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했다. 그리고 감동적이었다.
FC서울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FC서울은 26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홈 팀 울산과의 정규리그 7라운드 경기에서 2대1로 승리를 거두며 승수 쌓기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이 날 승리로 3승 2무 2패를 기록한 FC서울은 승점 11점으로 3위 자리를 유지했다. FC서울은 최근 정규리그 2승 2무로 4경기 무패행진도 이어갔다.
승리도 반갑지만 무엇보다 극적인 역전승이기에 더욱 짜릿했다. 전후반 내내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던 FC서울은 후반 20분 상대에게 기습적인 첫 골을 허용했다. 경기 흐름상 상대에게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선수들의 정신 자세가 이전과 달랐다. 그리고 FC서울에는 특급 골잡이 데얀이 있었다.
지난 경남전에서 시즌 첫 골을 터트린 바 있는 데얀이 투입된 것은 후반 24분. 힘을 비축했다가 교체멤버로 경기장에 들어간 데얀은 특유의 돌파력으로 호시탐탐 상대 문전을 노렸다. 그리고 기회가 찾아온 것은 후반 37분. 아크 정면에서 날린 데얀의 회심의 중거리 슛이 상대 수비수 몸 맞고 왼쪽 골 문을 그대로 관통한 것. 특급 골잡이로서의 명성을 완전히 되찾음은 물론 팀을 위기에서 구해난 멋진 장면이었다. 지난해와 달리 이번 시즌 들어 대회 초반 다소 골이 주춤했던 데얀은 이로써 팀의 주포로서의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을 수 있게 됐다.
FC서울의 공세는 이후 더욱 거세졌다. 후반 44분 아디와 이상협의 날카로운 슈팅이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의 선방에 걸려 나오며 승부는 무승부로 끝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승리를 갈망하는 FC서울 선수들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인저리 타임까지 상대를 몰아붙인 FC서울에게 대 역전극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후반 47분. 코너킥 찬스에서 프리킥이 좋은 기성용이 키커로 나섰고 상대 왼쪽 진영에서 기성용이 날카로운 킥을 올리자 박용호가 정확한 헤딩으로 방향을 틀었고 박용호의 머리를 떠난 볼은 상대 골키퍼가 손대 댈 수 없는 절묘한 지역으로 들어갔다. 순간 모든 선수들은 한데 엉켜 승리의 감격을 마음껏 누렸다. 그 동안 압도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 운이 따르지 않았던 아쉬움을 한 방에 털어낼 수 있는 통쾌한 골이었다.
특히 지난 16일 딸 은성이의 돌 잔치 이후 책임감이 한 층 강해진 박용호는 지난 21일 산동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헤딩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 올랐다. 평소 성실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로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박용호의 좋은 활약으로 FC서울의 중앙은 더욱 강한 면모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이날 승리는 실망하지 않고 서로를 믿으며 끝까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단 전원이 합작해낸 멋진 작품이었다.
그 동안 다소 부진했던 모습도 이날의 드라마 같은 역전승으로 모두 날려버릴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긍정적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최강 FC서울의 당당한 행진은 지금부터가 될 것이다.
FC서울은 토요일인 다음달 2일 오후 5시 홈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성남과 정규리그 8라운드를 치른다.
/울산=축구화백 whabaek@gs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