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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호] 팀 분위기를 살리는 김승용, 심우연 조합?

2009-07-11



녹색 그라운드 위, 하나 된 유니폼, 그리고 둥그런 공.
축구선수라는 정체성을 대표하는 가장 특징적인 것들이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서나, 혹은 미디어들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FC서울 선수들 또한 그라운드 위에서 검붉은 유니폼을 입고 공과 혼연일체가 되어 투지를 불사르는 그 모습이 가장 익숙할 것이다. 하나의 장소에서 하나 된 옷을 입고,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선수들에게서, 개개인의 다른 매력들을 찾아보고자, 팬들이 쉽게 알지 못하는 선수들의 이모저모를, 선수들이 직접 참여해 준 설문조사를 통해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았다.

잘 쉬는 것도 보약이 될 법, 그라운드 위에서의 그들을 빛나게 해 줄 훈련과 연습 이외의 휴식 시간. 축구공을 놓은 선수들은 어떠한 놀이도구를 가지고 여가를 즐길까?

[미니홈피 마니아 : 강재욱, 김진규, 김치곤]


자신의 미니홈피를 꾸미며, 팬들을 비롯한 많은 인맥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는 선수들로는 강재욱, 김치곤, 김진규가 상위 랭크에 이름을 올렸다. 세 선수 모두 싸이월드 마니아이긴 하지만 홈피 스타일은 또 각양각색이다.



싸이월드를 가장 즐겨하는 선수 1위로 뽑힌 강재욱 선수의 미니홈피에 가보면 그가 피아니스트인지 축구선수인지 잠깐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루마의 연주곡이 BGM으로 흘러나오는 그의 홈피를 둘러보니, 그가 축구 이외에 하고 싶은 또다른 이야기는 피아노와 음악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강재욱의 스토리가 피아노라면,



김치곤의 스토리는 ‘글’이다.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선수 1위로도 뽑힌 김치곤은 다이어리를 쓰는 남자이다. 그는 다이어리 란에 좋은 글들을 많이 소개해 주고 있고, 전체공개로 설정된 사진첩을 보아도, 사진과 함께 느낌 있는 글들이 빠지지 않고 있음을 눈치 챌 수 있다. 좋은 글을 통해 휴식 시간의 달콤함을 즐기는 김치곤. FC서울 최고의 로맨티스트가 아닐까?



강재욱과 김치곤의 홈피가 감성적이라면 김진규의 홈피는 웃음을 준다. 메인 사진부터 그라운드 위에서의 터프한 김진규와 사뭇 다른 모습에 당황한 방문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재미있는 셀카 사진을 많이 올리고 그렇게 방문자들로 하여금 사진 속 그의 해맑은 웃음처럼 미소 짓게 만드는 김진규, 그래서 방문자도 많나 보다. 세 선수 중 Today수에선 김진규가 승자였다.

강재욱과 김진규는 싸이월드 뿐 아니라 일드(일본드라마), 미드(미국드라마) 등 드라마 보기에 있어서도 박빙을 이루었다. 두 선수가 팀 내 허벅지 굵기로도 1,2위를 다투는데, 그 이유가 컴퓨터와 TV 앞에서의 정적인 취미 생활을 해서 그런 건 아닐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음악은 내 플레이의 원천 : 케빈, 안상현]

음악 듣는 것을 축구만큼 좋아하는 선수로는 케빈과 안상현이 뽑혔다. 안상현은 지난해 공감페스티발에서 그의 숨은 노래 실력을 선보이면서 많은 이의 감탄을 자아내며 유일하게 앙코르 요청까지 받았었는데, 그가 그렇게 노래를 잘 할 수 있었던 비결이, 축구만큼 음악 듣기를 좋아해서인가보다. 이어폰을 통해 그에게 노래 코치를 해 주는 건 영국의 저명한 록밴드 'Queen'과 다양한 뮤지컬 음악이란다.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까지 수준급으로 잘 부르는 안상현을 제치고 같은 분야 1위에 랭크된 케빈의 이어폰에선 어떤 음악이 흘러나올지 궁금하다. 고국의 음악을 들으며 향수에 젖는 것은 아닐지, 케빈도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음악을 즐기는 것은 아닐지 말이다.

