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이지만 무섭게 터지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연히 다르다.
몰리나 이야기다. FC서울의 몰리나가 3경기 연속 골을 성공시키며 특급 공격수로서의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이번에는 멀티 골이다.
시즌 개막 이후 매 경기 골 퍼레이드를 펼치는 몰리나의 활약에 힘입은 FC서울이 시즌 2연승을 달렸다.
FC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전과의 시즌 3번째 경기에서 몰리나의 멀티 골로 2대0 완승을 거뒀다. 지난 전남전 승리로 상승세를 탄 후 욱일승천의 기세를 계속 이어갔다. 이로써 2승 1무 승점 7점을 기록한 FC서울은 전북을 제치고 3위를 마크했다.
이날 경기는 승점 3점이 무척이나 중요했다. 수원과 울산이 나란히 3연승을 거두며 치고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초반 레이스에서 밀리면 승점 차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다음 경기는 오는 25일 역시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의 일전이기에 달궈진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필요했다.
지금의 상승세와 자신감이라면 전북도 충분히 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홈에서 ‘안방필승’의 저력을 자랑하는 FC서울인 만큼 선수들의 기세 역시 하늘을 찌를 듯이 높다. 전북 전 이후 원정 경기 역시 수원이기에 전북전에서 연승을 이어가는 것 역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모든 선수들이 이날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역시 몰리나의 감각이 빛났다. 예상과 달리 전반을 0대0으로 마친 FC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치타’ 김태환을 투입하며 공격을 더욱 강화했다.
첫 번째 골이 터진 것은 후반 6분이다.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몰리나가 날린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이 그대로 골 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낮고 강하게 휘어져 들어간 킥이었기에 가능한 골이었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 번째 골이 왼발이었다면 두 번째 골은 오른발이었다. 아크 중앙에서 하대성이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넣어주자 이를 받은 몰리나가 골키퍼까지 제치며 정확한 오른발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켰다. 왼발로 북치고 오른발로 장구 친 셈.
지난 대구전에 이은 두 번째 하대성 몰리나의 합작 품이다. 또 하나의 황금 콤비가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이날 두 골로 시즌 4호 골을 기록한 몰리나는 수원 라돈치치와 함께 득점 공동 1위로 뛰어 올랐다. 비록 데얀이 이 날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몰리나가 가공할 위력을 보이면서 공격 루트는 더욱 다양해졌다. 상대 팀도 그 만큼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
무엇보다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 더욱 반갑다. 지난해 의외로 쉽게 실점한 경기가 많아 어려운 경기를 펼쳤던 것과 비교하면 무척이나 고무적이다. 김진규 김동우의 중앙 수비라인이 든든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고요한과 현영민 역시 제 몫을 다했다. 특히 후반 38분에는 김주영이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여 팬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현영민을 대신해 왼쪽 수비수로 활약한 김주영은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만 622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K리그 3라운드 경기 중 유일하게 만 명이 넘는 숫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