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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11월호]FC서울 미래군! 그들을 말한다!

2006-11-01



2006년 컵 대회, 주전들이 상당수 빠진 상태에서 치른 컵 대회는 사실상 ‘모험’이라 보아도 무리가 없었다. 월드컵으로 인한 주전 선수들의 공백과 주요 선수들의 잦은 부상은 이장수 감독에게 상당한 고민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1군도, 2군도 아닌 ‘미래군'이 있었다. 2군 리그에서는 4강전, 인천에 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우리의 미래군은 좋은 결과보다 더 값진 ’서울의 미래‘라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런 그들의 올 한 해를 뒤돌아본다.

컵 대회 우승을 이끈 것은 최고의 쾌거
월드컵으로 인한 대표팀 차출은 K리그 전체에 기형적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정규리그와 달리 컵 대회이기 때문에 부담이 덜했다고는 하지만, 팬들에게 ‘보여지는’ 축구를 하는 입장에서는 대표 선수들의 차출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전기리그에서 베스트 11을 풀가동하고도 3승 7무 3패에 극심한 골 가뭄을 겪은 FC서울은 전환점이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전기리그에서는 교체 멤버로 뛰던 미래군 선수들이 컵 대회에 대거 투입된 것이었다. 한동원은 컵 대회 개막전이었던 부산 전부터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기록했고 그 뒤를 이어 심우연, 이상협, 그리고 7월 26일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천제훈의 천금같은 동점골로 수원 홈에서 역사적인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기쁨을 누렸다.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고명진, 안태은의 꾸준한 경기 출전 역시 고무적인 일이었다.



어린 선수를 재목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
나무를 심는다고 모두 다 좋은 재목으로 자라진 않는다. 현재 우리 미래군의 목적은 한국 축구에 가장 부족한 창의적인 능력을 가진 기대주들을 많이 육성해 내는 것이다. 실제로 4, 5년 전 영입했던 선수들이 지금은 1군에 지원사격을 해줄 수 있을 정도로 긍정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당장 어떤 선수를 영입해서 효과를 보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학원 시스템에 젖지 않은 선수들을 어린 나이에 팀에 영입해 우리의 팀 컬러에 맞게 선수를 만들어야 합니다. 창의적인 플레이를 위해 억압하지 않고, 훈련을 할 때에도 재미있고 기분 좋게 하도록 노력합니다. 그래서 지금 한동원, 고명진 선수 등은 그 빛을 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뿌듯한 듯 말하는 김성남 감독.

품 안에 자식처럼 데리고 있다가 그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니 그 기분은 남다를 것이다. 2004, 2005년 2군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면서도 1군 경기에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던 한동원 선수는 드디어 올해에는 늦은 1군 리그 데뷔 골까지 터뜨리며 팀의 주축이 되어가고 있다.

한동원은 “2군에서 뛰었던 경험이 없었다면 1군에 올라와서 많이 힘들었을 거라 생각해요. 전 일찍 팀에 들어와서 유명한 선수들과도 함께 생활했고, 무엇보다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낀 것이 많았기 때문에 적응을 빨리할 수 있었어요.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프로에 진출하는 것도 배울 점이 많이 있겠지만, 저는 제가 일찍부터 프로를 경험했다는 것에 많이 감사하고 있어요.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지만요”라고 올 시즌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단 한번의 기회라도 잡겠다.
기억을 뒤로 돌려보자. 컵대회 당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對 제주 전에서 후반 인저리 타임에 한동원 선수가 기록한 결승골을 기억하는가? 수원에서 천제훈이 번개처럼 쏘아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던 중거리 슛은? 어려운 울산 원정에서 교체 출전되어 헤딩 결승골을 기록했던 이상협의 골은? 다른 수많은 멋진 골 장면들이 있지만 유독 이런 골들이 더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바로 ‘희소성’이다. 이렇듯 우리의 미래군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길지 않은 기회를 대번에 찬스로 만들어내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신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들은 더욱 이를 악물고 뛰는 것이다. 공격수 이상협은 경기 경험으로 얻은 자신감이 가장 값지다고 말한다.

“1군에 발탁되어 뛰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어요. 사실 아직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을 1군 경기에 투입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기회를 주신 이장수 감독님께 감사드리죠. 1군 경기 경험은 정말 두고두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줘요. 경기 분위기 자체가 2군과는 비교도 안 되고, 사실 1군 경기에서 뛰는 건 많은 어린 선수들의 소망이거든요. ‘2군에서 운동 열심히 하면 나도 1군에 올라갈 수 있겠지’ 라며 그거 하나를 바라보는 거죠. 단 몇 번이라도 경기를 뛰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합니다.”



마음을 다스려라
현재 미래군의 주축이 되고 있는 김동석, 송진형, 안상현 선수 등 여러 선수들은 학업 대신 축구를 택했고, 그래서 이 자리에 있다. 그런 어린 선수들과 부상으로 인해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몇몇 선수가 있기에 김성남 감독은 그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 말한다.
“심적으로 굉장히 잘 무너지곤 합니다. 어리고, 마음이 약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지요. 또 대부분이 집을 떠나 숙소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때론 부모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하나 살펴주려고 노력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현재 굉장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많이 있어요. 심우연, 이청용, 안상현, 이상협 등은 당장 내년에 1군으로 올라가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 예상합니다. 큰 경기에서의 실전 경험이 좀 더 쌓인다면 무서운 선수들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해요.”



세대교체의 핵심이 될 것이다.
김성남 감독은 “우리 어린 선수들의 장점은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경기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역할을 합니다. 신선한 바람이라고나 할까요?”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선배들 사이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해주고 있다. 컵 대회 우승에 기여할 당시에는 그저 ‘어린 선수들의 활약’ 정도로 기억되었지만 이제는 당당히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어깨를 당당히 한다.

“앞으로 4, 5년 정도가 지나면 현 2군 선수들의 성장이 눈부실 것입니다. 아무리 잘하고, 유명한 선수를 영입한다해도 채우기 힘든 부분을 우리의 미래군들이 주축이 되어 팀을 리빌딩할 것입니다. 어느 스포츠건, 어느 클럽이건 세대교체는 굉장히 중요하고 그만큼 섣불리 손대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걱정이 없습니다. 차근차근 어린선수들을 키워 1군으로 올려 보내면 되니까요. 잘 해줄 것이란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팬들은 홈경기에 BEST 11이 아닌 어린 선수들이 라인업에 포함되어 있으면 실망스러운 기색을 표하는 경우가 있다. 유명한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는데 생뚱 맞은 선수들이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불만을 내비친 관중 10명 중 적어도 5명 이상은 우리의 경기를 보고 나면 입가에 은은한 미소를 지었으리라 확신한다. 그들은 지금 당장의 BEST 11이 아닐 뿐이지, 앞으로 FC서울의 미래를 보여주는 청사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군들이 BEST 11으로 구성되어 최고의 경기를 할 그 날을 기다리며, FC서울 미래군! 아자~!

글=오현정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김주용 FC서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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