[ 미스터 FC서울 : 케빈, 안태은]

휴식 시간조차 운동하며 보내는 이들도 있다. 선수들에게서 최고의 몸짱으로 인정받은 안태은 선수는 케빈과 김치곤 선수와 더불어 몸짱 만들기에 가장 열을 올리는 선수라고 한다.
특별히 몸짱이 되기 위해서는 아니더라도 운동에만 전력을 기울이는 선수도 있다. 문기한, 이청용 선수는 그들에게는 연습이나, 훈련 이외의 그 어떤 세계는 없다고 할 만큼 묵묵히 연습실과 훈련장에 땀방울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식신 이상협]

많은 체력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운동선수이기에 이들과 먹는 것에 대해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훈련장에 간식을 가장 잘 사 오는 선수, 최고의 대식가, 가장 보양식을 밝히는 선수에 각각 이름을 올린 선수는 이상협 선수였다. 그는 총 19명의 선수 중 11명의 선수가 최고의 대식가라고 했을 만큼 2표를 지지받고 2위를 차지한 김현성 선수는 이상협 선수 앞에서 대식가로서의 명함을 내기에는 많이 부족할 듯싶다. 본인이 잘 먹어서 그런지 이상협 선수는 간식도 자주 사 오고, 종종 동료들과 식사를 할 때도 잘 베푸는 편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이상협 선수-입맛도 좋고, 인심도 좋으시다.

이상협 선수는 또 보양식을 가장 밝힌다고도 하는데, 보약 같은 약 종류보다 그냥 음식류를 몸에 좋은 걸로 찾아 먹으려고 한다고 했다. 현재는 뱀탕을 복용한다고 누군가가 제보해 준 이상협 선수. 몸 건강히 좋은 체력 만드셔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시길!!

그런데 이렇게 FC서울 최고의 대식가 이상협 선수, 그리고 아내와 장모님이 몸에 좋은 음식들을 잘 챙겨주신다고 밝힌 바 있는 박용호 선수를 제치고 선수들로부터 보양식 마니아로 낙인 된 선수는 터미네이터 한태유 선수였다. 그의 터미네이터라는 닉네임과 보양식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지.



[패션 리더 : 안상현, 여효진]

인천과의 컵대회가 있던 날 기자석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안상현 선수였다. 잔뜩 힘을 준 머리부터 보통 사람은 감히 소화하기 힘든 파란색 트레이닝 바지를 멋스럽게 입고 나타난 안상현. 가장 패션 감각이 뛰어난 선수로 뽑혔기에 하프타임을 이용하여 인터뷰를 요청하려는데 그 옆에 여효진 선수가 함께 있었다. 그 역시 안상현 선수와 최고의 패셔니스트로 공동 1위를 기록한지라 그들과 잠깐 패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오늘 패션의 컨셉을 물어보니 깔끔한 폴로티에 긴 다리를 잘 살려 준 아이스진에 모자를 잊지 않은 여효진 선수는 그냥 축구장에 경기보러 나온 편한 컨셉, 안상현 선수는 딱히 컨셉을 잡는 것은 아니고 그 날 그 날 마음에 드는 옷을 내키는 대로 입을 뿐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들이 패셔니스트로 뽑힐 수 있었던 비결은 여효진 선수의 경우, 때에 맞게, 장소에 맞게 옷을 맞춰 입는 것이고, 안상현 선수는 어떤 스타일을 고수한다기보다 과감하게 어느 옷이든 소화할 수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었다.

패션 감각은 안상현 선수와 여효진 선수가 뛰어난데, 쇼핑을 가장 즐기는 선수들은 이상협 선수와 강재욱 선수였다. 옷은 많이 사지만, 주로 사는 옷이 트레이닝복이라던 이상협 선수는 평소에 트레이닝복을 잘 안 입고 일반적인 평상복을 잘 입어서 선수들이 좋게 봐 준 것 같다라고 말한 여효진 선수와 정반대의 입장을 보였는데, 그래서 선수들로부터 패셔니스트로 인정받기에 무리가 있었나 보다. 여하튼 옷 사기를 즐겨 하고 쇼핑을 즐길 줄 아는 이상협 선수의 주 쇼핑지는 동대문이고, 여효진 선수는 옷과 관련에 직종에 일하는 친구가 많은 덕을 많이 보는 편이라고.



