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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12월호]박용호, 박요셉의 복귀 신고합니다!

2006-12-04



군대 이야기.
축구 이야기.
그리고 군대에서 축구 한 이야기.

흔히 우리가 농담으로 하는 말들 중에 ‘여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3가지 이야기’다. 하지만 K리그와 축구를 사랑하는 여성 팬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요즘, 이 말은 우리 FC서울의 한 부분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 열정적인 여성 팬들에게는 별로 와 닿지 않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잠시 팀에서 자리를 비웠던 FC서울 수비라인의 기둥들이 다시 FC서울로 돌아왔다고 하면 모를까.

여성팬들의 마음에 팍팍 와 닿는 진짜 이야기를 시작 해 볼까 한다.
바로 2년간이 군생활을 건강하게 마치고 이제 막 친정 팀으로 돌아온 예비역 병장 박용호, 박요셉 선수의 이야기다.

이제 제법 쌀쌀함이 묻어나는 구리 챔피언스파크. 동료 선수들과 함께하는 미니게임 훈련 중에 만나본 그들의 얼굴엔 공의 흐름에 따라 매 순간 웃음이 번지는 듯했다.

군생활을 마치고 이제 팀에 다시 돌아온 것이 저렇게도 좋을까? 너무 뻔한 질문인데도 두 선수는 입을 모아 대답한다. 그야말로 ‘정말’ 좋단다. 한층 여유가 생긴 그들의 표정만큼이나
지난 2년의 군생활을 통해 진지해진 그들의 축구 이야기. 무척 즐겁고, 깊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는 것은 어떨까? 이래도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가 싫을 것인가?



육군 훈련소, “아찔”한 추억들!

상무에서 활약을 했던 박용호, 박요셉 선수. 시즌 중에 원정경기가 있으면 계속 부대 바깥에 나와있는 경우가 많았고, 그 때마다 호텔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에 다른 일반 군인들보다는 정말 편한 군생활을 했다고 한다. 두 선수는 그래서인지 입대하고 나서 처음 훈련소에서의 일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입을 모은다.

“훈련소처럼 힘들었던 적도 없었고, 또 그 기간을 견뎌내면서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남자라면 한 번쯤은 받아볼 만한 훈련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보다 체력적인 부담은 덜 했지만, 사회에서 정신적으로 자유롭게 있다가 갑자기 그런 자유가 사라지니까 처음에는 너무 생소해서 적응도 잘 못했어요. 속으로 화도 많이 나고 그랬었죠. 그런데 어느 새 그런 생활에 빨리 적응하게 되더라고요. 밥맛도 좋아져서 나오는 것은 다 잘 먹었는데, 그 중에서 닭튀김이 제일 맛이 좋았어요. 원래 조금만 주는 것인데 저는 더 달라고 해서 실컷 먹었죠.” – (용호)

“저는 용호보다 몇 일 늦게 입대하는 바람에 다른 선수들과 같이 가지 못했어요. 비록 혼자 훈련소에 들어갔지만, 일반 입소자들이과 친하게 지냈던 생활이 재미 있었어요. 같은 내무반에 너무 곱게 자란 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친구가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랑 아침마다 그 친구 이불까지 정리해주고 그랬어요. 그렇게 2주 정도가 지나니까 그때서부터는 자기가 알아서 잘 하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었던 일이 많았던 반면, 조교들이 앞에 나가서 시범을 보여주는 동안 추위에 떨었던 기억은 정말 기억도 하기 싫어요.” - (요셉)

상무는 “진짜 군대!”

막상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본격적인 군생활을 시작하게 된 두 선수에게 상무에서의 생활은 훈련소와는 또 다른 어려움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박요셉 선수는 “저는 가기 전에는 상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뛰는 것만 봤었죠. 그리고 그냥 기존 프로선수의 생활과 똑같을 것이라 생각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까 일병 때까지는 많이 힘들더라고요”라고 말을 한다. 외부에서 보는 상무의 이미지와 실제로 겪었던 상무의 참모습은 무척 달랐나 보다. 그야말로 상무는 ‘진짜 군대’라고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면 여기서 또 궁금해진다. 갑자기 밖에서 후배였던 선수가 먼저 입대해서 상무에서는 고참이 되어버리는 경우엔 서로 어떻게 지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질문에 눈매가 무척 진지해 보이는 박용호 선수가 대답을 해준다.

