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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1월호]2007시즌에 대처하는 우리 팬들의 자세

2007-01-03



fan:〔fanatic의 단축형〕(영화·스포츠등의) 팬, …광(狂)

팬의 사전적 의미는 fanatic, 즉 광신자의 줄임말로써 단 한자의 한문으로 축약된다. 바로 미칠 광(狂). 3월에 시작하여 11월에 끝나는 축구시즌에는 그 날의 경기 결과에 하루 바이오리듬이 달라지고, 비 시즌에는 마치 중독된 사람처럼 우리 클럽의 축구가 보고 싶어 개막전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우리를 보며 혹자는 미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팬이라는, 조금은 정화된 단어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겠다.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수많은 스포츠 중 축구, 그 중에서도 K리그, 또 그 중에서도 FC서울을 택한 당신. 길게는 3년, 짧게는 몇 달일 수 있는 팬 생활을 하며 결코 평탄치 않았으리라. 정말, 솔직히 말해서 FC서울 팬 하기 힘들어도 보통 힘든 게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클럽에 새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팬들의 의사를 적극 수용한 귀네슈 감독의 영입은 시작에 불과, 가급적 팬들이 ‘원하는’ 클럽이 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클럽이 변화하고 있는데 팬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쏘냐! 2007년에는 좀 더 진화하는 팬이 되는 그 특별한 방법, 함께 찾아보자.



FC서울에 좀 더 다가서자

팬은 팬인데, 박주영 선수는 아는데, 나머지 선수는 솔직히 구분히 안 간다고? x월 x일에 경기가 있는 건 알았는데 일에 바쁘다 보니 가끔 경기를 놓치기도 한다고?

사실 팬이라고 완벽할 수는 없다. 경기를 보다보면 저 멀리 보이는 선수들 얼굴이 잘 구분이 되지 않아 헷갈릴 때도 있고, FC서울을 매우 좋아하지만 사정과 여건이 되지 않아 경기장을 찾지 못하고 경기 결과만 가끔 확인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당신이 팬이라면’ 무조건 경기장을 찾아라, 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FC서울이 좋다면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던 당신은 FC서울의 팬인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애쓸 수는 있다. FC서울 홈페이지에 가입을 하면 당신은 FC서울의 매치 데이 하루 전 날 문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홈페이지에 몇 번 들어오다 보면 클럽 관련 사진을 볼 수 있는 픽스닷컴(www.fcseoulpics.com)에서 선수들의 얼굴을 두루두루 살필 수 있다.

관심이라는 것은 별 다른 게 아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다면 선수들의 멋진 사진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 테고, 경기 후 그 끝내줬던 골 장면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면 홈페이지에 접속해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게 될 것이다. 어쩌다 한번, TV로만 경기를 보던 사람들도 멋지고 화끈한 경기력에 반해 자연스레 그 발걸음이 경기장으로 향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대여, 그대가 FC서울의 팬이라면 조금씩, step by step으로 FC서울을 향해 다가서라. 만약 소시오 멤버쉽을 구매하고 경기장을 찾을 마음이 있다면 다이어리에 한 시즌 경기를 모두 미리 기록해 놓아 다른 약속과 피해갈 수 있는 센스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언젠간 굳이 애쓰지 않아도, 선수의 등번호를 보지 않아도 뛰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누가 누군지 분명하게 구분해낼 수 있지 않을까?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자

경기장도 다니고, 응원도 열심히 하다보니 “이런 응원도구가 있었음 좋겠어~”라던지, “이런 이벤트가 있었음 좋겠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잘 하는 선수는 칭찬해 주고 싶고, 경기력이 좋지 않은 선수에게는 채찍과 격려도 보내주고 싶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고? 그렇다면 그대는 어서 인터넷에 접속해 구단 홈페이지(www.fcseoul.com)에 들어와 팬 게시판에 당당히 목소리를 높였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에다 글 써봤자 뭐해, 그래봤자 우리들끼리 얘긴데.” 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땡!이다. 우리는 전반적으로 경기나 행사가 끝난 후 피드백이 상당히 부족하다. 팬이 일방적으로 구단과 선수를 짝사랑한다고 생각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FC서울에서 일하는 프런트와 선수들은 아주 특별한 소비자를 갖고 있다. 그것은 바로 ‘FAN'이고, 이들이 파는 상품은 유형의 물건이 아닌 무형의 것, 바로 최고의 경기이다. 적게는 몇 천원, 많게는 몇 만원을 내고 온 소비자에게 이들은 최고의 서비스를 해줄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더욱 더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것을 연결해 주는 통로가 바로 팬 게시판인 것이다.

