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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대행의 QR코드

2011-09-02

요즘 QR코드라는 것이 유행이다. QR코드는 'Quick Response’의 의미로, 방대한 정보가 들어있으며 특정 정보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코드다. 상세한 뜻은 다르지만 이런 QR코드가 FC서울의 최용수 감독대행에게도 있다. 최용수 감독대행만이 갖고 있는 코드. 바로 'Quotation Rush' 코드 이다. 해석을 하자면 어록이란 뜻을 지닌 Quotation과 '돌진하다' 라는 뜻의 Rush인데, 과연 최용수 감독대행과 어떤 연관을 지니고 있을까.


최용수 감독대행만의 QR코드를 살펴보자.

 

1. Quotation: 어록

 최용수 감독대행에게는 ‘스토리텔러’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인터뷰에서 탄생되는 어록은 늘 화제이다. 최용수 감독대행의 화끈한 입담은 4월, FC서울의 감독대행을 맡게 된 이후부터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팬들의 머릿속에 기억된 어록을 몇 개 모아보았다.

 

① “골을 넣고 아예 라커룸으로 들어가라. 누구도 한 적 없는 세리머니다. 기자들과 팬들의 궁금증을 유발시켜라”

→ 지난 3월, 문기한과 이승렬이 올림픽대표팀에 발탁 되었을 때 스타의식을 더욱 키워야 한다며 이런 인상적인 세레모니를 조언했다.

 

② “최고의 공격은 최선의 수비다”

→ 5월 15일 경남과의 경기에서 승을 거둔 후 3연승을 달렸을 때, 앞으로 더욱 보완해야할 점을 물었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③ “신도 우리 편이었다.”

→ 조 1위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확정 지은 후.

 

④ “화이팅만 하지 말고 잘 하소.”

→ 라커룸에서 선수들이 요란하게 파이팅을 외치자.

 

⑤ “복수할 기회가 다음으로 미뤄져 아쉽다.”

→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수원과의 경기가 무산되자.

 

⑥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 패배 이후로 최고로 많이 모인 것 같다.”

→ 사령탑 데뷔 기자회견을 갖는 날, 몰려든 취재진들을 보고.

 

 2. Rush ceremony!

 감독들이 세레모니를 하는 것이 다소 보수적인 우리나라 축구계에서 최용수 감독대행의 세레모니 수식어는 ‘돌진하다’는 뜻을 가진 Rush와 잘 어울린다.

선수들이 득점을 했을 때, 펄쩍 펄쩍 뛰기도 하며 그라운드로 달려나가기도 한다. 선수들과 얼싸안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것은 선수들과 최용수 감독대행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상주상무와의 경기가 열렸던 5월 8일. 3-3으로 긴장감 있는 승부를 이어가던 중, 현영민이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켜 쐐기골을 넣었다. 현영민과 나머지 선수들은 곧장 최용수 감독대행에게 달려가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전남과의 홈경기가 치러졌던 8월 13일에는 두 팀이 접전을 펼치면서 어느 한쪽도 골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 끈질긴 승부 끝에 종료 직전에 터진 몰리나의 결승골은 또 한번 최용수 감독대행을 춤추게 했다. 두 팔 벌려 환호하는 몰리나 쪽으로 약 50m나 되는 거리를 달려가 다이빙 세레모니를 한 최용수 감독대행은, 입고 나왔던 양복바지가 찢어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감정 자제가 안됐고 아직은 젊은가 봅니다.” 라며 짜릿했던 세레모니 소감을 표현했다.


이런 최용수 감독대행의 세레모니는 선수시절부터 유명했다. 마치 독수리가 날 듯 두 팔을 벌렸던 세레모니는 아직까지 ‘독수리’라는 수식어가 건재하게 만들었고, 전광판 세레모니는 지금도 회자가 되고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최용수 감독대행은, 전광판을 넘어 세레모니를 하려고 했다가 전광판에 걸려 그만 넘어져버린 것이다.

이 세레모니를 5월 25일 가시마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고명진이 자신의 세레모니로 똑같이 따라해서 화제가 됐다. 이를 본 최용수 감독대행은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나았을 뻔”했다며 또 한번의 어록을 남겼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특이하게만 보이는 QR코드는 꽉 찬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존재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감독들과는 달리 조금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최용수 감독대행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내면에는 선수들을 아끼는 열정과 오직 팀을 잘 이끌어 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

 항상 에너제틱한 모습을 보여주는 최용수 감독대행만의 코드는 선수들과 교감을 하는 그만의 아이콘이 됐고, 이젠 FC서울 전체의 활력소가 되었다.

 

   / 취재 = 이게은 FC서울 명예기자(eun5468@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