에 혼자 멍하니 서있는 김치우의 모습. 다소 난처해 보이는 김치우 선수의 모습에서 설마 '왕따'가 아닐까 하는 재미있는 상상도 해봅니다. 사진은 사진일 뿐! 오해하지 맙시다!
2008시즌 데얀은 FC서울에서 해결사로서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FC서울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리고 2009시즌 FC서울팬들이 데얀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집니다. 하지만 2009시즌 초반 그는 해결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데얀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아집니다.
'골대 앞에서의 움직임에 문제가 많다', '이제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등
이러한 말들을 잠재우는 방법은 골을 기록하는 것 뿐이었지만 데얀은 계속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09시즌 8번째 경기인 K리그 5라운드 경남과의 경기에서 데얀의 골이 터집니다. 모두가 간절히 기다리던 FC서울의 해결사 데얀의 첫 골. 사람들의 환호는 커지고 데얀의 2009시즌 첫번째 세리머니를 렌즈에 담기위해 카메라를 들이댄 그 순간...
항상 화려한 골세리머니를 보여주던 데얀은 온데간데 없고 골그물망을 붙잡고 고개숙인 데얀과 그를 안아주는 이상협 선수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그 동안의 맘고생을 한 데얀의 모습을 보여준 가슴 뭉클한 장면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중앙선으로 걸어나가며 '이제야 부담에서 벗어났다'라는 듯 하늘에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데얀은 다시 부활 했습니다. 팀내 최고의 득점력을 보여주며..FC서울의 해결사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데얀 그가 가는 곳에는 환호가 따라 갑니다. 우리는 그를 '데얀민국'이라 부릅니다!
2009시즌 FC서울 팬들은 '이청용의 볼턴 이적'이 화두로 떠올랐을 때 '선수의 미래를 위해 보내줘야 한다'라며 찬성하는 사람들과 '아직은 시기가 아니다'라며 반기지 않는 사람들로 나뉘었습니다. 정답이 없는 사안인 만큼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고 '블루 드래곤'이청용 선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원더러스로 떠났습니다.
'블루드래곤' 이청용의 이적 후 겨우 마음을 추스린 FC서울 팬들은 얼마 되지 않아 등장한 '기라드' 기성용 선수의 이적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습니다. 또한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과장된 기사가 나오면서 팬들의 마음은 더욱 상처를 받습니다. 팬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서운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기성용의 이적이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가닥을 잡고 시기가 '이번 시즌이 끝난 후'로 결정난 후에야 팬들의 서운함은 다소 사그러들었습니다.
이적 확정 후 첫 경기였던 8월 26일 포항과의 컵대회 4강 2차전. 선발로 경기에 나선 기성용은 번개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포항에 선제점을 뽑아냅니다.
팬들은 변함없이 기성용 선수의 이름을 불러줬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기도 세레머니를 한 후 팬들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웁니다. 하지만 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21살의 청년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동안 팬들 만큼이나 기성용 선수도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겨우 21살인 기성용 선수가 이번 시즌 FC서울을 우승으로 이끌고 당당한 모습으로 해외진출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8월 22일 대구와의 원정경기에 나선 이승렬은 안데르손의 패스를 받아 멋진 선제골을 뽑아내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놓습니다. 이후 선제골을 넣었던 이승렬 선수에 대한 상대 수비의 견제가 심해지고 몸싸움이 다소 격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반 끝나기 직전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였던 이승렬 선수는 상대 선수의 손에 얼굴을 맞았다며 심판에게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장면입니다.
강하게 항의하기 보다는 '억울한 눈빛'으로 심판을 빤히 바라보는 이승렬 선수의 표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날 이승렬 선수는 후반 한 골을 추가하며 K리그 데뷔 이후 첫 멀티골을 기록했습니다.
/사진,글 =유승철 FC서울 명예사진기자, 하프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