“내가 먼저 선임병으로 대우해주면, 고참인 후배도 저를 선배로 대우해줍니다. 그동안 선수들 사이에서는 선후배 관계를 무척 중요시 해왔거든요. 모두가 그러한 부분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아. 사실 요셉형과 저와는 군대 가기 전에 별로 친하게 지내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군대에서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군대가 저희를 가깝게 해줬어요.”

군대에서 마음이 맞아 친해지게 된 두 선수는 상무시절 원정경기를 가게 되면 방도 같이 썼고, 올해부터는 팀 숙소에서도 같은 방을 쓴다고 한다. 군대에서 맺어진 우정이 제대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군생활의 오아시스 = 편지와 휴가

뭐니뭐니해도 군생활의 오아시스는 편지와 휴가다. ‘미남 수비수’ 박용호 선수는 군생활을 하는 동안 팬레터를 얼마나 많이 받았을까? 박용호 선수는 “저는 작년까지는 편지나 선물이 많이 왔었는데, 올 해부터는 확실히 줄어들더라고요”라며 씁쓸해 하면서도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짖는다. 그러자 그 순간 바로 옆에 있던 박요셉 선수가 한마디 외침을 가한다. “그래도 용호는 편지를 많이 받았던 편이었어요. 저는 결혼을 해서 그런지 팬레터가 하나도 오지 않았어요.”
낮은 음성으로 툭툭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재미있는 박요셉 선수.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이제 19개월 된 귀여운 아기가 있다.

“저는 휴가 나오면 아내와 아기를 보러 가느라 특별히 다른 일을 한 적이 없었어요. 집에서 아내가 아기를 혼자 키우다 보니 무척 힘들어하죠. 그걸 아니까 휴가 나왔을 때만큼은 제가 아이를 많이 돌보고 싶었어요.” –(요셉)

“저는 친구들을 좋아해서 휴가 나오면 꼭 친구들을 만나서 밥 먹고, 수다도 떨고, 그렇게 보냈어요.”(용호)

특별한 일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가족을 돌보고, 친구들을 만나느라 분주했을 이 들의 휴가 이야기. 군대를 다녀온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했을 것이다.



항상 마음으로 응원했던 FC서울

상대편에서 바라본 FC서울은 어떤 팀이었을까? 박용호 선수는 항상 FC서울을 응원을 했다고 한다. “항상 팀을 많이 응원했어요.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꼭 서울의 경기결과부터 알아봤고, 좋은 성적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죠. 그런데 아쉽게 꼭 고비를 못 넘겼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선수들의 개개인 능력을 놓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굉장히 좋은 팀이라고 생각해요. 언제든지 우승을 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 바로 FC서울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빨리 팀으로 돌아와서 같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고, 항상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봤어요.”

박요셉 선수도 항상 FC서울과 함께 하고 싶었다고 한다. “제가 생각해도 선수들의 개개인의 능력은 좋은데, 아직 조직적인 면이 부족한 것 같아요. 아마도 새로운 선수들이 팀에 많이 들어왔고, 지금은 조직력을 만들어 가는 단계라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다음 시즌에는 제가 꼭 같이 노력을 해서 팀의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항상 함께 하고 싶었어요!”

