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전쟁’은 끝났다. 그러나 축구전쟁은 계속된다.
귀네슈 감독과 차범근 감독이 있을 당시 ‘귀차전쟁’으로 유명했던 FC서울과 수원이 제2의 축구전쟁을 펼친다. 장소는 FC서울의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 시간은 오늘 저녁 8시다.
FC서울이 2010 컵 대회 결승진출을 놓고 수원과 격돌한다. 두 팀 모두 사령탑을 바꾼 후 첫 맞대결이다. FC서울의 빙가다 감독은 이미 수원을 한 번 경험했다. 지난 4월 4일 정규리그에서다. 당시 FC서울은 차범근 감독이 이끈 수원을 3대1로 대파하며 적수가 되지 못함을 만천하에 알렸다. 이후 수원은 정규리그에서 6연패에 빠졌고 결국 시즌 도중 차범근 감독이 물러나고 새롭게 윤성효 감독이 취임하게 됐다.
그러나 지금의 분위기는 그 때보다 더 뜨겁다. FC서울은 이번에도 승리를 거둬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고 수원은 당시의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원이 이전에 만난 팀과는 확연히 다른 FC서울을 상대로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도 큰 관심거리다.
또한 매번 만날 때마다 K리그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며 팬들과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켜 온데다 사실상 이번 대회 결승전으로 꼽히고 있는 두 팀 간의 맞대결이기에 이번 경기 역시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FC서울은 지난 2006년에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수원은 2008년에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정상 탈환에 대한 욕구 역시 절대 뒤지지 않는다.
최고를 향한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도 뜨겁다. 최고의 오른쪽 날개 최효진과 조원희, 거미손 김용대와 이운재의 대결은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최전방 공격에서는 FC서울의 데얀이 한 수 앞서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4월 4일 경기에서 최고의 테크닉으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얀이기에 이번에도 수원 사냥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여기에 수원만 만나면 펄펄 나는 정조국과 겁 없는 아이돌 ‘피터팬’ 이승렬 역시 수원전에서의 골 욕심으로 무장돼 있다.
구단과 선수들뿐 아니라 팬들의 응원 대결 역시 K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 중 하나다. 팬들의 승부욕은 선수들에 절대 뒤지지 않다. 지고는 못 산다. 매번 맞붙을 때마다 카드섹션을 벌이는 등 팬들의 화끈한 응원대결은 어느덧 K리그 최고의 명품 볼거리가 됐다.
팬들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얼마나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지도 관심이다. 지난 2007년 서울 홈경기에서 5만 5397명의 관중이 들어차며 당시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해 올 해 서울에서의 맞대결에서도 역대 3위에 해당하는 4만 8558명이 들어오는 등 K리그의 흥행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또한 홈에서 8연승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FC서울이 연승 기록을 계속할 지도 큰 관심이다.
‘사실상의 결승전’이자 K리그 최고 빅카드로 꼽히는 이번 경기에서 FC서울이 수원을 꺾고 4년 만의 우승 문턱에 한 발 더 다가 설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