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share > 페이스북

NEWS & TV

News

[웹진4월호]깃발 응원 속으로..

2006-04-03



오늘은 3월 12일. 그토록 기다려온 FC서울의 2006시즌 개막전이 있는 날이다.
상대는 수원. 원정경기라는 부담감은 있지만 두렵지는 않다.
아마 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우리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리라.
경기장내에는 이미 한바탕의 격전을 예고하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 수호신은 오히려 침묵한다.

그리고, 드디어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이제 오늘 이곳에 모인 모든 수호신은 자신의 검붉은 깃발을 높이 들어올리자!!!!

그 순간 여기저기서 ‘찌릿찌릿’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많은 깃발들이 그것도 원정경기에서 저마다의 위용을 과시하다니.
경기전의 긴장감은 어느새 굳은 자신감으로 바뀌었고,
응원가도 덩달아서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래! 오늘 경기, 왠지 느낌이 좋다.


2006 시즌을 맞이한 FC서울의 서포터즈석(N석)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자신만의 크고 작은 응원용 깃발을 들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물론 초기에 깃발 응원을 하자는 의견이 수호신 내 소모임들을 중심으로 제기되었고 아직은 그들을 중심으로 깃발 응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번 시즌 내내 진행될 앞으로의 깃발 응원과 그 파급효과를 헤아려 볼 때 서울의 서포터즈에 대한 흐뭇함을 쉽게 감추기는 어렵다.

지난 3월 11일 오후 4시에 서울월드컵경기장 북문광장에서는 FC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의 2006년 출정식 행사가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100여명의 회원들이 모였고, 꽃샘추위에도 아랑곳없이 2006시즌의 한층 업그레이드된 서포팅을 위해 겨우내 만든 응원용 깃발과 게이트기 콘테스트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소모임 질풍노도에서 활동중인 이주영 씨(이하 주영)가 개인상을 수상하였고 단체상은 3080RSP와 SEM이 수상팀으로 선정되었다. FC서울 명예기자단은 이미 진행중인 이번 시즌에 매 경기마다 수호신에서 맹활약 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 깃발 응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3080R.S.P와 SEM에서는 현 회장인 김혁 씨(이하 김혁)와 박선재 씨(이하 선재)가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깃발 응원은 무결점의 응원
깃발 응원의 장점. “무엇보다 경기장에서 상대편 선수와 서포터즈의 기를 죽일 수 있다는 것. 반면에 우리 선수들이 더욱 힘낼 수 있도록 서포터즈의 목소리를 보다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죠.” (김혁) “특히 원정경기에서는 보통 서포터즈의 수적 열세를 겪게 되지만 깃발 응원을 통해 상대 서포터에게 밀리지 않고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끌어올 수 있어요.” (선재)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들이 상대편을 조롱하고 욕하기 보다는 정정당당하게 가장 서포터즈 다운 모습으로 상대편에 위압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주영)



내 깃발을 소개합니다
“제 깃발의 이름은 ‘주영기’에요. 제가 박주영 선수의 팬이기도 하고 제 이름도 주영이라 이렇게 이름을 지었답니다. ‘골’이라고 쓴 부분은 슈팅하는 것마다 골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담았고, 뒷면에 ‘별을 쏘다’는 말 그대로 이번에 FC서울이 우승하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답니다.” (주영)

“저희 SEM의 깃발 이름은 ‘흑기사’ 입니다. 붉은 깃발에 흑기사를 그려 넣게 된 계기는 지난 겨울에 제가 이태원을 지나가다가 이 도안을 우연히 발견해서 깃발에 그려 넣게 되었습니다. 그밖에도 저희는 주로 천에 즉흥적인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데요 한 친구는 페인트로 작업을 하다 실패해서 페인트를 그냥 막 뿌렸는데 의도하지 않게 용이 승천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승천기’ 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선재)

“저희의 깃발은 다섯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냥 편의상 1~5번 깃발이라고 부르고, 깃발마다의 이름을 정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뛸 때 조금이나마 더 힘을 낼 수 있게 FC서울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검정색을 사용하여 강렬함과 통일감을 나타냈습니다.” (김혁)

나누고 싶은 깃발 제작의 노하우
“아무래도 원가를 절약하기 위해서는 발 품을 팔고 시장을 많이 돌아다녀야 합니다. 천은 주로 동대문 광장시장 쪽에서 구입을 하고 있고, 또한 저희는 페인트를 쓰지 않고 천을 구입해서 정해진 다섯 가지의 도안대로 수선가게에 미싱처리를 주문하는데 1.1mX0.9m 사이즈의 경우 약 9천원의 제작비가 듭니다. 하지만 저는 페인트를 사용해서 깃발을 제작하는 것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선가게에서 만들어 줄 수 있는 깃발은 직선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는데 비해 페인트 작업은 고생은 하지만 자신만의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김혁)

