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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지역과 함께하는 FC서울, 미래의 FC서울의 모습을 그리다

2008-06-02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FC서울을 네 음절로 표현한다면 어떤 말이 가장 어울릴까? 캐치프레이즈가 아닌 현재 FC서울이 지향하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말, 본 명예기자는 주저 없이 '기화가거(奇貨可居)'라는 말을 꼽고 싶다.

기화가거는 사마천이 쓴 사기의 여불위열전(呂不韋列傳)에 나오는 말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투자를 하면 언젠가는 큰 이익을 얻게 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오늘보다는 내일, 지금보다는 미래'를 지향하는 우리 FC서울의 행보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최근 FC서울이 야심 차게 계획한 어린이 놀이방인 '씽씽방방'에서도 이 같은 FC서울의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많은 시간과 많은 사람들의 고심과 노력의 결실이었던 씽씽방방의 개장 첫날이었던 지난 5월 11일, 짧은 홍보 기간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놀이방에는 아이들이 줄을 이어 입장하기 시작했고 갓난 아기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은 편리한 시설이 생겼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호응은 아직 얻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FC서울 마케팅팀 직원들이었다. 당장의 직접적인 효과를 바라보고 시작한 일은 결코 아니었기에 씽씽방방을 계획했던 FC서울의 담당자들의 입가에는 아쉬움보다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

FC서울은 국내 프로축구단 최초로 ‘지역밀착 활동’을 시행하고 기획하는 ‘커뮤니티 파트’를 신설했다. 지역과 하나가 되고 FC서울을 알림으로써 미래의 팬들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특히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중심으로 마포구, 서대문구 등 주변 지역에 살고 있는 서울 시민들이 ‘FC서울은 우리 고장의 팀’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 많은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

홈 경기날 운영되는 씽씽방방은 기본이며 아마추어 중학생들의 축구대회인 FC서울 주니어 챔피언십. 마포구 일대 상점들이 FC서울과 하나가 되어 Win-Win 홍보는 물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FC서울 아지트 그리고 서울 시내 대학축제를 찾아가 직접 미니사커 대회를 펼치는 ‘Fun&Com’, 전문적인 강사진들의 교육을 받으며 즐겁게 축구를 배울 수 있는 리틀 FC서울, 초등학교를 찾아가 여는 FC서울 축구 클리닉. 연말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한 100원의 기적 등 주로 서울 시민과 같이 호흡하고자 하는 '거시적인 마케팅'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FC서울 마케팅팀 커뮤니티 파트팀의 김선욱 사원은 "씽씽방방도 그렇고 주니어 챔피언십도 마찬가지로 지금 당장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주니어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학생들만 생각한다고 해도 그 아이들이 지금 당장은 학업 때문에 FC서울의 홈 경기를 보려 오지 않을 수도 있고, 아직은 K리그나 FC서울에 큰 느낌을 받지 못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꾸준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FC서울이라는 팀을 인식 시키다 보면 언젠가 FC서울의 팬으로 찾아올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서 커뮤니티 팀의 또 다른 활동 중 하나인 대학 축제 행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커뮤니티 팀의 정책과 방향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그는 "목표 층이 축구를 좋아하는 남자 대학생들보다는 축구를 모르는 여자 대학생들이나 또래의 친구들이다. 이들에게 축구를 한 번 보고 재미를 느끼게 해 축구를 좋아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다"며 "대학 축제를 가는 것은 서울시의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한 사업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FC서울의 궁극적인 목표를 넌지시 내비치기도 했다.



이 밖에 플래그 페스티벌의 변형 형태인 ‘FC서울 아지트’ 사업도 커뮤니티 파트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밀착 활동의 일환 중 하나이다. 평균 5만 관중을 목표로 이 모든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하는 커뮤니티 파트팀은 향후 10년 내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곱디 고운 밑거름을 뿌리고 있는 중이다. 다시 말해 10년 뒤를 바라보고 그때를 위해 지금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마치 기화가거의 일화에서 등장하는 여불위가 조나라의 불모로 잡혀있는 진나라 소양왕의 손자 자초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했던 것처럼 말이다. (훗날 여불위는 그때의 공을 인정 받아 자초의 아들인 시황제 때에 이르러 진나라 재상에 오른다.)



이외에 어린이들에게 축구를 통해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리틀 FC서울은 이미 널리 알려진 FC서울을 대표하는 어린이 관련 사업이고, 초등학교를 찾아가 축구를 가르쳐주며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된 FC서울 축구 클리닉, 매 홈경기 때마다 설치된 모금함에 팬들의 정성을 받아 연말 불우 이웃돕기에 활용하는 ‘100원의 기적’도 호응이 좋다. 특히 FC서울은 지난해 연말 초등학교를 찾아가 선수들이 직접 아이들에게 밥을 퍼주는 ‘밥퍼 행사’를 가졌으며 삼동 소년촌을 방문해 쌀을 기증하는 ‘러브米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이 모두가 지역과 하나가 되고 FC서울이 지역민들의 진정한 친구임을 보여준 것이다.



모래 위에 지은 누각은 기초가 견고하지 못하여 오래 견딜 수 없는 법이다. 씽씽방방, 주니어 챔피언쉽 대회, 아지트, 자선기금 마련, 러브미 행사, 리틀 FC서울 등이 비록 지금은 큰 빛을 볼 수 없는 창해일속(滄海一粟)과 같은 존재일지라도 FC서울이 진정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단단한 바탕이 되어야만 가능한 행복한 상상일 것이다. 어쩌면 이러한 지역밀착 활동들이 진정 FC서울에 없어서는 안 될 천만 서울 시민과 FC서울을 이어줄 '바늘의 실'과 같은 존재가 아닐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김주용 FC서울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