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기는 그저 스쳐가는 바람이었다.
FC서울은 22일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3대0으로 완파하며 K리그 선두탈환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FC서울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와 지난 경기의 후유증 따윈 없음을 보여줬다.
경기 시작과 함께 전남은 홈 이점을 살려 FC서울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전반 7분 데얀의 날카로운 슈팅 한 방이 전남의 기세를 꺾었다. 데얀의 슈팅 이후 탄력받은 선수들은 연이은 공격을 펼쳐 전반 12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몰리나가 올려준 코너킥을 데얀이 골문 앞에서 경합했고, 에스쿠데로가 골로 성공시켰다. 에스쿠데로의 침착함이 돋보인 골이었다.
FC서울의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에스쿠데로와 고요한이 환상적인 패스 플레이로 만들어낸 코너킥을 몰리나가 날카롭게 올렸다. 데얀은 몰리나의 코너킥을 기다렸다는 듯이 헤딩골을 넣으며 시즌 20호골을 달성했다.
그러나 FC서울에게 위기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빗방울이 굵어졌고 그라운드가 미끄러워졌다. 미끄러워진 그라운드에 FC서울 선수들이 고전하자 최용수 감독은 벤치 밖으로 나와 비를 맞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순간 거짓말처럼 빗방울이 약해졌고 선수들은 전반전과 같이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다시 공격을 주도했다.
결국 후반 12분 에스쿠데로가 전남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패스한 공을 데얀이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전남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오늘 경기의 히어로는 데얀과 에스쿠데로였다. 데얀은 시즌 20, 21호골을 넣으며 2년 연속 득점왕에 한 발 더 다가섰고, 에스쿠데로는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FC서울 축구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스플릿시스템까지 단 한경기만 남았다. 다음 경기 상대는 난적 대구다. 그러나 한 번 불붙으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FC서울이기에 유종의 미를 거둬 리그 선두로 스플릿시스템에 직행 할 것으로 기대된다.
/FC서울명예기자 = 안석일 dkstjrdlf@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