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무대는 달랐지만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2011년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FC서울이 2연승으로 순항했다. FC서울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F조 두 번째 경기에서 중국의 항저우 그린타운을 3대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지난 3일(한국시간) 알 아인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거둔 FC서울은 승점 6점을 확보하며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다른 두 팀인 나고야와 알 아인의 경기가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해 연기됐지만 두 팀 모두 승점이 없기 때문에 FC서울은 다른 팀들을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두 팀이 올라가는 16강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첫 골은 전반 15분 일찌감치 터졌다. 상대 진영 오른쪽에서 고요한이 크로스를 올린 것을 이재안이 가슴으로 트래핑 한 후 데얀에게 패스한 것이 상대 수비를 맞고 흘렀다. 이를 다시 잡아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은 데얀이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알 아인전에 이어 ACL 두 경기 연속 골이다.
두 번째 골은 절묘한 호흡에서 빚어졌다. 후반 24분 고요한이 상대진영 중앙에서 툭 찍어서 올려준 크로스를 어경준이 달려들며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로 연결시켰다. 두 선수가 눈빛이 만들어낸 멋진 골이었다. 특히 어경준은 2009년 FC서울 입단 후 첫 번째 골을 터트리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세 번째 골이었다.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몰리나가 데얀의 스루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슛으로 연결하며 쐐기 골을 성공시켰다. FC서울에서 보여준 첫 번째 골이자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하게 하는 멋진 골이었다. 특히 데얀과 완벽한 호흡을 보이며 앞으로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고무적이다.
몰리나의 골은 매서운 바람으로 추위에 떨던 관중들을 뜨거운 열기로 몰아넣을 만큼 통쾌한 골이었다.
승리를 거뒀지만 FC서울에게 쉴 틈은 없다. 이번 주말 다시 K리그에 나서야 한다. 그것도 광양 원정이다. 전남 역시 수비적인 전술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에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만큼 K리그에서도 승리를 쌓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