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화창한 5월. 그러나 마냥 즐기고 있을 수만은 없어 더욱 잔인하게 다가오는 화창한 계절이 또한 5월이다. 적어도 FC서울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들에게 5월은 워밍업을 마치고 리그 우승을 향해 본격적인 순위경쟁에 돌입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유난히 가족단위의 행사가 많은 5월, 나들이라 여기고 경기장을 찾은 그들의 즐거움을 위함인지도 모르겠으나 어쨌든 5월은 그동안 FC서울의 명승부 또한 많았는데 그 뜨거웠던 현장 속으로 다시 한 번 들어가 보자.
2005년 5월22일 전남전, 화끈한 골 잔치가 만든 승리
당시 전기리그 첫 승이 필요했던 FC서울. 앞선 두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좀처럼 아쉬움을 숨기기 어려웠다. 그런 FC서울이 광양 원정에서 전남과 맞붙었다. 당시 FC서울은 ‘샤프’ 김은중을 앞세워 전남의 골문을 노렸다. 그리고 전반 12분 김은중이 천금 같은 선제골을 터트렸다. 골에어어리어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해 전남의 골문을 갈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24분에 전남 네아가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대1로 전반을 마쳐야 했다.
승리의 열망이 강했던 탓일까.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FC서울의 공격은 강하고 빨랐다. 결국 후반 9분 김은중이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헤딩을 했고 오른쪽에 있던 이원식이 이어받아 오른발로 골을 터트렸다. 2대1로 앞서는 상황이었다. 김은중의 활약이 돋보이면서 FC서울은 더욱 더 공격에 탄력을 받았다. 결국 후반 35분 김은중이 패스한 것을 한태유가 다시 골로 연결하면서 FC서울은 3대1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샤프’ 김은중이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이날 승리를 이끌었으며 FC서울은 리스 첫 승을 거둘 수 있었다.
2006년 5월5일 부산전, 5대2 대승!
K리그 14개 구단 중 가장 많이 어린이 팬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FC서울은 2006년 5월 5일 어린이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선사했다. 어린이날 열린 홈경기에서 5골을 몰아넣으며 축구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 것이다. 이날의 골 폭풍은 ‘킥의 마법사’ 히칼도의 발에서 시작됐다. 전반 5분 만에 터진 히칼도의 첫 골,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그 누구도 왼쪽 측면에서 얻어낸 그의 프리킥이 골로 연결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지점에서 시작된 그의 마법쇼는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고, 어린이 팬들을 향한 선물의 향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FC서울은 부산의 브라질 용병 뽀뽀와 소말리아에게 차례로 실점하며 1:2로 전반전을 힘없이 마쳤다. 히칼도의 첫 골이 가져다 준 기쁨도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러나 어린이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고 싶은 선수들의 강한 의지는 FC서울 선수들을 평소보다 더욱 활발하도록 만들었고, 동점골을 원하던 모든 어린이 팬들의 바람을 더해 결국 후반22분 김은중이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골 에어라인으로 침투하던 김은중은 이기형의 송곳같은 패스를 이어받아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에게 더 큰 선물을 주고 싶었던 FC서울 선수들의 욕심에 동점은 한 없이 모자라기만 했고 그 모자람을 채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골’이었다.
드디어 그가 나섰다. FC서울 어린이 팬들의 희망인 ‘축구천재’ 박주영! 혼신의 힘을 다해 뛰던 박주영은 결국 역전골을 성공 시키며, 자신의 골을 어린이날 선물로 어린이 팬들에게 특별한 어린이날 선물을 선사했다. 이어 심우연과 김은중이 추가시간에 각각 한 골씩 꽂아 넣으며 득점에 성공, 5대2 대승으로 경기는 화려하게 마무리 됐다.
FC서울에게 있어 어린이 팬들은 소중하디 소중한 존재다. 그런 어린이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은 선사한 부산전은 그래서 FC서울 역사상 최고의 5월 명승부로 손꼽히기 손색없다.
/김성준 FC서울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