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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6월호]5월의 숨은(?) MVP - 한동원선수

2006-06-01



더 이상 숨어있지 않겠다고 외치는 듯 했다.
이제는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리라고 굳게 다짐하는 듯 했다.
지난 5월 27일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47분 기적 같은 결승골을 넣은 한동원 선수의 골 세리머니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고민을 참 많이 했다. 지난 한 달간의 활약이 지나치게 두드러졌던 탓이다.
전기리그 막판 교체출전으로 컨디션을 점검하더니 컵대회 5경기에서 벌써 3골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는 그가 넣은 골의 순도에 주목할 수 밖에 없다. 한동원 선수가 한 달 사이 컵대회에서 기록한 3골 중 2골은 팀의 승리를 확정 짓는 결승골이었고, 나머지 1골도 17일 경남과의 원정경기에서 팀의 역전승의 발판이 되는 동점골 이었다. 순도 100%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한동원 선수의 겉으로 드러나는 활약에도 불구하고 명예기자단은 팀의 젊은 선수로서 자신이 팀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을 잘 알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나가고 있는 한동원 선수의 꾸준한 모습을 지켜본 결과, 그를 명예기자단선정 5월의 숨은(?) MVP로 선정하게 되었다.



한동원 선수가 공개하는 제주전 결승골 에피소드
“제주전을 하루 앞둔 날, 훈련을 마치고 샤워를 하던 중 함께 있던 (김)동석이가 내일은 쉽지만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지만, 후반 루즈타임 때 한 골 넣고 이기면 정말 기분 좋겠다 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김동석 선수의 이 말은 한동원 선수의 오른발을 통해 현실로 이루어졌다. 경기가 끝난 후, 김동석 선수는 한동원 선수에게 제일 먼저 다가와 “내가 어제 말했던 골의 주인공이 바로 형이었다”며 축하해 주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나니 김동석 선수에게 다음 경기에는 우리팀이 어떻게 이겼으면 좋겠는지 미리 물어보고 싶어졌다.

한동원 선수가 공개하는 기분 좋은 징크스
“컵대회 첫 경기 출전을 위해 준비하던 중 제 양말이 없다는 것을 알았어요. 바로 장비담당형에게 양말을 달라고 했죠”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날 여분의 양말은 남아있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장비담당 형이 신고 있던 양말을 한동원 선수가 얻어 신고 경기에 나왔는데 그는 바로 이 경기(5월 14일 부산전)에서 자신의 프로데뷔 첫 골을 신고했다. 그리고 그 다음인 5월 17일 경남전에도 다시 그 장비담당 형의 양말을 신고 경기에 나갔다가 또 골을 성공시켰다. 신기한 마음 반, 설마 하는 마음 반으로 그 다음 두 경기인 광주, 대전과의 경기에는 자신의 양말을 신고 나갔는데, 그 날은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다음 경기였던 5월 27일 제주전에는 일부러 장비담당 형의 양말을 구해 신고 경기에 나갔고, 그는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래서 앞으로는 장비담당 형이 알아서 동원 선수에게는 자신의 양말을 준비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이 달의 숨은 MVP를 구단 장비담당직원 분으로 정했어야 하는 건 아니었는지 기자가 잠시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한동원 선수가 공개하는 연승의 이유
“전기리그 성적이 좋지 않아서 새로 시작한 컵대회에서 만큼은 한번 해보자 하는 팀 분위기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특히 원정경기를 위해 합숙하면서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리고 컵대회를 시작하면서부터는 이상하게도 항상 경기 시작 전에 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처럼 뜻을 모아 하나로 뭉쳐진 우리 선수들의 마음이 더 이상 무승부에 만족하지 않고 끝까지 이기는 경기를 위해 뛰며, 결과적으로도 현재 리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사실 한동원 선수는 2004년부터 지난 2005년 시즌까지 두 시즌 연속으로 2군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FC서울의 될성 부른 떡잎이다. 그런 그에게 이번 독일월드컵으로 인한 같은 팀 소속 국가대표 3인방의 빈 자리는 오히려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비록 국가대표로 선발된 선수들 중에서 한동원 선수와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고 있는 선수를 딱히 꼬집어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우선 그에게 선발출전 기회가 늘어났고, 더불어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의 플레이에는 기존의 젊음과 재능에 새로이 자신감이 채워져 가고 있다.

한동원 선수에게는 프로데뷔 이래 최고의 한 달이 되었을 지난 5월이지만, 그는 아직 축구선수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다. 이제 겨우 지금까지의 떡잎을 대신할 본잎을 세상에 막 드러내려는 순간이다. 원래 포지션인 공격수 보다 중원에서 더욱 돋보였다.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그라운드에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나간다. 기회를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갈 줄 아는 선수. 바로 FC서울의 젊은 공격수 한동원이다.

“다른 선수들, 특히 형들이 골을 넣을 수 있게 도와주었는데 제가 MVP에 뽑히게 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항상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FC서울 팬 여러분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컵대회에서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우승하는 그 날까지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김광식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강동희 FC서울 명예기자


* 본 사진의 저작권은 FC서울과 강동희님과 김주영님에게 있습니다. 허가없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임의로 수정하거나 편집하는 것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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