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아쉽지만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FC서울이 홈에서 1대0의 승리를 거뒀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아쉽게 대회 우승의 꿈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딱 한 골이다. 되돌아보면 1차 원정에서 경기 인저리 타임에 허용한 한 골이 뼈 아프게 다가오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이젠 아쉬움을 털어야 한다.
FC서울이 2011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FC서울은 27일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알 이티하드와의 8강 2차전에서 몰리나의 골로 1대0 승리를 거뒀지만 골 득실에서 2대3으로 뒤지고 말았다.
한 골만 더 넣어 2대0의 승리를 거뒀다면 원정 다득점 원칙을 적용 받아 4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지만 터질 듯 터질 듯 하던 추가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보다는 값진 보약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경기 종료 후에도 이날 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들은 FC서울을 연호하며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을 격려했다.
두 골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었는지 선수들이 경기 초반부터 조급해 한 것이 경기를 어렵게 했다. 반면 상대는 수비에 숫자를 많이 두고 역습 작전을 펼쳤고 시간이 지날수록 FC서울 선수들의 초조함은 더해갔다.
전반을 0대0으로 끝낸 FC서울은 후반 들어 빠른 측면 공격수 고광민과 김태환을 투입하며 실마리를 풀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후반 40분 첫 골이 터졌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김태환이 날카롭게 패스하자 PA중앙에 있던 몰리나가 잡아 강력한 왼발 슛으로 선취 골을 터트렸다. 경기장의 분위기는 일순간에 달아올랐고 금방이라도 추가골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러나 FC서울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았다. 이 때부터 상대 선수들은 조금만 부딪혀도 넘어져 시간 끌기에 나섰다.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를 선보이며 아까운 시간을 흘려 보냈다.
종류 휘슬이 울리기 직전 마지막 프리킥 찬스를 잡았지만 끝내 무위로 끝나며 2011년 아시아 무대에서의 먼 여정이 막을 내렸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값진 경험을 한 만큼 내년 시즌에는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준 멋진 경기였다.
이제 아쉬움을 뒤로하고 리그에 전념해야 한다.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리그 2연패를 위해 달려갈 수 있게 됐다. 당장 다음달 3일 수원과의 경기가 있는 만큼 훌훌 털어버리고 다음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그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 준 FC서울 팬 모두 이날 경기의 진정한 승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