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가는 길엔 오로지 승리만이 존재한다.
아시아 챔피언을 목표로 하는 FC서울에게 그 어떤 상대도 걸림돌이 될 수 없다. FC서울은 오는 25일 (수)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J리그 가시마와 2011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치른다.
FC서울은 F조 1위, 가시마는 H조 2위의 자격으로 격돌한다. 두 팀의 인연은 깊다. 지난 2009년 ACL 16강전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16강은 단판으로 8강 진출팀을 결정짓기 때문에 그 어느 경기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당시는 FC서울이 원정경기를 펼쳤다. 전후반을 무승부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FC서울이 8강에 올랐다. 당시 현재 스코틀랜드 셀틱FC로 이적한 기성용의 환상적인 프리킥 동점 골과 캡틴 박용호의 승리를 확정 짓는 승부차기 마지막 킥 순간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2년 만에 다시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다. 이번에는 FC서울의 홈이다. 가시마와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FC서울은 이번에는 홈에서 열리는 만큼 90분 안에 완벽히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가시마는 설욕을 노릴 것이 틀림없다.
^FC서울은 최근 K리그와 FA컵 ACL등을 합해 5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그의 별명 ‘독수리’처럼 고공비행을 계속하다가 지난 대구전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말 그대로 뜻밖의 패배라 아쉬움이 클 법도 하지만 최용수 감독 대행은 오히려 담담하다. 가시마와의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오히려 선수들이 정신력을 다잡을 수 있는 ‘값비싼 보약’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시마전 선봉에는 역시 데얀과 몰리나가 나선다.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서 최근 들어 거칠 것 없는 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얀은 이번에도 화끈한 골로 팀 승리를 앞장서서 이끈다는 각오다. 몰리나의 의지는 더욱 강하다. 지난해 성남 소속으로 ACL우승을 이끈 바 있는 몰리나이기에 중요한 경기에서 더욱 활약이 기대된다. 여기에 최근 빛을 발하고 있는 고명진 고요한의 ‘투고’와 제파로프 문기한 등이 모두 상대 골 문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부상으로 결장했던 ‘피터팬’ 이승렬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H조에 속한 가시마는 수원과 만난 두 경기 모두 1대1로 비겼을 만큼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특히 J리그를 7번이나 제패했을 정도로 일본 최고의 강팀이다. 지난 시즌에는 4위로 마감했지만 천황배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최근 다소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중요한 경기에서는 집중력을 보이는 점은 예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수원과의 경기에서도 내용면에서는 앞섰다는 평가다.
ACL에서는 3년 연속 16강에서 고배를 마셨기에 이번 경기에 임하는 각오도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를 수 있다. 따라서 FC서울로서는 절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주요 선수로는 가시마의 레전드라 할 수 있는 오가사와라와 스트라이커 코로기가 경계대상 1순위다. 실제로 코로기는 조별예선에서 3골을 몰아치며 골잡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09년 FC서울과의 16강전에서도 선제골을 터트렸을 만큼 위협적인 선수다.
이날 경기는 결과도 그렇지만 양국의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팀들답게 경기 내용면에서도 수준 높은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록 주중 경기지만 국내 팬들에게는 한차원 높은 명품 경기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