“저희는 주로 페인트로 작업을 했는데 페인트 같은 경우는 잘 마르고, 천에 접착이 잘되는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저희가 작년에 페인트를 사용하는데 있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결과 이번에 사용한 것이 차량도색용 유성페인트인데 잘 마르고 접착효과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특히 깃발은 양면을 다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양면 모두를 깔끔하게 칠하는 것이 관건인데, 페인트를 칠할 때 천 뒤에 박스나 비닐을 깔고 하면 도움이 된답니다.” (선재)

“저는 면 재질의 천으로 깃발을 만들었는데, 면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리면 잘 떨어지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고 대신에 잉크매직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칠할 때 번지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 입니다. (주영)



‘찌릿찌릿’ 넘쳐흐르는 아드레날린
경기장에서 직접 깃발 응원을 해본 느낌. “수호신이 정말 나날이 발전하고 있구나. 다들 우리 팀에 관심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로를 보며 느끼는 저희의 모습은 자체적으로도 매우 고무적인 일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응원석에 깃발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혁) “저는 고3 이라 부모님 몰래 몰래 틈틈이 만들어서 그런지 응원하는 내내 기분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좋았어요. 솔직히 팔은 조금 아팠지만 괜찮아요.” (주영)

“시즌 시작 이후로 깃발 응원을 하다 보니까 보완되어야 할 점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수호신 현장팀 에서는 수호신에 깃발이 많아지다 보니 서포팅을 하는 중간중간 ‘플래그 타임’을 운영한다고 하셨는데 막상 경기장에 들어가면 플래그 타임 싸인을 받아도 저희들끼리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문제점이 보였습니다. 앞으로 그런 점만 보완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재)



깃발 응원 함께해요!
“응원용 깃발을 혼자 준비하시기에는 아무래도 힘들 거에요. 다행히 저희 수호신은 소모임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니까 자신에게 맞는 소모임에 참여하여 만드시는 게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아무래도 처음부터 저희가 밟아왔던 시행착오를 그대로 밟아오셔야 할테니까요.” (선재) “시즌 중간에도 메이킹데이가 있어요. 지금 망설이시고 있는 분들 모두 주저 없이 참여하셨으면 합니다.” (주영) “소모임마다의 최신 정보나 노하우가 있을 것입니다. 수호신의 땀이 배어있는 그런 귀중한 자료들을 많이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저희의 노하우를 나누어 드리는 것이 바로 저희의 뜻입니다.” (김혁)

깃발은 계속 전진한다
깃발 응원의 나아가야 할 방향. “제 바람은 일단 시작은 N석이 검붉은 바다가 되었으면 해요. 그리고 나아가서는 상암 전체가 S석만 빼고 모두 검붉은 바다가 되었으면 합니다.” (선재) “깃발은 개인휴대를 하기 때문에 챙겨가지고 다니는 일이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일단은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을 버리고 한 게임 한 게임 깃발을 들고 경기장을 찾는다면 제 생각으로는 수호신이 2~3년 안에 K리그 최고의 서포터즈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혁)

시민 여러분의 양해를 구합니다
“N석에는 말없이 경기장에 찾아와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깃발 응원을 하다 보니까 어떤 문제가 생겼냐 하면 개인적으로 깃발응원이 좋아서 굉장히 큰 깃발을 만든 친구들이 있는데 주변에 경기를 관람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것을 N석에서 돌리면 경기가 안보이게 되어서 결국 안타깝지만 그 친구들은 현재 N석 1층의 구석이나 2층에서 깃발 응원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아직은 앉아서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 또는 저희의 서포팅 모습을 보시기 위해 N석을 찾아주시는 일반 관람객 분들의 반응에 조심스럽고 염려되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FC서울의 N석에는 항상 깃발과 게이트기 있을 것이고, 깃발을 경기 내내 돌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어도 N석에 오시는 분들이라면 그런 부분까지도 이해해주시고 함께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우선은 양해를 구합니다.” (김혁)

이미 지난 다섯 번의 경기를 통해 단숨에 FC서울 서포터즈 ‘수호신’의 전매 특허가 되어버린 깃발 응원. 그리고 묵묵히 자신의 깃발을 흔드는 이들과 함께 경기는 계속되고 있다. 깃발 응원에 대해 겉에서 보면 화려하고 멋있다고만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들의 깃발 하나 하나에는 FC서울과 K리그에 대한 서울 팬들의 열정과 관심이 담겨 있기에 그것은 이미 단순한 깃발이 아니라 2006년 시즌의 K리그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FC서울의 날개인 것이다.

글/ 김광식 FC서울 명예기자, 사진/ 강동희 FC서울 명예기자

☞웹진 다른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