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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4골 명중…홈 13연승 쐈다

2010-09-11



FC서울이 ‘안방 필승’의 신화를 이어갔다.

정규리그 선두 경쟁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여서 심적인 부담이 있을 수 있었지만 승리를 향한 FC서울 선수들의 열망 앞에서는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FC서울이 중요한 고비를 잘 넘기며 승점 3점을 챙겼다. FC서울은 11일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구와의 리그 20번째 경기에서 최태욱과 정조국 데얀 이승렬의 릴레이포로 화끈한 4대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14승 6패 승점 42점을 기록한 FC서울은 선두 탈환을 위해 더욱 가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당초 선두 등극이 예상됐지만 같은 날 경기서 제주가 수원을 꺾으며 선두 자리를 유지, 1위 탈환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FC서울의 무서운 공격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경기였다. 전반을 0대0으로 마쳤지만 이는 후반 대 드라마를 위한 서곡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대구를 몰아붙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시작 휘슬 후 6분 만에 막강 화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골의 주인공은 스피드레이서 최태욱이었다. 상대 진영 중앙에서 볼을 가로챈 최태욱은 쏜살같이 골 문을 향하며 수비수를 가볍게 제쳤다. 그리고 맞은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침착한 왼발 슛으로 팀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무서울 정도로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그리고 침착함의 3박자가 빚어낸 완벽한 골이었다. FC서울 복귀 후 3번째 골이자 팀의 홈 13연승을 알리는 소중한 골이었다.



최태욱의 골이 터지자 이후에는 마치 봇물처럼 추가골이 터졌다. 두 번째 골은 현영민 이승렬 정조국이 합작한 골이었다. 첫 골 이후 정확히 4분 뒤다. 역습상황에서 현영민이 앞서 있던 이승렬에게 절묘하게 찔러줬고 이를 잡은 이승렬이 크로스를 올린 것을 정조국이 가볍게 오른발로 차 넣어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정조국의 시즌 7호 골. 특히 정조국은 득남 이후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며 팀의 주포로서 자신감을 확실히 찾은 모습을 보여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세 번째 골은 데얀의 발끝에서 터졌다. 조광래 국가대표 감독이 공격수로서의 롤모델이라고 평가했을 만큼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데얀은 이날도 어김없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상대 진영 가운데에서 이승렬이 내준 볼을 지체 없이 멋진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승리를 알리는 쐐기 골을 성공시켰다. 최근 리그 3경기 연속 골을 터트린 데얀은 리그 10호 골로 선두에 3골 차로 따라 붙었다. 컵 대회 포함 시즌 16호 골을 성공시킨 데얀은 K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20호 골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4대0 대승의 마침표는 ‘피터팬’ 이승렬 이었다. 경기 내내 부지런히 움직이며 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던 이승렬은 동료들의 두 골을 도움 한 것이 성에 차지 않는 듯 후반 36분 기어코 골을 뽑아내고 말았다. 오른쪽에서 최효진이 크로스한 볼을 정확하게 왼발로 밀어 넣었다. 이날만 1골 2도움의 만점 활약이었다.

승리도 승리지만 공격수 4명이 모두 골을 성공시켜 최고의 감각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선두 복귀는 시간 문제처럼 보인다. 특히 다음 25일 전남과의 원정경기까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전력을 재정비할 시간이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이날 경기서 퇴장을 당한 김진규의 다음 두 경기 공백이 아쉽지만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공백 없이 잘 메울 수 있을 것이기에 걱정은 없다.



이날 경기는 무엇보다 하루 종일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모두 2만 1114명이라는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큰 감동을 주었다. 특히 포리너스데이를 맞아 많은 외국 팬들이 경기장을 찾으며 한국 축구의 진수를 만끽해 K리그를 널리 알리는데도 좋은 기회가 됐다. 언론 등 주변에서는 K리그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이날 보여준 팬들의 열정과 관심이라면 K리그는 분명 절망보다는 희망이 더 가까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K리그를 희망으로 이끌어가는 중심에는 역시 FC서울이 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