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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영국에서 FC서울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음성중계!

2008-03-18



FC서울의 2008 K리그. 경기장의 열기를 함께하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은 매 경기를 앞두고 FC서울을 응원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니 요즘 들어 잦아지고 있는 해외 출장이나 학업으로 인해 직접 경기장을 찾아 갈 수 없는 일부 팬들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렇다고 FC서울 홈 경기에 대한 관심을 아예 접어버릴 수도 없는 노릇. 이 때 ‘아차!’ 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으니 바로 FC서울 홈페이지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인터넷 실시간 문자, 음성 중계다. 물론 경기장에서 오감으로 느끼는 것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귀를 쫑긋 세우고 FC서울의 홈 경기를 청취할 수 있다는 것은 머나먼 타국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짜릿한 경험이다(현재 본 명예기자는 영국에서 유학 중이다).

김동연 캐스터와 김강남 해설위원이 전해준 지난 9일 울산과의 개막전 인터넷 음성 중계 중에서 재미 있었던 부분들을 모아 소개해 본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입니다.”

경기시작 8분전. 김동연 캐스터의 반가운 목소리가 FC서울 홈페이지를 통해 흘러 나온다. 여기서부터 일단 눈물이 난다. 고국이 그리워서 눈물이 나고, FC서울의 홈 경기에 가지 못한 아쉬움에 눈물이 난다. 일단 휴지를 꺼내 눈물부터 닦아내고 다시 중계에 귀를 기울였다.

-김동연 : “우문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늘 어떤 팀을 응원하십니까?”
-김강남 : “형님은 형님이고 우리는 FC서울을 응원 합니다.”


당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김강남 해설위원의 쌍둥이 형제인 김성남 FC서울 2군 감독, 큰 형인 김정남 울산 감독까지 3형제가 모두 모였다. 그레도 김강남 해설위원은 FC서울을 위한 중계를 한다. 이 멘트에 갑자기 웃음이 나왔고 나는 홀로 있는 방안에서 행복한 사람이 되기 시작했다.

-김동연 : “한지민 양이 시축을 위해 걸어 나오고 있습니다.”
-김강남 : “어렸을 때 흑석동에서부터 저희 옆집에 살았던 조카 한지민 양을 아까 들어오면서 만났는데요. 시축은 어떻게 하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그냥 드리블해서 골문에 차 넣으라고 했습니다.”
-김동연 : (침착한 목소리로)“그러나 오늘 드리블은 하지 않았습니다.”


김강남 해설위원은 조카인 배우 한지민 씨가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시축에 대한 방법을 설명하는 등 자상한 모습까지 보였다. 아. 나도 한지민 씨가 보고 싶었다. 갑자기 경기장에 있을 친구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김동연 : “김치곤과 김진규 선수는 둘도 없는 단짝이라고 하는데요. 이 두 선수가 밤길을 함께 가면 사람들이 분위기에 압도 당해서 길을 비켜줘야 할 거에요.”

경기 시작 전 김치곤, 김진규가 지키는 FC서울의 중앙의 K-K라인의 견고함을 언급하던 김동연 캐스터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하긴 두 선수의 인상이 그리 호락호락한 인상은 아니지 않은가?

-김동연 : “페널티킥 입니다. 페널티킥 입니다!!!!!!!!!!!!!!!!!!!!!!!!”
-김강남 : “지금 패널티 지역 바로 바깥 부분에서 프리킥이 선언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동연 : “안쪽이면 안쪽이지 무슨 선 바로 바깥입니까? 지금 주심의 판정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안전제일주의의 심판은 그다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후반전 1대1 동점 상황.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파울에 대해 석연치 않은 프리킥이 선언되자 김동연 캐스터가 살짝 흥분 해서 곧 바로 주심에 대한 항의성 멘트를 날렸다. 내 속이 다 시원했다!

-김동연 : “데얀 스피드를 붙입니다.”
-김동연 : “아…아디가 뜸을 들이다가 밥 태워버렸어요.”


데얀이 역습을 전개하면서 아디에게 패스한 공을 아디가 드리블을 오래 하다 상대에게 공을 빼앗긴 상황에서 김동연 캐스터의 순발력 넘치는 비유가 일품이다.

-김동연 : “데얀, 잘 접어놨고…데얀! 데얀!”
-김강남 : “아 이거 공이 깨질 것도 아닌데, 강하게 차야 하는데요. 너무 얌전하게 맞췄어요.”


경기 종료 직전 데얀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슈팅찬스. 눈으로 볼 수 없고 모든 신경은 귀로 쏠려 있으니 높아지는 캐스터와 해설의 목소리에 가슴이 더 떨렸다. 그래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FC서울의 인터넷 음성 중계는 김동연 캐스터와 김강남 해설위원의 열정이 녹아 있는 방송이며 경기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어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게다가 음성 중계답게 소리도 훌륭하다. 경기를 운영하는 심판의 휘슬 소리가 들리는 것은 물론 관중들의 함성도 또렷하게 들린다. 무엇보다 경기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는 서포터즈들의 응원소리를 제대로 느낄 수 있어 더 흥미롭다.

본 명예기자는 현재 한국보다 시차가 9시간 느린 영국에 있기 때문에 현지 시간으로 9일 새벽 6시부터 울산과의 개막전을 청취한 셈이다. 비록 시즌 첫 승은 그날 이루지 못하고 다음 15일 전북과의 원정경기에서 이뤘지만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인터넷이 연결된 곳에서는 FC서울의 홈 경기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기뻤다. 마음만은 이미 상암벌에 가 있는 해외의 FC서울 팬들에게 눈물 나게 고마운 FC서울 인터넷 음성 중계다.

/영국 글라스고=김광식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