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share > 페이스북

NEWS & TV

News

[웹진7월호]작은 FC서울을 만나다! '리틀FC서울' 탐방기

2006-07-03



♬조그만 체구라고 비웃지마 열정만은 가득해~ 우리의 작디 작은 두발로 모든 것을 말해줄게~ 좌충우돌 슛 패스 오프사이드 그런 것은 다 몰라도~ 푸른 하늘 그라운드 아래에서 우리 꿈은 빛난다~♩♪

혹시 이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 7-8살 꼬마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일명 ‘I-매치’를 통해 조금씩 성숙해 가는 이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담아낸 모 방송국의 ‘FC슛돌이’라는 프로그램의 주제곡 가사다.

그런데 사실 가득한 열정으로 푸른 하늘 아래에서 파란 잔디 위에서 꿈을 빛내고 있는 것은 비단 이 프로그램 속 아이들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그리고 훨씬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는 무엇보다 자신들의 우상인 FC서울 선수들을 직접 바라보고 동경하며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이 있다.

‘리틀FC서울’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지만 결코 ‘리틀’ 하지 않은 열정으로 파란 그라운드를 달리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리틀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작은 FC서울 ‘미래의 우리 선수들’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로 눈물을 흘렸던 지난 24일. 뜨거운 햇살 아래 그라운드를 달리며, 어쩌면 8년 뒤 월드컵에서 지금의 눈물을 닦아줄지도 모를 우리의 아이들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만나보았다.

“오늘을 위해 일주일을 기다려요”
리틀 FC서울에서 공을 차고 있는 아이들 중에서 축구를 싫어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축구를 하는 아이들도 있긴 하지만 십중팔구는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끌고 오는 경우다. 결국 이런 아이들의 열정은 수업 분위기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한번이라도 더 공을 차보겠다고 스스로 질서를 지키는가 하면 코치님의 한마디 한마디에도 귀를 기울인다. 실제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푸른 하늘과 그라운드를 담고 있는 아이들의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는 사실을, 그리고 어느새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휴식시간에 벌개진 얼굴로 나와 물을 마시는 아이에게 물었다. 이렇게 뛰는데 힘들지는 않냐고. 그랬더니 ‘아이다운’ 솔직한 대답이 돌아온다. “힘들어요”
힘들 단다. 하긴, 아이들이라고 해서 힘들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런데 ‘힘들다’ 말하던 이 아이는 쉬지도 않고 물만 마신 채 다시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간다. ‘힘들어요’ 이 네 글자만 남긴 채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다. 참으로 이 아이들,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런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이 아이의 부모님께서 말씀하신다. “우리 아이는 오늘만을 기다리느라 일주일을 살아요. 그 정도로 좋아해요. 지금 1년 정도 리틀FC서울에서 축구를 배웠는데 아이가 여러 면에서 좋아지고 달라졌어요. 건강해 지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니까 집이나 학교 생활하는데 있어서 질서가 잡히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더라구요”

부모님들 역시 만족해 하는 모습이다. 사실, 자세히 살펴보면 아이들이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동안 기다리는 부모님들의 모습 또한 다양함을 엿볼 수 있다. 온 가족이 나들이 나온 듯한 가족이 있는가 하면 아버지 혼자서 책을 읽으며 기다리시는 분도 있고 어머니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나누시는 분들도 눈에 자주 보이고, 심지어는 아이의 모습을 하나하나 체크하며 아이들에게 손수 지시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부모들도 즐거울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그라운드 안이나 그라운드 밖이나 분위기는 화기애애 그 자체다. 이정도면 리틀FC서울 아이들,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축구를 즐기며 맘껏 뛰어 놀게 하는 것’ 이 우리들의 목표
리틀FC서울에는 강준호 수석코치와 유소년 지도경력 8년의 베테랑 김복영 코치, 그리고 마상문 막내 코치 이렇게 3명의 전담코치가 있다. 모두 선수 출신의 코치들로 특히, 강준호 수석코치는 1998년 FA컵 MVP로 한국 축구 역사에 이름을 남긴 프로선수 출신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만 하는 듯 하지만, 평상시 수업이 없을 때가 더 바쁘다. 하루에 100통 이상씩 걸려오는 상담전화와 씨름하고, 알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쥐여짜야 하고, 500명이 넘는 회원들을 일일이 챙기는 일까지 이들이 책임지고 있다.

많은 업무에 힘들 만도 한데 코치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아마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니 만큼 ‘순수한 열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인가 보다. 이러한 ‘순수한 열정’이 리틀FC서울을 있게 한 가장 큰 버팀목이 아니었을까.

올해로 2004년부터 시작된 ‘리틀FC서울’이 어느새 3년이 되었다. 2004년에는 FC서울 유소년 축구였고,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지금의 ‘리틀FC서울’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6살에서 6학년 학생들까지 수요일반, 토요일반, 일요일반으로 나뉘어져 일주일에 한번씩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 내용은 기초체력(20분)-기본기(40분)-미니게임(20분)으로 알차게 채워져 있다. 전문적인 선수육성을 위한 축구학교의 기능 보다는, 보급반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이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축구를 알아갈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는 것이 코치들의 설명이다.

