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힘겹게 2010 FA컵 16강에 진출했다.
FC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0 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서 목포시청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쳤다. 이로써 16강에 진출한 FC서울은 추후 대진 추첨을 통해 결정되는 상대와 장소에서 7월 21일 8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당초 FC서울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힘겨운 싸움이 계속됐다. K리그에서의 피로누적으로 인해 주전 선수들이 많이 빠진 상태였지만 누구도 연장전까지 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최근 FC서울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지난 18일 울산전과 비교해 데얀 정조국 에스테베즈 김진규 김용대 하대성 등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지만 나머지 멤버들로도 충분히 좋은 경기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방심한 것이 문제였을까. FC서울은 좀처럼 상대 골 문을 열지 못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반 28분 방승환의 헤딩 슛이 오프사이드 선언을 당했고 후반 31분 이승렬의 왼발 슛도 그 이전의 골키퍼 차징으로 역시 노골로 선언되는 불운도 겪으면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모습도 보였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던 FC서울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온 것은 연장 후반 9분. 현영민이 올린 크로스를 이현승이 슛한 것이 상대 선수의 손에 닿으며 PK를 얻어낸 것. 키커로 나선 현영민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승부의 추는 FC서울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음을 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골을 넣은 지 일분 만에 실점을 하면서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승부차기 에서는 3대3 상황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선 방승환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마침내 120분간의 지루한 싸움의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이 날 경기는 분명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승부를 가리는 스포츠에서 진 것보다는 그래도 이긴 것이 백 번 낫다. 선수들도 이날 경기를 통해 절대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최근 K리그에서 4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고 험하다. 이날 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매 경기 집중력을 유지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지금 치른 대가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든 상승세를 이어간 만큼 다음 오는 주말 열리는 K리그 경남전에 집중해야 한다. 이날 뜻하지 않은 경기로 체력 소모가 크고 선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겪은 만큼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한편 이날 벌어진 FA컵 경기에서는 프로 팀 중에 대구와 강원이 각각 실업팀에 발목이 잡혀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