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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호]영화 ‘레알’을 통해 생각해 본 FC서울

2009-01-07



‘이름만으로도 흥분되는 그들이 온다’

2005년에 개봉된 ‘Real: The Movie’의 메인 카피다. 맞는 말이다.

그들의 발놀림에 수만 명의 관중들이 집중을 하고, 그들의 승리에 수억 명의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그들의 경기를 직접 보는 것이 평생 꿈인 사람들도 있고, 그들로 인해 인생이 바뀌는 사람들도 있다. 이 영화는 ‘레알 마드리드 구단의 홍보 영화’라는 혹평도 있지만, 영화로 만들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그들의 네임파워에 반기를 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도대체 레알 마드리드의 숨겨진 힘이 무엇이길래 모두가 열광하는 것인지, 레알 마드리드를 소재로 한 영화 ‘레알’을 통해 그 비밀을 밝히고 FC서울의 대해 생각해보고 싶었다.



‘왜 열광하는가’

-영화 속 축구의 ‘축’자도 모르던 한 남자.
‘왜 전세계의 팬들이 그들에게 열광하는지, 무엇이 그들의 엄청난 인기를 만들어낸 것인지, 그들에게 팬이란 어떤 존재인지’ 도통 이해하지 못한다.

-세상에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다. 우리들 중에도 ‘당신은 왜 축구를 좋아하나요? , 당신은 왜 FC서울을 좋아합니까?’ 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당연히 정답은 없다. 그저 좋기 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발걸음이 절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향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중심엔 FC서울을 향한 팬들의 열정이 있다는 것이다. 팬들은 FC서울의 훌륭한 경기를 보며 열광한다. 그리고 또 다시 경기장으로 향한다. 그렇기에 FC서울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감동이다’

-‘레알은 열감동이다.’ 영화 속에서 ‘레알의 전설’ 알프레도 디 스테파뇨가 한 말이다. 레알이 만들어낸 전세계 사람들 각각의 인생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TV가 없어 경기를 시청하는 것 조차 어려운 세네갈 소년에게 꿈을 선물하는 힘. 스타 플레이어의 골 하나에 지구 반대편, 피부색조차 다른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게 만드는 힘. 이 모든 것이 바로 ‘감동’인 것이다. 선수들은 관중의 사랑을 받아 훌륭한 경기를 보여주고, 관중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감동 받아 거침없는 응원을 보내는 것. 둘의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그 ‘감동’의 원천이다.

-어느 팀보다 열정적인 응원을 보여주는 FC서울 팬들은 어떠한가! 영화를 보며 레알과 비교해보았을 때 FC서울 팬들의 사랑과 정성이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FC서울을 응원하는 팬들은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주며, 선수들 역시 그런 사랑을 느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팀과 팬의 관계는 앞으로 FC서울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FC서울이 세계적인 명문구단이 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 중 하나는 바로 팬과 팀 사이의 끊임없는 교류이다.



‘유니폼은 일상복이 된다’

-레알의 유니폼은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 등교할 때 유니폼을 평상복처럼 입고 가고, 경기가 있는 날이면 너나 할 것 없이 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물론, 데이트를 할 때도 입는다. 하지만 그것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다. 자연스러운 생활일 뿐이다. 사람들은 유니폼을 입음으로써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대한 소속감을 느낀다.

-우리의 실상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사실 경기 날이 아니면 FC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다. 물론 간혹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우리 붉은 전사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나라의 길 거리에는 외국 팀들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렇듯 아직 우리나라는 K리그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축구는 ‘My Life’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평소 FC서울의 유니폼이나 관련 의류를 입고 다니는 팬들이 있다. 분명 우리들 중에도 많다. 그러나 명동이나 강남, 대학가에 나가면 여지 없이 가슴은 아프다. K리그, FC서울 보다는 너무나도 많은 맨유와 AC밀란, 레알의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도 먼 미래에는 한국, 아시아를 대표하는 슈퍼 인기 구단 FC서울의 물결을 거리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가장 유명한 팀이라는 걸로 다 설명이 될까?’

-레알 마드리드의 홈경기가 있는 날. 3600여명의 직원이 일을 하고, 전세계에서 날아 온 기자만 700여명이며 60여대의 카메라가 경기장 전체에 포진한다. 8만여 명의 관중이 직접 경기장을 찾고 90여 개국에 생중계되는 방송은 4억만 명의 전세계인이 지켜본다. 그것이 레알 마드리드다.

-우리의 현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므로 비교 자체는 무의미하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K리그에 남을 기록이 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한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 5만 5397명. 매년 ‘히트’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관중 대박. 홈 경기 날이면 수백 여명의 사람들이 경기장에서 일을 하고, 많은 수의 기자들이 기자석을 채우고, 거의 모든 홈 경기가 생중계 된다. 그리고 한 시즌의 홈&어웨이 모든 경기를 함께해주는 열정적인 서포터즈들이 있다. 세계 최고 리그의 엄청난 시스템과 경기 운영이 부럽기도 하지만 경기장에서 환호하는 팬들의 모습이 화면 속에 등장할 때면 그 어느 팀보다 더욱 멋지고 자랑스러운 팀이 바로 FC서울이다.



‘참 뜻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이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느냐가 중요하다. 그게 바로 ‘감동’이다.’

-이 문장은 영화 속 마지막 대사다. 스포츠는, 축구는 모든 것을 포용한다.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이며 그들의 마음을 거부하는 일도 절대 없다.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 2차전. 아름다운 눈이 내리던 날, 우리는 마음이 아프고 눈물을 흘렸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우승만큼 값진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볼 수 있었으며 오늘 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FC서울이기 때문이다. 심판의 휘슬은 준우승이라는 아쉬운 결과와 함께 울리고 말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FC서울’을 외쳤고 진심 가득한 박수를 선수들에게 보냈다. 이게 바로 ‘감동’이다. 단순히 패라는 단적인 경기 결과가 아닌 FC서울의 과정을 지켜보고 지지해준 팬들의 마음과 성원. 이것이 바로 ‘감동’이라는 의미로 다가온 FC서울의 참 뜻인 것이다.

영화 속 2시간짜리 이야기는 끝을 맺었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여전히 세계 최고의 팀이듯 FC서울도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고 이뤄야 할 목표가 높다. 세계 최고의 팀이 부럽지 않은 ‘나의 팀’ FC서울. 우리 마음 속의 No.1 FC서울의 ‘감동’은 끝이 없다. 머지 않아 FC서울의 성공 신화를 담은 영화가 나올 것을 기대해보며, FC서울의 2009 시즌을 기다려본다.

/글=김지선, 신원선 FC서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