한번이라도 게시판에서 여러 개의 글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우리의 팬 게시판만큼 운영자가 환영받고 사랑받는 곳이 있던가? 前, 現 운영자가 공존하며 팬들과 함께 지내고 있는 게시판, 구단의 프런트와 선수들은 틈날 때면 게시판에 들어와 비록 눈팅일 지라도 그 의견을 들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유념할 것은, 진정 당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면 문제를 제기할 때 대안도 함께 제시하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소중한 의견은 결코 그냥 지나가지 않을 것이니 믿어주시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여주세요!



Clean Supporting, 중심을 잡자

2004년 수호신이 출범한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클린 서포팅이었다. 경기장 내에서의 욕설 금지, 이물질 투척행위 금지, 원정 시 장외 섭팅 금지, 상대 서포터 및 선수에 대한 선행 도발 금지 등이 수호신이 추구하는 클린 서포팅이다. 이를 주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시민 여러분들이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과 안 좋은 것은 금방 따라 배우는 어린이들을 위한 방편이었다.

클린 서포팅, 우리가 당당히 선도하며 이끌어 온 새로운 축구 응원문화였다. 시민들은 타 경기장에서 듣던 욕설, 이물질 투척 등을 보이지 않는 서울만의 응원문화에 갈채를 보내며 굳이 N석에서 응원을 하지 않아도 우리의 클린 서포팅을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클린 서포팅의 장, 단점을 액면 그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무엇 때문에 클린을 지지하고 표명해야만 했는가? 이미 FC서울의 응원, 하면 클린이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될 수 있는 지금 우리에게는 무엇이 필요한가?

2006년을 돌이켜 보자. 정말 극단적이게도 우리의 엠블럼이 불타오르고, 메인 걸게가 찢겨 나가고, 급기야 경기장 방화 사건까지 일어났다. 또한 그 안에는 일일이 설명할 수조차 없는, ‘서울 팬이기 때문에’ 겪어야만 했던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클린 서포팅, 이제 중심을 잡아야 한다. 어떠한 사건에 직면했을 때, 목소리를 높일 수 있고, 당당하게 사과를 받아내고, 우리 가족들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만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소리를 모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렇게 됐을 때에 클린 서포팅은 더욱 빛이 나리라 생각된다.



인내심을 갖자

1월 6일이면 우리의 새로운 리더, 귀네슈 감독이 입국한다. 3년의 계약에 FC서울에 완전한 색깔을 만들겠다는 그의 다짐은 우리로 하여금 신뢰를 갖게 해주었다. 시즌이 시작되기까지는 불과 2개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다릴 수 있는’ 팬인가 라는 것이다.

프로 스포츠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그날그날의 경기 결과에 따라 모든 것이 좌지우지 된다. 어쩌면 귀네슈 감독의 시작은 불완전할지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수장이라도 팀을 리빌딩하기까지는 적어도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단을 파악하고, 장악하고, 자신이 원하는 팀으로 만들기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은 어쩌면 너무나 짧을 수도 있다.

많은 팬들은 이미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최고의 제반 조건과 흥행요소, 실력 있는 감독까지 모든 것을 갖춘 이상 이제 우리는 기다리는 일만 남은 것이라고.

정답이다. 우리 선수들이 귀네슈 감독과 함께 하나가 되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고, 많은 이들이 우리 클럽의 경기에 관심을 갖고, 돈으로만 이루어지는 클럽이 아니라 좋은 선수의 발굴과 육성에 힘 써 그 어느 팀보다도 내실이 튼튼하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FC서울이 되기 위해 이제 남은 것은 팬들의 인내심이다.

단 몇 경기만을 보고 선수와 코칭스탭에 대한 신뢰를 단번에 무너뜨리는 목소리를 낸다면 우리는 그저 그런 냄비 팬이라는 소리밖에 들을 것이 없다. 기다리고, 존중하자. 그것이 우리 팬들의 2007년에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자세라고 보여진다.

FC서울을 지지하고 응원한다면 누구나 불릴 수 있는 것이 FAN이라는 이름이다. 경기장에 한번도 오지 않았다고, N석에서 섭팅을 하지 않았다고 누구는 팬이고, 누구는 아니라 칭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오로지 FC서울을 향한 마음과, 나의 팀이 이기고 지느냐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N석 뿐 아니라 상암 전체를 뒤덮을 수 있는 그 날은 금새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조금 더 성숙한 팬 마인드를 갖는 것이 우리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고, 우리 선수들을 응원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글=오현정 FC 서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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