주전경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팀의 입장에서는 올 시즌 K리그에서 팀 최소실점 2위를 기록한 기존의 수비진에 박용호, 박요셉 선수까지 가세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하겠다. 그러나 사실 이들에게 내년 시즌을 위한 주전경쟁은 불가피하다. 박요셉 선수는 “우리 팀의 수비진이 워낙 좋잖아요. 그리고 보통 수비수들은 특별한 부상 선수가 없으면 거의 바꾸지 않는데, 이번 동계훈련에 가서 열심히 하면 결정은 감독님이 하시겠죠. 용호나 저나 다른 수비수들이나 각자 자신감은 있지만 확신은 없잖아요. 그러니까 열심히 해야죠” 라며 무척 현명한 대답을 내놓았다. 또한 그는 이어서 “저는 동계훈련 기간에 근력운동을 열심히 해서 내년 시즌 내내 아프지 않고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적인 목표에요. 물론 팀 훈련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임할 거겁니다”라며 치열한 주전경쟁은 이미 각오했음을 말해준다. 박용호 선수도 남다른 각오를 드러낸다. “제 생각에 수비수는 개인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조직적인 경기운영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단은 다른 수비수들과 호흡을 많이 맞춰서 조직력을 키우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축구선수, 그리고 군대 선배로서의 조언

무슨 일이든지 얻는 것이 있으면 또한 잃는 것도 있다는 말이 있다. 박용호, 박요셉 선수가 팀에 돌아오는 반면 지난 27일에는 한태유, 박동석, 여효진, 김승용 선수가 2년간의 군생활을 위해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이에 ‘군대선배’인 그들이 충심어린 조언을 해준다.

“그냥 눈 앞이 캄캄하고요. 일단 훈련소에 들어가면 어려움을 많이 느낄 텐데, 훈련을 마치고 상무로 가면 일반 군인들보다 정말 좋은 환경에서 좋은 음식을 먹고 지내게 되니까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낼 거에요. 미리 걱정할 필요도 없죠. 상무는 정말 특성 있는 군인들이 모인 곳이라서 혜택도 많이 받는 편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축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정말 좋은 곳이니까 아무 걱정 없이 갔으면 좋겠어요. 가서 자신이 해야 하는 것, 목표하는 것을 충실히 하다 보면 지금보다 자신을 훨씬 업그레이드해서 나올 수 있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네요.” - (용호)

“저는 훈련소에서 화장실에 벽에 적혀 있던 말이 생각나요. 바로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면 즐겨라’라는 문구였는데, 화장실 갈 때마다 그 말을 되새겼거든요. 훈련소에서의 시간은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였어요. 그래서 이후에도 군대에 있는 시간이 저한테는 단순한 2년이 아니라 인생의 절반을 보낸 시간처럼 느껴졌어요. 또 그런 의미에서 군생활이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고, 지금 내 옆에 있는 동료와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일단은 새로운 생활에 부딪혀 보고, 힘든 것도 겪어봐야죠.” - (요셉)

내 팀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일단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래도 저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경기장에서 팬 여러분께 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리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장에서 팬들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도록 정말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예쁘게 봐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릴께요. 감사합니다.” - (용호)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 있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우선 저희가 2년 동안 다른 곳에 있었고, 그 곳의 서포터들을 지켜보면서 팬들이 열정을 바쳐서 응원하는 만큼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기대와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 (요셉)

요즘 대학교에서는 꽃미남 보다는 듬직한 복학생 오빠를 흠모하는 여인네들이 넘쳐난다고 하던데, 팬 여러분들도 비록 복학생은 아니지만 정말 고맙게도 몸 건강히 우리의 곁으로 돌아와준 두 선수에게 더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기 바란다. 본 명예기자는 박용호, 박요셉 선수를 만나본 결과 ‘자신감 있는 말투’에 무척 믿음이 간다. 그리고 처음에는 은은하게 풍겨 나오던 여유가 어느 새 진하게 느껴진다. 믿음과 여유를 갖춘 수비수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 그래서인지 내년 시즌에는 경기장에서 팬들을 열광시킬 두 선수의 활약이 벌써부터 눈에 선하다. 자꾸 그런 모습이 아른거려 본 명예기자는 잠이 오질 않는다. 박용호, 박요셉 선수는 책임져야 한다! FC서울 파이팅!

글=김광식 FC서울 명예기자, 사진=강동희 FC서울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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