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투혼의 승리였다. 승리가 절실했던 만큼 꼭 이겨야하겠다는 정신력으로 FC서울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3대2 스코어를 만들며 승점3점을 가져왔고 순위는 한계단 오른 2위에 랭크됐다.
FC서울은 기존 전형대로 하대성을 중심으로 데얀과 몰리나가 공격을 이끄는 형태로 경기에 임했다. 예상대로 광주의 역습 또한 매서웠다. 김동섭, 이승기를 거쳐 복이에게 연결되는 패스는 빠르고 정확했다. 전반 14분까지 계속되던 공방전은 광주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균형이 깨졌다. 반칙을 얻은 김동섭이 키커로 나서 득점에 성공했다.
FC서울은 이재권이 좋은 패스를 몇 차례 선보였지만 마무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높은 점유율을 앞세워 세차게 광주의 골문을 두드리던 FC서울은 전반 27분 데얀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패스를 받은 데얀이 돌아서려던 것을 광주 김은선이 잡아챈 것. 하지만 키커로 나선 몰리나의 실축으로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FC서울은 광주의 측면을 집중 공략했다. 최태욱과 고요한의 빠른 침투는 전반 35분 고요한의 슈팅으로 연결되었다. 박스 안에서 가볍게 수비수를 제친 고요한의 왼발 슈팅은 아쉽게 포스트를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결국 FC서울은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무리 했다. 높은 점유율을 점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승리가 절실한 FC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현성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동시에 김주영 대신 현영민을 투입하며 측면에 활기를 불어넣는 선택을 했다. 측면에서 데얀과 몰리나로 집중되는 수비를 분산시키려는 의도였다.
FC서울은 고요한과 현영민의 적극적인 측면 공격가담으로 공격에 활기를 되찾았다. 후반 20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은 것은 주장 하대성이었다. 박스 왼편에서 패스를 받은 하대성은 수비수를 벗겨내며 슛을 날렸지만 광주 박호진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아쉬움의 탄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탄식이 기쁨의 함성으로 뒤바뀐 것은 불과 3분 후였다. 후반 23분, 문전 혼전 중 하대성의 발을 떠난 패스가 정확히 데얀에게 전해졌고 데얀은 침착히 골을 골대로 꽂아 넣었다. 광주킬러의 면모를 보여준 데얀이었다. 그리고 또 3분 후인 후반 26분, 광주 수비를 무너뜨린 몰리나의 땅볼 크로스를 최태욱이 슬라이딩하며 골을 성공시켰다. 단 6분 만에 경기의 전세를 뒤집어 버린 FC서울이었다.
그러나 FC서울은 후반 38분 광주 박현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에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에 FC서울은 최태욱을 박희도와 교체시키며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다시 승리의 깃발을 가져온 것은 데얀이었다. 후반 41분 박스 오른쪽에서 침투하던 몰리나가 수비수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었고 두 번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선 데얀이 골망을 갈랐다. 이로써 FC서울은 3-2 승리로 경기를 마쳤다.
데얀은 오늘 두 골을 넣으며 12골로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득점은 K리그에서 통산 103번째 골. 이로써 데얀은 FC서울 출신으로 K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기록됐다. 데얀 이전 최고 기록은 K리그에서 101골을 넣은 윤상철 선수였다.
다음 20라운드 전북과의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분위기 상승에 성공한 FC서울. 이 상승세가 다음 경기까지 이어지길 기대한다.
취재/ FC서울명예기자 강태명 scudet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