현재 리틀FC서울은 500명이 넘는 회원수도 모자라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예비 회원들의 숫자 역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란다. 이와 같은 인기 비결에 대해 강준호 수석 코치는 리틀FC서울의 인기비결을 여러 요인 중에서 월드컵경기장과 똑같은 재질의 ‘천연잔디’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른 축구교실에서 리틀FC서울로 이적(?)해온 한 어린이의 학부모에 말을 들어보면 천연잔디와 인조잔디에도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천연잔디가 아무래도 건강에 더 좋고 부상위험도 훨씬 적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다칠 염려 없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는 같은 ‘잔디’가 그 만큼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리틀 FC서울’의 가장 큰 인기비결은 ‘코치님들의 끊임없는 노력’에 있는 듯 하다. 김복영 코치는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불러주는 것을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수업이긴 하지만, 서로가 신뢰를 쌓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개개인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지시나 명령을 하기 보다는 아이들 하나하나에 관심을 쏟는 정성을 보이면 아이들도 그 정성을 알고 열심히 따라와 준다.”고 역시 8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친 노련함이 묻어나온다.



제대로 된 유소년 축구 시스템이 한국 축구 발전시키는 일
“유럽 같은 경우 클럽마다 유소년 축구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어있어요. 시설도, 환경도 모두 완벽하죠.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맘껏 공을 찰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꿈 같은 이야기죠. 시설과 여건이 따라주지 못할 뿐 아니라 성적위주의 학원축구가 대부분이잖아요. 초등학교 정도 까지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다른 나라의 아이들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고 실제로 더 뛰어난데, 점점 자라면서 차이가 생겨요. 개인기량이나 정신력까지 유럽 선수들을 따라가기 힘들어집니다.” 유소년 축구에 대한 강준호 코치의 진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래서 어렸을 때에는 어떠한 것에도 구애 받지 않고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자라나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리틀FC서울 같은 경우는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나 성적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시설도 최고 아닙니까? 이런 천연잔디, 어디 가서 밟아보겠어요? 아이들이 진정한 축구가 어떠한 것인지를 느끼고 배우고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가르치는 저희들도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프로선수출신이기에 누구보다 이러한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는 듯 했다.

사실 외국 유명 스타플레이어들의 대부분은 클럽시스템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선수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한 목소리를 낸다. “즐기는 축구를 하고 싶다”라고…
“태어날 때부터 축구공을 안고 태어났다”고 말한 브라질의 호나우지뉴처럼 우리 아이들도 ‘즐기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이제, 우리 어른들이 도와줘야 할 때는 아닐까. 일상생활 속에서 공을 친구로 삼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들어 줘야 하지는 않을까. 꼭 아이들이 축구선수로 자라지 않더라도 이것이야 말로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자 권리일 테니 말이다.



‘인성’과 ‘체력’,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
공을 차며 뛰는데, 체력이 길러진다는 건 당연하다. 편식을 하던 아이들의 식습관까지 달라진다고 하니 아이들의 건강관리엔 ‘리틀FC서울’만한 것이 없을 듯 싶다. “우유 안 먹으면 오늘 공 차러 안 갈 꺼야” 라는 부모님들의 협박 아닌 협박(?) 한 마디면 아이들은 뭐든 한다는 게 코치들의 설명. 부모님들이 ‘이제는 우유 값 때문에 힘들다’ 고 하소연 하실 정도란다.

그렇다면 ‘인성’은 도대체 어떻게 길러진다는 말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마상문 코치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요즘 아이들이 대체로 개인적 성향이 강해요. 남을 배려한다던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기 중심적이죠. 이렇게 개인주의적이었던 아이들은 팀 생활을 통해서 사회를 배우고 단체란 것을 배워요. 희생이라는 것도 느끼죠. 저희의 교육 철학이 여기에 있어요. 축구를 통해서 무엇보다 아이들의 인성을 길러주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협동심이나 적극적인 마인드 같은 것도 자연스레 아이들의 마음속에 자리잡는 것 같아요. 주어진 시간 내에서 한번이라도 더 공을 차려고 스스로 질서를 지키고, 말 하지 않아도 볼이나 기구를 정리하고 그러더군요. 이럴 때는 정말 뿌듯하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하시고 거기에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데에까지도 힘쓴다니 코치들의 수고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코치들은 이러한 것을 ‘수고’라고 생각하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아이들과 함께 즐기고 기뻐하며, 그렇게 함께 어울려 그라운드를 달리는 것 같다.

리틀FC서울에는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축구를 한다. 히칼도 선수의 중거리 슛이 멋있다며 ‘50번’을 마킹한 유니폼을 입고 뛰는 아이, 주장이 되고 싶다며 ‘5번’을 달고 뛰는 아이, 최원권 선수를 닮고 싶다는 아이, 김은중 선수처럼 골을 많이 넣고 싶다는 아이, 박주영 선수, 박지성 선수를 좋아한다는 아이. 이렇게 서로 다른 모습 속에서도 결국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은 ‘축구’를 사랑하는 ‘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파란 하늘과 푸른 잔디의 향기를 맡으며, 자신들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 하나하나의 소중함을 배운다. 울고 웃는 서로를 바라보며 ‘자신’을 보기도 한다. 축구공 하나에 꿈과 희망을 모두 담아 오늘도 이 아이들은, 저 멀고 높은 곳으로 힘껏 자신들의 ‘희망’을 차 올린다. 오늘도 이렇게, 저 푸른 하늘에 맘껏 자신들의 ‘꿈’을 쏴 올린다.

글=이규원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공희연 FC서울 명예기자


* 본 사진의 저작권은 FC서울에게 있습니다. 허가없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임의로 수정하거나 편집하는 것을 금합니다.

☞웹진 다른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