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순간이다.
2010년 5월 5일은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FC서울이 다시 한번 기적 같은 일을 이뤄내며 K리그는 물론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드높였다.
FC서울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성남과의 홈 경기에서 모두 6만 747명의 입장 관중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스포츠 한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3년 전인 2007년. 꿈이라고 생각했던 5만 관중 돌파를 이뤄냈던 FC서울이 다시 한번 6만 관중을 넘어서며 한국 최고 인기 구단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또한 더 큰 꿈을 향해 달릴 수 있게 됐다. 다음 목표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6만6800석의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것.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또한 FC서울은 올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을 4만 511명으로 늘렸으며 최단 경기 20만 관중 돌파의 기록도 세웠다.
경기에서도 FC서울의 완승이었다. FC서울은 데얀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4대0 대승을 거두며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이로써 FC서울은 7승 3패, 승점 21점을 기록하며 단숨에 리그 단독 선두로 복귀했다. 게다가 FC서울은 2위 경남과 3위 울산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기에 실제로는 더욱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서 펼친 응원 덕에 선수들은 신이 났다. 경기 내용도 그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경기장을 완전히 붉은 물결로 물들인 팬들의 함성은 선수들의 발 걸음을 가볍게 했다. 무엇보다 공격수 데얀에게 힘을 줬다. 전반 20분 김치우의 크로스를 방승환이 헤딩으로 떨궈놓자 데얀이 번개 같은 왼발 슛으로 첫 골을 뽑아냈다.
후반 24분 데얀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이번에는 역습 상황에서 주장 박용호가 오른쪽에 크로스를 올리자 정확한 헤딩슛으로 성남 골 네트를 갈랐다. 그리고 6만 관중을 절정으로 이끌게 한 세 번째 골은 7분 뒤 터졌다. 이번에는 김태환이 올린 크로스를 가볍게 왼발 슛으로 연결, 기어코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2008년 7월 5일 포항전에 이은 두 번째 해트트릭이자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다. 특히 지난해에도 어린이날 해트트릭을 성공시킨 바 있는 데얀이기에 당분간 어린이 팬들에게 가장 확실한 서비스를 펼치는 선수로서 이름을 날리게 됐다.
지난 4월 4일 수원전에서는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한 데얀은 이날도 후반 47분 이승렬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시즌 6번째 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득점은 5골로 7위, 도움은 6개로 단연 1위다.
이제 월드컵 휴식기까지 정규리그는 단 한 경기만 남았다. 방심하지 말고 다음 인천전을 준비해야 한다. 반드시 승리를 거둬 단독 선두 자리를 유지한 채 휴식기를 맞는다면 올 시즌 우승 가능성은 그 만큼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만원에 가까운 6만이 훌쩍 넘는 관중에, 화끈한 골 폭풍까지. 이날 FC서울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많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K리그가 한국 스포츠에서 최고 인기 종목임은 물론 세계 어느 리그 못지 않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10년 5월 5일은 FC서울과 K리그,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