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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6월호]'올시즌 목표는 PO진출'-이장수감독

2005-06-01



“이장수 감독님? 연세대 재학 시절 필드 밖에서는 백구두를 신고 다니며 젊음을 만끽 할 줄 알았던 멋쟁이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축구선수 셨지. 그 당시에 공교롭게도 고대 농구부에는 같은 이름의 이장수라는 농구 선수가 있었어. 때문에 나는 이장수 감독을 더 확실히 기억하고 있지.‚”

전공 외 분야지만 축구에 조회가 깊은 숭실대 장원재 교수님이 이장수 감독님을 회상하며 해주신 말이다. 그렇다. 우리 FC서울의 사령탑 이장수 감독님을 웹진 창간호에 빠뜨리는 것은 큰 실수를 범하는 일! 감독님과 인터뷰를 하되, 언론과 그라운드 밖의 모습도 새롭게 조명해 보기로 했다. 축구 외적인 면을 들춰본다는 것도 신선하고 새로울 것 같았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지난 5월 2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이장수 감독님을 만날 수 있었다.



몰래한 짝사랑 “축구”

제가 좋아해서 시작했어요. 초등학교때 처음 축구를 시작할 때 부모님께서는 강하게 반대하셨죠. 유니폼 축구화 다 갖다 불질러 버리신 적도 있었어요. 다시 제가 몰래 개인적으로 장만해서 친구 집에 두고 부모님 모르게 축구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부모님이 많이 반대를 했죠. 그래도 뭐 제가 좋아서 시작 한 거니까 후회는 없습니다.

대표팀 발탁 그리고 중국에서의 시간들 기억에 남아

축구와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가장 잊을 수 없었던 순간을 말하자면 선수로서는 연세대 3학년 재학시절에 대표팀에 발탁 됐을 때에요. 그리고 지도자로서의 기억은 아무래도 중국에서 처음 시작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버지와 축구인, 둘 다 잘할 수 없어 안타까워

“집에는 잘 안 들어와도 아빠로서는 참 좋은 아빠인데, 아빠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라고 하면 절대 안 할 거에요.”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일을 하면서 동시에 가정에 충실한, 두 가지 모두를 잘하는 남자가 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축구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다 보니까 가정을 돌볼 시간이 조금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큰 딸은 한양대에 다니고 있고, 막내 아들은, 미국 미시건 주립대에 다니고 있어요. 얼굴도 자주 못보고 하니 가끔은 가족들에게 미안할 때가 있어요.

평소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축구이외에 취미나 특기는 무엇이었냐는 질문에는 골프를 좋아하지만 FC서울에 오면서 많이 바빠지다보니 한번도 치지 못했다고 한다. 인상을 쓰고 있을 때는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이장수 감독만의 고뇌가 있는 듯 보이기도 했다. 바쁜 일정에 몰려오는 피로, 경기를 하루 앞둔 긴장감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뇌리를 스쳤다.



감독으로서 잘하는 선수 아닌 ‘성실한 선수’ 원해

저는 선수들한테 항상 “ 가장 훌륭한 선수는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가장 성실한 선수다.” 라고 말합니다. 쉬운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선수가 축구는 굉장히 잘했지만 훌륭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이나, 운동장 바깥에서의 능력, 은퇴 후의 사생활 등등 프로는 모든 면에서 성실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마라도나는 그리 성실하지도 성공적이지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축구 선수는 기본적으로 성실해야 하고, 거듭 강조 하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축구는 결국 팀 플레이

경기가 임박한, 오늘 같이 경기를 하루 앞 둔 날이나, 경기 당일 락커룸에 도착했을 때, 선수들에게 주로 강조하는 것은 언제나 정확한 자기 위치에 있어 달라는 거에요. 특히 그동안 수비라인에서 수비수들의 실수로 실점을 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수비라인에서 실수를 좀 줄여야 할 것 같고, 미드필더들이 우리의 최종 수비라인까지 빠르게 들어오는 상대의 패스를 1차적으로 잘 차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것은 축구는 11명이 함께 뛰는 거니까, 어떻게 서로 호흡을 맞추며 플레이를 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뛰라는 것입니다.

세계축구 스타일을 따라잡아야...해답은 ‘빠른 축구!’

제가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이요? 사실 꼭 어느 한 사람만의 축구 스타일이 존재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이제는 세계축구의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축구는 상당히 빨라졌고, 상대선수들의 공격이나 플레이를 막기 위해서는 많이 뛰어야 합니다. 이제는 세계축구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계축구의 흐름인 빠른 축구를 하는 것! 이것이 곧 제가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이라 말할 수 있겠네요.



K-리그 정상을 위하여 미드필더 보강이 급선무!

물론 저희 FC서울이 실점을 많이 해서 수비라인에 문제점이 많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제일 취약한 점은 미드필더 구성원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내년 시즌에는 미드필더 보강을 많이 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술인 3-5-2 에서는 미드필더 5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사실 미드필더의 수가 그만큼 충분하지 못합니다. 팀에 필요한 미드필더를 앞으로 보강하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여, 컵대회를 통해 백지훈, 김승용, 박주영 등 청소년대표팀 3인방의 활약은 고무적입니다. 젊은 선수들이다 보니 팀에 활기를 넣어주고 있고, 나이 어린 선수들을 기용한데 있어서는 이제까지 결과가 좋아서 만족합니다. 이제 팀에서도 어느 정도 중심에 있고 하니 그 선수들을 주축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직력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저희 팀이 올 시즌 새로운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면서 아직까지도 조직력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정말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작년과 비교해 베스트 멤버라 할 수 있는 선수 6-7명이 바뀌다 보니 조직력을 금방 극대화하기가 쉽지않습니다. 조직력이 짧은 시간 내에 금방 생기는 것도 아니고 오랜 시간을 꾸준히 훈련하면서 쌓이는 것이니까 앞으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팬들의 격려와 비판이 곧 한국축구 발전으로 이어져
경기장에 많이 찾아 주시길


올 시즌 시작할 때 분명히 말씀 드린 것이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이었습니다. 목표를 잡고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습니다. 팬 여러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정말 운동장에 많이 찾아 오셔서 비판도 해주시고 박수도 쳐주시길 바랍니다. 저희 FC서울 선수들을 격려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것이 크게는 한국 축구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이것이 FC서울의 경기력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팬 여러분들이 항상 많이 찾아와 주셔서 응원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긴 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감독님께서 성의 있고 따듯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셨고 인터뷰를 마친 후에는 알찬 수확을 거둔 것 처럼 뿌듯했다. 어려운 이야기 일수도 있었던 부분들도 진솔하게 답해 주신 이장수 감독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인터뷰 후에 조그마한 선물을 드렸더니 “성적도 안 좋은데 뭘 이런걸 다 사왔느냐”며 손 사례를 치신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밝아지셨다. 이장수 감독님은 멋졌다!

글, 임진수, 문인성 FC서울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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