[외모에 관심 많은 선수 1위는 기성용]

옷을 그리 많이 사는 편도 아니고, 그다지 패션 감각이 있는 편도 아닌데, 그런데 외모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선수, 기성용 선수란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최고의 패셔니스트 안상현을 제치고 기성용이 외모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선수라고 하는데, 그의 어떤 면을 보고 선수들은 그에 대한 이미지를 그리 굳힌 것일까? 왕자병이 의심스러운 선수 1위인 기성용이기에 아무래도 외모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 생각을 한 것일까? 여하튼 기성용은 외모에 가장 신경을 쓰는 FC서울 최고의 왕자로 인정.



[김승용-심우연 개그 콤비를 아시나요?]

팬서비스가 가장 좋은 선수로는 데얀, 이상협, 김진규, 그리고 김승용이 뽑혔다. 1위로 뽑힌 김승용은 팬들에게 뿐만 아니라 선수들 사이에서도, 또 코칭스태프들에게도 서비스가 좋은 선수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명예기자들에게도 친절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김승용은 모두에게 밝은 미소와 재치로 대해 좋은 인상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라운드 위에서도 항상 팬들을 환호하게 할 기막힌 세리머니들로 웃음을 주더니, 팀내에서도 최고의 개그지존이라는 김승용은 심우연과 콤비를 이루어, 스포츠 세계에서의 자칫 무거울 수 있을 분위기에 웃음꽃을 피우는 일등공신이라고 한다. 김승용의 유쾌함은 이미 많이들 알고 있지만 심우연이 의외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4명의 지지를 받은 김승용보다 10표를 더 받아 무려 14명의 선수에게서 개그지존으로 추앙받았다는 것이다. (한 선수는 김승용&심우연이라고 대답) 인맥이 넓은 선수 1위로 김진규를 한 표 차이로 제친 그는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교제한 것이 그의 대단한 개그의 한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 사이에서 유명한 김승용&심우연 콤비의 유쾌한 개그를 팬들에게도 공개되기를 바라본다. (보너스 하나. 18명의 선수 중 17명의 선수들은 김승용&심우연을 지목했지만 유독 한 사람, 한태유 선수라고 답한 선수가 있으니 그 선수에게만 통하는 한태유 선수식 유머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 말 수 적은 선수 1위 : 정다훤, 김한윤]

반대로 말이 가장 없는 선수로는 올해 FC서울의 최고의 기대주 정다훤 선수, 그 다음으로는 FC서울의 F4 고명진 선수, 그리고 카리스마 맏형 김한윤 선수가 뽑혔다.
김한윤 선수는 땀을 가장 많이 흘리는 선수로도 1위에 뽑히셨는데, 혹시 말만 해도 땀이 나시는 체질이라 말씀을 자제하시는 건 아닌지.

총 18명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재미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가장 많은1위를 차지한 선수는 이상협 선수였다. 무엇에서든지 1위를 하고, 또 많이 하게 되어서 좋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힌 이상협 선수. 우리 선수들의 뇌구조를 들여다보았을 때 많은 선수들의 머리 속에 이상협 선수의 자리가 한 자리씩은 있을 것 같다. 그럼 FC서울 최고의 인기맨은 이상협 선수가 되는 건가?

그라운드 위에서 둥그런 공 하나를 바라보며 같은 유니폼처럼 같은 마음으로 같은 목표를 이루고자 늘 고군분투하는 한 팀-FC서울 선수들. 경기 중의 진지하고 다소 예민한 모습의 선수들이 아닌, 경기를 떠나 일상적이고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의 선수들을 살펴보며 한층 더 선수들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 항상 멋진 모습으로 팬들을 웃고 울게 해 FC서울의 팬들로 하여금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우리 선수들. 잘 쉬고 잘 먹고 잘 꾸미고 잘 웃고. 그렇게 건강하게 2009년을 잘 달려 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글=FC서울 명예기자 김신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