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이 찾아왔다. 그것도 극적으로 다가왔다. 선두를 향한 선수들의 땀방울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FC서울이 K리그 12라운드 경남과의 원정경기에서 데얀의 극적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를 거두며 리그 1위를 탈환했다.
이로써 FC서울은 지난 4라운드 이후 한달여 만에 1위를 탈환하며 기분좋은 상승세를 유지하게 되었다.
1위를 향한 시나리오는 완벽했다. 11라운드까지 1위를 달리던 울산이 전북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분위기는 만들어졌다. 수원과 제주의 경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날만은 경남에게 승점 3점을 얻어내면 단독 1위가 되는 상황.
2연승으로 흐름은 최상이었다. 4만5천여명이 운집했던 어린이날의 달콤한 승리도 한 몫 했다.
반면 상대 경남은 연패의 덫에 빠지며 분위기는 극명하게 대조되었다.
흐름은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 휘슬과 함께 시작된 FC서울의 공격은 일방적이었다. 무엇보다 패스가 일품이었다.하대성을 중심으로 이뤄진 패스는 물 흐르듯 이뤄지면 상대를 긴장케 했다. 좌우 측면 공격을 통해 넘어오는 크로스는가히 위력적이었다. 골은 쉽게 나올 것 같았다. 결정적인 찬스도 여러번 만들어냈다. 그러나 마무리가 이뤄지지 않았다.쉴새없이 이어지는 찬스에도 상대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전반 41분 위기가 찾아왔다. 하대성이 골문 헤딩경합 도중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며 교체되었다. 중심축이 무너졌다. 위기였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은 김태환을 투입 중심축을 변환했다. 고요한과 김태환의 스피드라인이 장착되었다.자칫 무너질 수 있는 흐름을 차단시켰다. 오히려 강력한 스피드로 상대의 진을 빼놓았다.
후반 최용수 감독은 고광민과 한태유를 투입하며 승리를 향한 고삐를 당겼다. 무승부는 곤란했다. 분명 좋은 흐름이었기 때문에 기회를 살려야 했다. 자칫 기회를 놓친다면 기나긴 리그에서의 치명타는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 골이 필요했다.
간절한 바람들이 모여졌다. '서울의 봄' 시나리오의 방점이 찍혔다. 그것도 추가시간에 쓰여졌다. 너무나 극적이었다.후반 추가시간 몰리나가 올려준 코너킥을 데얀이 마무리 했다. 헤딩 골이었다.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벤치는 축제의 분위기였다. 최용수 감독은 데얀에게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선수들은 포효했다. 승리의 기쁨, 선두 수성의 짜릿함이 믹스된 기쁨이었다. 시나리오의 각본이 완벽했기에 이룰 수 있던 최고조의 행복이었다.
무엇보다 이날의 일등 공신은 김주영이었다. 흔들렸을 법 했다. '김주영 더비'라는 다소 설득력 없는 상대의 공세가 난무했다. 그러나 중심을 잃지 않았다. 경남의 공격을 말끔하게 차단했다. 공중볼에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완벽 그 자체였다.
고요한의 수훈도 칭잔 받아 마땅했다. 특유의 빠른발을 통해 상대보다 항상 먼저였다. 수비는 물론 공격까지 가세하며 헌신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성기가 도래한 듯한,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다.
'서울의 봄' 시나리오는 성공적으로 갈무리 되었다. 매 경기 '서울극장'을 만들어내는 통에 팬들은 너무나 짜릿하다. 그러나 경기는 계속해서 진행된다. 리그의 봄이 시작되었을 뿐 해피앤딩은 아직 한 참 가야 한다. 다음은 광주이다. 이제는 1위 팀 답게 준비해야 한다. 어렵게 오른 정상인 만큼 최선을 다해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 우승을 이룰 수 있는 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 창원 = 사커무비(druhill@gssports.co.kr) / 사진 : 강동희 명예기자(soosia777@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