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한 달 도 채 지나지 않아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같은 팀이 맞는 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시즌 초반만 해도 어딘가 모르게 쫓기는 듯 했지만 지금은 누구와 만나도 꼭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단연 디펜딩 챔피언의 모습이다.
최용수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5승 1무의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는 FC서울이 리그 선두권 진입을 노린다. 리그 초반 뜻하지 않은 부진으로 하위권으로 밀려났지만 정규리그에서 3연승을 내달리며 단숨에 7위까지 올라온 FC서울은 내친김에 선두권으로 올라서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가능성은 충분하다.
FC서울이 21일 저녁 8시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와 K리그 11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4승 3무 3패 승점 15점으로 7위지만 3위와는 3점차 2위와는 4점 차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 급상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
상대는 FC서울에서 오랫동안 선수와 코치 생활을 한 이영진 감독이 이끄는 대구다. 감독뿐 아니라 윤시호(윤홍창) 안상현 한동원 김현성 등 FC서울 출신 선수들이 많아 상대라기 보다는 어쩌면 한식구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승부는 승부. FC서울로서는 선두권 진입을 위해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만큼 꼭 대구를 꺾겠다는 각오다.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시즌 초반 누구와 붙어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선수들은 지금은 누구와 만나도 ‘이길 수 밖에 없다’는 강한 신념으로 똘똘 뭉쳐있다.
실제로 그라운드에 나서는 모든 선수들의 표정은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로 가득 차 있다. 최근 빠듯한 일정으로 다양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지만 누가 나서든 차이가 없다. 모두가 제 몫을 다한다. 서로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근 홈 4연전 중 이미 2연승을 거둔 FC서울은 이번 대구 전 이후 중요한 일전인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앞두고 있어 반드시 대구전에서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예전의 위력을 되찾은 가공할 공격력이라면 다득점 승리도 가능하다. 선봉은 역시 주포 데얀이다. 최근 절정의 골 감각을 선보이고 있는 데얀은 리그 6골로 3위를 달리고 있지만 득점 선두 등극이 시간 문제처럼 보인다. 머리와 오른발 왼발 온 몸이 득점병기다.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골이 보이는 곳에는 어디든 그가 있을 정도로 컨디션도 최고다.
여기에 몰리나와 제파로프 고명진 방승환 등 공격진 역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언제든 파괴력에 힘을 보탤 준비가 돼 있다. 이들은 모두 어시스트 능력뿐 아니라 스스로 골을 터트릴 힘을 보유하고 있기에 상대에게는 큰 부담이다.
대구와는 지난해 컵대회 포함 3번 만나 2승 1무를 거뒀지만 1무도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둬 사실상 3연승을 거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근 7경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5승 2무다.
가진 실력만 그대로 보여줘도 충분히 승산이 있지만 많은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가장 큰 힘인 만큼 FC서울 선수들은 반드시 승리로 보답할 것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