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프로필 촬영이 한창이었던 지난 달 말, 이승렬이 수염을 기르고 촬영장에 나타났다.
프런트(이하 프) : 넌 피터팬이야
이승렬(이하 이) : 피터팬도 언젠가 어른이 되잖아요.
프 : 이건 아니야. 다시한번 생각해봐. 작년에 찍은 단발머리 치우사진 아직까지 떠돌고 있는 거 알지?
이 : 그래도 전 이게 맘에 들어요.
앳된 얼굴에 며칠 기른 수염은 누가 봐도 어색했지만 이승렬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대로 촬영을 진행하겠다며 우긴다. 모든 스태프들도 말렸지만 이승렬은 너무도 단호했다.
사실 그곳에서 제일 나이 어린 사람이 이승렬이란 사실을 떠올린다면 그의 입에서 나온 ‘어른’이란 단어는 본인에게 그닥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일년 내내 사용해야할 사진을 촬영해야하는데 저대로 진행했다가 그 뒷감당을 어찌 할꼬... 갑자기 어른임을 선언해버린 피터팬 이승렬 때문에 스태프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셀카를 찍어 트윗에 올리던 이승렬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잠시후 나타난 이승렬
프 : 뭐...뭐냐?
이 : 저 면도하고 왔어요
프 : (헐........)
역시 팬은 위대했다.
주변 스텝들이 아무리 말려도 아랑곳하지 않던 이승렬이 갑자기 맘을 바꿔 수염을 깎은 이유는 트위터에 올린 팬들의 반응 때문이었다. 팬들의 댓글은 'ㅋㅋㅋㅋㅋㅋㅋ', '지저분하다', '아저씨 같다'는 등 하나같이 이승렬의 맘을 불편하게 만드는 반응들이었다.
트위터의 팬들 반응에 이승렬은 그대로 숨도 안쉬고 뛰어 올라가 바람의 속도로 면도를 하고 나타난 것이다.
이 : 아저씨라니뇨. 정말 그건 아니예요.(ㅜㅜ)
프 : ㅋㅋㅋㅋㅋㅋ
조금 전과 달리 수염을 깍은 후 트위터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이에 흐뭇하게 웃는 이승렬.
한밤중에 일어난 때 아닌 피터팬의 반항은 이렇게 종결되었고, 스태프들은 안도했다. 하지만 '아저씨'란 말에 놀라는 것을 보니 이승렬은 아직 어린 피터팬임에 틀림없다.
글,사진 / 강동희(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