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챔프전 진출 티켓을 도둑맞았다.
2006시즌 통합 챔피언을 노린 FC 서울이 정규리그 챔프를 향한 중요한 길목에서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판정으로 발목을 잡혔다.
FC 서울은 1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플레이오프전에서 0-1로 아깝게 패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또 다시 나온 심판의 수준 낮은 판정은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플레이오프의 승패를 뒤 바꾸며 이를 지켜본 수 많은 팬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FC 서울은 전반 38분 김한윤이 PA 안쪽에서 날린 오른발 슛이 골 라인을 넘어섰지만 성남 수비수가 뒤 늦게 걷어낸 것을 이영철 주심과 김대영 부심이 골로 인정 하지 않으며 승리를 도둑맞았다. 당시 김대영 부심은 정확히 엔드라인에서 이 상황을 지켜봤지만 골 라인을 넘어간 것을 못 본 척 하며 끝내 골 사인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 날 경기는 공중파 TV로 전국에 중계되고 있었고 리플레이 장면이 여러차례 보여져 이 날 경기를 지켜본 수 많은 팬 들은 주심과 부심의 어이 없는 판정에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도대체 이런 상황을 팬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 다시 실수였다고 변명을 날릴 것인가. 아니면 인간이니 어쩔 수 없다고 구차한 핑계를 댈 것인가. 언제까지 K리그를 지켜보고 사랑하는 팬들이 이처럼 선수들의 경기력이 아닌 심판의 판정에 의한 연극을 보아야 하는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는 경기였다.
특히 이날 부심을 맡은 김대영 부심은 독일 월드컵에 부심으로까지 다녀왔기에 팬들은 더욱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상태여서 징계도 불가능한 상황이기에 더욱 판정에 대한 의구심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후반 PA 오른쪽 안에서 고명진이 성남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선언되야 하는 상황이 나왔다. 팬들은 쓴 웃음을 지었고, 모두 한 목소리로 "정신차려 심판"을 외치는 상황을 연출시켰다.
뒷맛이 씁쓸하지 않은, 승자와 패자가 모두 수긍할 수 있는 깨끗한 경기를 언제나볼 수 있을 지 답답하기만 하다.
비록 FC 서울 선수들은 패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멋진 경기를 펼쳤다. 모든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한 것에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다.
올 시즌 FC 서울의 여정은 한 마디로 굴곡 그 자체였다. 전기리그서 3승 7무 3패로 다소 부진했지만 컵 대회 때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고 후기리그 초반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다가 이후 2무 2패로 주춤했다. 그러나 다시 힘을 낸 FC 서울 선수들은 마침내 지난 5일 경남전을 승리로 이끌며 서울로 연고 복귀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행 티켓을 따냈다.
비록 목표로 한 통합 챔피언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컵 대회 우승으로 지난 2000년 이후 6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인 FC 서울에게 남은 것은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이대로 물러 설 수도 없고 좌절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 FC 서울에게는 FC 서울을 사랑하고 지켜주는 수 많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FC 서울 선수들은 내년에도 그리고 그 다음 시즌에도 팬들을 위해 그리고 팬들이 염원하는 우승을 위해 힘차게 달릴 것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