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다. 역시 FC서울은 K리그의 자존심이었다.
FC서울은 24일 열린 맨유와의 친선경기에서 왜 FC서울이 K리그 최강 클럽인지를 실력으로 보여줬다.
FC서울이 24일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K리그의 매운맛을 전 세계에 알렸다.
무엇보다 FC서울은 세계 최고의 클럽을 자부하는 맨유와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 경기 내용면에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멋진 기량을 선보이며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데얀은 선제골과 2대1로 앞서는 추가 골을 터트리는 등 최고의 골 감각을 선보이며 맨유의 간판 공격수들을 능가하는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FC서울은 볼턴 이적을 앞두고 있는 이청용과 불과 이틀 전에 열린 인천과의 컵대회에서 오른쪽 장딴지 부상을 당한 기성용 등 ‘쌍용’ 이 빠진 채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지만 절대 이들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경기 후 맨유를 따라온 외신 기자들도 “판타스틱(fantastic), 슈퍼 매치(super match)’ 등을 연발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날 FC서울의 공격수들은 아기자기한 플레이로 맨유의 수비진을 꿰뚫었고 수비 선수들도 맨유의 길목길목을 적절히 차단하며 강한 FC서울의 모습을 보였다.
첫 골의 주인공 역시 FC서울이었다. 전반 23분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볼을 잡은 김승용이 상대 수비수 사이로 떨어지는 절묘한 크로스를 날리자 달려들던 데얀이 정확하게 오른발을 갖다 대며 맨유의 골 망을 출렁였다. 두 명의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가 꼼짝 못한 완벽한 슛이었다.
김승용은 지난 22일 인천전 동점골에 이어 이날 경기 첫 골의 도움까지 두 경기 연속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청용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전반 31분 루니에게 헤딩 동점 골을 허용했지만 FC서울 선수들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전반 47분 상대 PK중앙으로 볼을 치고 들어가던 이승렬이 절묘하게 오른쪽으로 달려들던 데얀에게 내줬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은 데얀이 침착하게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두 골 모두 상대 선수들을 꼼짝 못하게 할 만큼 완벽한 패스 플레이에 의해 기록된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전반을 2대1로 마친 채 후반을 맞은 FC서울의 귀네슈 감독은 모든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설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엔트리에 포함된 23명을 모두 투입하며 선수들을 배려했고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들 역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최선을 다한 멋진 경기를 펼쳤다.
반가운 얼굴들도 많았다. FC서울에 입단해 처음 모습을 보인 어경준은 빠른 스피드와 돌파를 선보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고 수술을 받았던 김치우 역시 후반 교체 투입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비록 후반에 두 골을 내주며 2대3으로 졌지만 FC서울과 K리그의 진면모를 한국 축구팬은 물론 전세계 축구팬에게 보여준 멋진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당초 이번 친선 경기 개최의 취지대로 많은 축구팬들이 관심을 가져 한국 축구가 부흥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
EPL과 맨유에만 환호하던 많은 팬들이 절대 뒤지지 기량을 가진 우리의 팀 FC서울과 우리의 리그 K리를 사랑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