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기둥이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박동석 한태유 여효진 김승용이 27일 오후 논산 훈련소를 통해 입대했다.
그라운드를 호령하던 네 명의 FC서울 전사들. 하지만 군인이 되는 오늘 만큼은 그런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짧게 자른 머리에 어색해 하고, 전자시계를 비롯한 각종 소지품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는 여느 훈련병들과 다를 바 없는 그런 모습들 이었다.
하지만, 든든한 선후배 넷이 함께 군 생활을 시작하기 때문인지, 이들 병아리 훈련병들은 집합 전까지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긴장을 풀었고 1만원 짜리 전자시계를 서로 비교하고 자랑(?)하며 여유를 즐겼다.
그러나 막내 김승용은 가장 군기가 바짝 들어있었다. 훈련소의 훈육관들의 ‘집합’ 소리에 가장 먼저 연병장으로 달려나가는 순발력(?)을 선보인 것. 한태유는 부대 앞에서 구입한 육군 수첩으로 지갑을 바꿨다며, “벌써 군인이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박동석은 마지막까지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하느라 전화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리고 어디가나 꼭 있는 지각생 훈련병의 역할은 여효진이 맡아주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네 명의 훈련병.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목표와 각오는 오직 한가지 였다. “다치지 않고 더 성숙해져서 2년 뒤에 팬들 앞에 당당하게 서겠다”는 것.
김승용은 “우승하고 입대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고 섭섭하다”고 입대 전 마지막 소감을 밝혔고, 박동석은 “FC서울의 선수라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태유는 “다치지 않고 열심히 군생활을 하겠다”고 짧지만 결연한 의지를 밝혔고, 여효진은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고 오지 못해 아쉽다”며 자신의 마음을 팬들에게 잘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이날 훈련소에는 일본과의 평가전을 마치고 돌아온 심우연, 천제훈 한동원이 휴가기간 중에도 귀중한 시간을 내서 배웅을 나와 따듯한 동료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하루종일 겨울비가 촉촉하게 내린 논산 훈련소.
올 시즌 비가 오면 더 좋은 경기를 펼쳐 보이던 이들이라 쓸쓸함 보다는 더 잘해낼 것이라는 굳은 믿음 속에 당당히 부대 안으로 행진해 들어가는 병아리 훈련병들을 바라보며 서울로 돌아왔다
논산=김민수 mskim@gssports.co.kr
# 김승용이 배웅하기 위해 온 천제훈 한동원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태유 선수의 모습
# 훈련소 정문 앞에서 기념 촬영하는 박동석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