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싸움이 시작됐다. FC서울은 중요한 순간에 다시 한 번 이름값을 한 윤일록의 극적인 득점으로 기분 좋게 스플릿 리그에 돌입하게 됐다. 리그 선두와의 승점차를 사정권 안으로 좁히는 한편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를 되찾는 계기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FC서울이 10월 2일 열린 광주 FC와의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경기에서 주세종의 선취골과 윤일록의 결승골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FC서울은 3-5-2 진형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최전방에는 데얀과 아드리아노 투톱이 출전하여 광주의 골문을 겨냥했다. 중원에서는 주세종과 다카하기가 전진 배치된 가운데 주장 오스마르가 최종 수비진 앞을 지켰다. 좌우 측면에는 김치우와 이규로가 자리했고 곽태휘와 박용우 그리고 정인환이 후방을 지켰다. 유현은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FC서울 선수들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된 오스마르는 중원을 든든하게 지키는 가운데 전체적인 경기의 조율을 맡았다. 지난 ACL 4강 1차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득점에 성공한 주세종은 이번에는 전반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전반 10분 주세종의 발끝에서 양 팀의 첫 득점이 터져 나왔다.. 공격에 가담한 주세종은 단독 돌파에 이은 호쾌한 중거리 슈팅을 선보이며 광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주세종의 놀라운 드리블 돌파와 슈팅 센스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지난 5월 성남 원정의 통렬한 중거리 슈팅을 떠올리게 했다.
만회를 노리는 상대는 적극적인 공세모드로 전환하여 FC서울 진영으로 공격해 들어왔다. 하지만 곽태휘를 비롯한 수비진과 오스마르는 광주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데얀과 아드리아노가 포진된 공격진과 김치우와 이규로 양쪽 윙백이 좌우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상대 측면을 뒤흔들었다. 전반 19분 데얀은 명품 하프발리 슈팅을 선보였다. 약 2분 뒤 김치우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데얀이 다시 한 번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득점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공격진 못지 않게 후방 수비와 골키퍼 유현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유현은 전반 29분경 광주 공격수와의 1대1 위기 상황에서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다. 전반 35분과 38분에도 침착하게 공중 볼을 잡아내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FC서울은 전반 종료직전 의도치 않은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동점골을 내줬다. 좋은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불운이 따르는 전반전이었다.
선수교체 없이 시작된 후반전에 돌입한 FC서울은 다시 한 번 리드를 가져오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후반 7분 아드리아노가 흘려준 짧은 패스를 데얀이 지체 없는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두 선수의 호흡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후반 10분 FC서울은 두 명의 공격수를 동시에 교체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곽태휘와 이규로를 대신하여 공격수 박주영과 윤일록이 투입됐다.
치열한 공방전을 주고 받으며 팽팽한 경기가 지속되던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슈퍼서브 윤주태가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윤주태는 교체투입 이후 첫 터치를 슈팅으로 연결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후반 33분에는 드리블 돌파로 좌측 측면을 파고 들어가 마무리 슈팅까지 선보이며 추가골의 의지를 불태웠다. 후반 38분에는 유현이 다시 한 번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며 실점을 허용치 않았다. 후반 43분에는 다카하기의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벗어나기도 했다.
경기가 추가시간에 돌입한 이후 기적 같은 결승골이 연출됐다. 오른쪽 진영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윤주태가 욕심을 부리지 않고 뒤로 가볍게 떨궈내자 윤일록이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다. 공은 골키퍼의 손을 스치며 그물을 흔들어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두 명의 선수가 의도된 듯이 합작품을 만들어내며 FC서울의 주말 드라마가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경기는 그 직후 종료됐다. FC서울이 승리하며 같은 시간 무승부를 기록한 리그 선두에게 승점 3점차로 다가가는 순간이었다.
FC서울은 스플릿 리그 시작을 앞두고 기분 좋은 승리를 기록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게 됐다. 또한 ACL 4강 2차전과 FA컵 4강전이라는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반전의 계기를 만들게 됐다. FC서울은 33 번의 경기를 통해 17승 6무 10패를 기록했다. 58번의 득점은 57개의 승점을 만들어냈다. 상위 스플릿에서도 두 번째 위치한 FC서울은 남은 다섯 경기에서 리그 우승을 향한 경쟁을 다시 한 번 이어간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