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홈경기날 관중석에서 FC서울을 응원하고 있는 외국인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최근에는 홈경기와 더불어 지방원정도 마다하지 않는 열혈 외국인 팬도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다. 많은 외국인 팬들을 사로잡는 ‘FC서울의 매력’은 무엇일까.
움살랄과의 홈경기가 있었던 지난 30일도 많은 국내외 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FC서울을 응원하기 위해 바다 건너 일본 도쿄에서 온 35살의 나카지마 유키(中島 有木)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가 ‘FC서울맨’이 된 사연에 대해 들어보았다.
<나카지마 씨가 ‘FC서울맨’이 되기까지>
나카지마 씨가 FC서울 경기를 처음접하게 된 것은 바로 2007년 FC도쿄와의 친선경기였다. 한국축구클럽과 일본축구클럽간의 흥미로운 축구대결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 나카지마 씨는 한걸음에 경기장을 찾았다고 한다. 그 당시 쿄토퍼플상가와 감바오사카를 좋아했던 그는 라이벌로 생각했던 FC도쿄보다 FC서울에 더욱 흥미가 생겨 FC서울쪽 응원석에서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다고 했다.
친선경기 이후 FC서울에 조금씩 호감이 생기기 시작한 그에게 또 한 번 ‘FC서울맨’이 되라는 무언의 암시(?)가 있었다. 호텔에서 마주친 아디선수가 브라질가게를 알고 있냐고 말을 걸어온 것이다. 어찌 보면 너무나 사소한 일이었지만, 나카지마 씨에게는 FC서울에 더욱더 관심을 갖고 좋아하게 된 사건이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리고 올 해는 드디어 그가 'FC서울맨'으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올 해 일본에서 있었던 두 차례의 AFC경기에서 역시나 그는 ‘FC서울맨’ 답게 두 경기 모두 자국 클럽팀(감바오사카, 가시마앤틀러스)이 아닌 FC서울을 응원하면서 수호신과 함께 ‘승리서울’을 외쳤다. 당시 구단 관계자 사이에서도 선수단을 따라다니며 적극적으로 애정을 과시한 나카지마씨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는 가족과도 같은 FC서울’>
FC서울 선수 중에서 어떤 선수를 가장 좋아하느냐고 질문에 그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에게는 아빠와 엄마 중에 누구를 좋아하느냐고 묻는 정도의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라고 의외에 대답을 했다. 처음에는 김치우, 김치곤 선수를 좋아했지만 점점 FC서울을 알아가게 되면서 이제는 두 선수와 더불어 김진규, 데얀, 아디, 기성용선수 등 FC서울의 모든 선수가 좋아지게 되었다고.
이어서 나카지마 씨로부터 경기 전 있었던 훈훈한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가시마전 때 데얀선수와 아디선수를 호텔 근처에서 선수들을 지켜봤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편의점에서 마주쳤어요. 그 때 데얀과 아디 선수가 저를 알아보고는 (나카지마씨는 지난 5월 오사카에서도 선수단 호텔 근처에 머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샌드위치를 대접해 주시더군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무엇이든 주고 싶다는 생각에 제가 갖고 있던 티셔츠를 선수에게 선물했지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FC서울선수의 팬 사랑’, ‘FC서울팬의 선수사랑’은 ‘가족사랑’ 만큼 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일화였다.
나카지마 씨가 생각하는 FC서울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 해달라고 하자, FC서울의 경기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는 FC서울 경기를 볼 때면 “스피드” 와 “스펙타클”이라는 두 단어가 떠오른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FC서울 경기를 보면서 일본 축구 클럽팀 감바오사카와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느꼈는데, 팀으로서 움직이는 감바오사카에 비해 FC서울의 경기는 좀 더 선수 각각 개성이 뚜렷하여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FC서울의 매력으로 서포터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항상 열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말이 서툴러서 FC서울 응원가는 대부분 음밖에 모르지만 “FC서울의 승리를”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쉬운 멜로디와 가사 때문에 나카지마 씨 외에도 많은 외국 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응원가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나카지마 씨에게 감독과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를 부탁했다. 나카지마 씨는 FC서울 선수들에게 “말이 잘 안 통하는데도 만날 때마다 친절하게 대해 주셔서 항상 감사해요. 그리고 꼭 FC서울이 AFC결승에 올라와 제가 살고 있는 도쿄에서 FC서울이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하지만 혹시라도 팀이 안 좋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결과에 저는 구애받지 않고 계속 FC서울을 응원할 것입니다. 그러니 항상 자신들이 하고 싶은 축구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인터뷰가 있었던 30일 움살랄과의 경기는 아쉽게도 1:1 무승부가 되어 AFC우승은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지만 나카지마 씨의 마지막 말처럼 FC서울만의 색깔로 항상 소신있는 경기를 펼쳐준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국내 팬과 더불어 외국인 팬에게도 지속적으로 사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나카지마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FC서울이 점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으며 자부심을 가져도 될만한 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혹시 가까운 주변에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오늘만큼은 한 번 자신있게 FC서울에 대해 소개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정수영 FC서울 명예기자
사진 = 이아람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