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이는 ‘보물’과 같다고 한다. 부모에게 기쁨을 주고,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을 보며 미래에 대한 희망에 부풀게 하는 보물. 연약하고 순수하기 때문에 곁에서 지켜야 하는 존재.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소중하지만 자신의 아이는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FC 서울의 너무도 소중한 존재 김은중 선수! 그도 그만의 보물을 얻었다.
소중한 보물의 이름은 ‘민서’
지난 5월 24일 대전전. 후반 8분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한 김은중 선수는 자신의 딸이 탄생했음을 알리는 ‘아기 어르기’ 세리머니를 펼쳤다. 컵대회에서의 그의 세번째 골이자 팀의 4연승을 확정짓는 결승골, 그리고 딸을 위한 첫 선물이었다.
“골 세리머니는 미리 생각해두었던 거에요. 민서에게 처음으로 주는 선물이지요.”
김민서.. 결혼 2년만에 얻은 김은중 선수의 딸 이름이다. 김은중 선수의 부모님께서 태어난 날짜와 시간 등을 고려해서 지어오신 이름이라고.. 태어난지 며칠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를 닮았는지 아빠를 닮았는지 알아보려면 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김은중 선수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김은중 선수 부부에게 ‘민서’라는 결실이 태어난 것은 지난 5월 18일 이었다. 마침 팀이 좋은 분위기에 연승 행진을 하고 있을 때 태어난 터라 ‘복덩이’라는 소리를 들었단다. 이런 딸에게 팀의 1000번째 골을 넣어 선물하자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을까?
“1000호 골을 꼭 제가 넣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그보다는 골을 넣었을 때 그게 1000호 골이라면 기쁠 것 같아요. 팀이 5연승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남은 게임도 중요하기 때문에 1000호 골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바른생활 사나이인 그다운 대답이다. 그의 안에 가족과 축구는 각각 독립된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역시 마음속으로는 1000호 골에 대한 욕심이 숨어있을 것이다.
가족의 탄생
예쁜 딸을 얻게 된 것도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했기에 가능한 것. 연애 기간이 길었던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일까? “1998년도에 우연히 처음 만났어요. 제 아내는 지인의 결혼식에, 전 합숙훈련 때문에 타워호텔에 있었는데 잠깐 스쳐 지나간 사람이 눈에서 잊혀지지가 않더라구요.” 첫 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 사랑을 키워온 김은중 선수 부부. 경기와 훈련 때문에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 휴가나 잠시 쉬는 기간에만 잠깐잠깐 만나서 연애 기간이 길어졌다고 한다. 김은중 선수가 해외로 합숙 훈련을 가있을 때에는 수신자 부담으로 전화비만 100만원 넘게 나온 적도 있다고.. 통화시간이 긴 것은 아니었지만 통화료가 비쌌단다
5년간의 긴 연애 끝에 결혼하고 소중한 식구가 한명 더 늘어난 김은중 선수에게 있어 부인은 늘 고맙고 사랑스런 사람이다. 가족이란 ‘힘든 때에도 항상 같이할 수 있는 존재, 숨쉬는 것 만큼 익숙하고 늘 곁에 있을 수 있기에 마음 든든한 존재’ 라고 생각 하게 된 것은 아마 언제나 김은중 선수 곁에 부인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내가 첫 아기이다 보니 두렵고 힘들어했는데 아기도 산모도 건강해서 다행이에요.” 라며 앞으로 도와줘야 할 일이 많은데 열심히 도와주고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할 것이라고 말하는 김은중 선수에게서 어느 때 보다도 듬직한 아우라가 느껴졌다. 사랑하고, 지켜야 할 가족이 있기에 김은중 선수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가족의 재구성
2년 만에 첫 아이를 얻은 김은중 선수. 혹시 아들 욕심은 없을까? 축구선수로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축구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워할 만도 하다고 생각해서 물어보았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첫 아이다 보니 힘든 점도 있고 해서 아직은 계획이 없어요. 가족이 함께 축구하는 모습을 보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우선은 민서를 잘 키우는 데만 집중할 겁니다” 였다. 민서에게 바라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민서가 그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예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고 지금 생각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아요. 나중에 자기가 뭘 하고싶은지 확실히 알게 된다면 뒤는 든든하게 받쳐줄 거니까 천천히 생각할겁니다” 라고 말하는 김은중 선수의 모습은 아버지의 얼굴이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김은중 선수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FC서울의 간판 공격수로 우뚝 섰을 뿐 아니라 이제는 예쁜 딸까지 얻었으니 김은중 선수는 더 바랄게 없지 않을까? “일단은 부상 당하지 않고 시즌을 마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선수들이 한 게임 한 게임 열심히 했기 때문에 5연승까지 이룰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 어려웠지만 이제는 팀 분위기도 상승세를 타고 있고, 기회가 왔으니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역시 우승에 대한 열망은 숨기지 않는다.
마지막엔 팬들을 위한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FC서울 팬 여러분들은 인원도 많고 열정적인 것 같아요. 전기리그에선 홈경기 승률이 좋지 않아서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팬 여러분들이 가족과 같이 힘들 때 곁에서 응원하고 지켜주셨기 때문에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남은 경기 잘해서 그 응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에필로그
계절의 여왕 5월의 마지막 주에 만난 김은중 선수는 예전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다. 아버지 특유의 분위기가 묻어난다고 해야 할까? 아이 이름이 나올 때마다 보이던 미소는 보는 사람까지 미소짓게 했고 가족을 이야기할 때의 그는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다. 축구선수는 가족이 있음으로 해서 안정을 얻고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고들 했던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김은중 선수가 축구선수로서도 가장으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글/이유진, 오현석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강동희 FC서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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