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share > 페이스북

NEWS & TV

News

[웹진4월호]3월의 숨은 MVP - 최원권 선수

2006-04-03



미드필더 최원권이 3월의 숨은 MVP로 선정되었다. FC서울 명예기자단이 선정하는 숨은 MVP는 눈에 크게 띄지는 않아도 팀을 위해 헌신하고, 경기에 기여도가 높은 선수로 06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의 첫 영광은 최원권 선수에게 돌아갔다.

지난 05시즌 프로 통산 100경기라는 기록을 세워놓고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최원권이 06시즌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필드에 섰다. 지난해 도움왕 히칼도 대신 전문 키커 자리를 차지했고, 이기형, 이청용 등과의 치열한 오른쪽 미드필더 주전경쟁에서 당당히 선발을 꿰찬 것이 그 단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그는 날아올랐다.

기록으로만 봐도 현재 FC서울이 기록한 6골 중 4골에 직, 간접적인 도움을 주었고 지난 4라운드 제주전에서는 도움 헤트트릭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의 공이 비단 기록으로만 보여 지는 것은 아니다. FC서울이 주로 사용하는 3-5-2(3-4-1-2) 포메이션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양쪽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공격가담과 빠른 수비 전환이다. 최원권은 바로 이 부분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역습 시 위험지역에서의 볼 처리와 수비 백업이 뛰어나며 공격 시에는 라인을 따라 활발히 움직이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주고 있다.

3라운드 포항전에서는 스피드가 느린 FC서울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존재인 발 빠른 최태욱을 효율적으로 마크하여 후반 교체 아웃시키면서 경기의 흐름을 보이지 않게 서울 쪽으로 옮겨 놓았다. 4라운드 제주전에서는 전반 27분, 제주 이상홍의 문전대시 당시 팔을 밟히면서까지 적극적인 수비로 찬스를 무산시키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최원권의 가장 큰 장점은 몸과 마음이 모두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다.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모두 안정되어 있을뿐더러, 항상 생각하며 팀을 위한 경기를 하는 것이 그의 기여도를 더욱 높게 만들어 주었다.

서울이 초반 5라운드까지 2승 3무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달라진 최원권의 플레이가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 작년 시즌에는 다소 아쉬웠던 활발한 윙 플레이가 서울의 전술적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어시스트 3개로 도움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최원권. 이 기세를 몰아간다면 자신의 기록인 지난 6시즌 통산 6 개의 어시스트 숫자도 가뿐히 뛰어 넘고 K리그 최고의 도움 왕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 듯 하다.



다음은 최원권 선수와의 일문일답.

요즘 컨디션은 어떤지요?
-마음이 편안해요. 무엇보다 경기에서 뛰니까요. 제 자신보다는 팀을 위한 축구를 하고 싶어요. 축구는 저 혼자가 아니라 11명이 하는 게임이잖아요. 물론 주영이나 히칼도 선수처럼 특출 난 선수에 의해 경기가 판가름 나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사소한 순간, 작은 실수 하나가 경기를 바꾸기도 하는 게 축구잖아요. 많이 생각하고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주에서 24분 사이에 도움 헤트트릭을 했는데, 알고 있었나요?
-아 그래요? 와! 그렇구나. 사실 코너킥이나 프리킥 차는 게 부담이 엄청 나잖아요. 흔히 0.5골이라는 말도 있고요. 사실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들어가 봤거든요. 히칼도가 워낙 잘 차잖아요. 그런데 이번 시즌에 우리 팀의 전술상 히칼도가 없을 때는 제가 차게 됐 거든요, 운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찬 걸 은중이 형이랑 주영이가 워낙 잘 넣어준 거죠. 전 그렇게 생각해요.

지난 제주원정은 확실히 이기는 게임을 했는데?
-전반에 3대0으로 이기고 있을 때에는 거의 확실히 이기는 게임인 거잖아요. 그런데 지난번에 부산이랑 대구 경기에서 부산이 전반에 3대0으로 이기고 있다가 4대4로 끝났거든요. 축구가 그런 게임이에요. 그 부분에 대해 감독님도 정신력을 다지라는 주문을 하셨고, 선수들 모두 3골 앞서있다고 마음을 놓지 않았어요. 정신력의 문제인 것 같아요.

작년에는 부상으로 마음고생을 심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는지요?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고질적인 부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잔 부상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하도 많이 다치니까 발목이 좀 안 좋은 편이에요. 마음고생? 그거 안 해본 사람은 모르죠. 시즌 전체를 사복입고 관중석에서 봐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게 또 제게 엄청난 힘이 되기도 했어요. 그런 경험을 다시 하고 싶진 않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굉장히 힘들었지만 버텨내려고 애쓰고, 다시 일어서려고 애쓰고. 그게 또 선수생활을 하면서 거쳐야 할 하나의 시기인 것 같아요. 내가 부족한 것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킥을 하고 골이 들어가기까지의 기분을 설명하자면요?
-저는 기본적으로 킥 능력이 좋지는 않아요. 그래서 정말 엄청 연습을 했죠. 제가 어시스트를 할 수 있었던 건 좋은 공격수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킥을 딱 하면요, 느낌이 있어요. 공이 날아가면서 1초, 2초 남짓한 시간이 있잖아요. 그 시간이 지나고 골문 앞에서 우리 선수가 그 공을 머리던, 발이던 받아 넣었을 때. 짜릿하죠. 최고에요.

경기장을 찾아주는 팬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 제주에서 몸 풀러 경기장에 나갔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깜짝 놀랐어요. 그 먼 곳까지 그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실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희가 힘을 내서 경기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경기장에 와주시는 팬 여러분들의 힘이 큽니다. 그리고 꼭 말씀 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경기 끝나고 콜 해주실 때 가끔 안 들릴 때도 있거든요. 화답하기 싫다거나 그런 게 아니니까 미워하지 마시고, 다음부터는 잘 듣도록 노력하겠습니다.(웃음) 우리 선수들이 요즘 긍정적으로 팬 여러분들께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말 노력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고, 항상 잊지 말고 저희 지켜봐 주세요.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어떤 건가요?
- 작년에는 시즌 초반에 부상을 당해서 이번 시즌 목표는 철저히 부상 당하지 않는 거에요 그리고 또 하나 덧붙이자면 가늘고 길게 가자는 건데, 제주전에서 살짝 굵어져서.(웃음) 항상 팀을 위하는 축구를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팬 여러분들도 그런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리/오현정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강동희 FC서울 명예기자

☞웹진 다른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