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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12월호]2006 결산, '아쉬웠지만 행복했던 순간들'

2006-12-04



올 한해 아쉬웠지만 행복했던 순간들

"Fighting FC SEOUL, HIT 2006!"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시작했던 2006년의 FC서울.

아쉽게 K리그 결승전 문턱에서 주저앉았지만, 컵대회 우승과 플레이오프를 진출 등 행복했던 기억들이 더 많았던 한해였다. . FC 서울 웹진 12월호에서 올 한해를 결산하며 FC서울과 팬들에게 있었던 여러가지 기억들을 순서대로 정리해보았다.



고강도 전지훈련, 신인과 노장의 조화

2006년 K리그 우승을 목표로 한 FC서울은 시즌 전에 두 가지 복안을 세웠다. 김병지, 김한윤 등 경험이 많은 선수들의 영입과, 쿤밍과 키프러스 전지훈련이었다. 결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믿음직한 두 베테랑 선수들은 작년에 취약점으로 평가받던 FC서울의 수비를 강한 그물망으로 만들었다. FC서울이 올 해 기록한 실점은 리그 22실점, 컵대회 11점. 한 해 동안 총 33실점으로 이는 K리그 14개 팀 중에 가장 적은 실점이다. 김병지 선수는 올해 39게임 전부 출장했고, 김한윤 선수는 31게임에 출장했다.

그러나 훌륭한 선수를 영입했다고 곧 좋은 팀이 되는 것은 아닌바, 이러한 담금질은 쿤밍과 키프러스에서 이뤄진 고강도 훈련을 통해 이뤄졌다. 두번에 걸친 전지훈련 동안 어린 선수들과 노장 선수들 사이에 깊은 팀워크가 형성되었다.

특히 키프러스 전훈에서 급성장한 송진형, 이청용, 천제훈, 고명진 등 어린 2군 선수들의 2006시즌 활약은, 올해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었을 뿐 아니라 다음 시즌이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잊지 못할 어린이날 5-2 골폭죽

올 시즌 초반 전기리그의 FC서울은 답답했다.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력은 괜찮았는데, 예상밖의 지독한 골가뭄에 시달렸다. 4월까지 11경기를 치르는 동안 득점은 단 7점에 그쳤다. 2승 7무 2패로 8위를 기록한 상태로 5월을 맞았다.

5월 첫 경기는 어린이날 부산전이었다.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았다. 무려 4만 1237명의 관중이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붉은 물결로 가득 메웠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히칼도의 프리킥으로 골을 뽑았으나, 1-2로 뒤진 상태에서 전반전을 끝냈다.

그러나 후반전에는 역전의 드라마가 펼쳐졌다. 장신 스트라이커 심우연이 투입되면서, FC서울은 이후 시즌에도 종종 쓰인 대반격 전술을 펼쳐 보였다. 경기를 완전히 지배한 상태에서 김은중, 박주영, 심우연의 골이 잇달이 터지면서 5-2 대승. 4만 관중 누구나가 기쁜 마음으로 열광하며 경기를 보았다. 전기리그를 고작 1경기 남긴 상태에서의 골가뭄 해소였지만, 이 경기는 컵대회의 활약을 예고하는 짜릿한 한판이었다.



컵대회, 감격의 우승

컵 대회가 개막한 5월 14일부터 FC서울의 출발은 강력했다. 언제 골가뭄에 시달렸냐는 듯 선수들은 강력한 공격력을 보여줬고, 개막 후 연속 5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월드컵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차출되니 더 잘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기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완벽했다.

특히, 컵 대회 내내 한동원, 안태은, 고명진, 이상협, 천제훈, 김동석 등 그 동안 1군에서 뛰지 못하던 선수들의 자리매김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컵대회 기간 자신의 진가를 맘껏 펼쳐 보이면서 FC서울이 가장 탄탄한 선수층을 가졌다는 것을 입증했다.

컵대회 우승은 1경기를 남겨둔 7월 26일 수원 원정경기에서 확정되었다. 전반 수원에게 선취골을 허용했지만, 수원에게는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선수들과 서포터들이 하나되어 반격을 시작했고 김동석의 어시스트를 받은 천제훈이 벼락같은 중거리 슛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이골은 결국 우승골로 연결되었다.

컵 대회 마지막 경기였던 전남전 홈경기에서 FC서울은 상암월드컵경기장 최초의 우승 세레머니를 펼쳤다. 주장 이민성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순간, FC서울 서포터와 선수들 모두 환호했다. 이날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고 파이팅을 외치는 장면은 아마 일정기간 FC서울 팬들의 컴퓨터 배경을 장식했을 것이다.

후기리그 개막전 방화 사건

원래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여름 내내 FC서울의 승승장구를 지켜본 타 팀들의 견제는 후기리그에 들어 심해졌다. 그라운드 안에서 견제받는 것이야 당연했지만, 가끔은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는 경기장 밖의 돌발행동도 있었다. 후기리그 개막전의 방화 사고가 그 대표적인 예다.

8월 23일 수원과의 후기리그 개막전은 평일임에도 어린이날과 꼭 같은 4만 123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양팀 선수들은 언제나 그렇듯 이기겠다는 의지로 가득했고, 그러다 보니 약간의 신경전도 벌어졌다. 그러던 중 후반 중간 무렵 선수들이 심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며 경기가 5분 정도 지연되었고, 그 즈음에 S석 2층 전광판 아래 현수막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다행히 조기에 진화했지만 4만 관중이 가득한 상태에서 일어난 너무나도 위험한 방화였다. 경기 후 일부 축구팬들은 인터넷에서 방화가 아니라는 소문을 흘렸지만, 조사결과 방화임이 밝혀졌고 2명의 용의자도 방화 사실을 시인했다.

특히 2명의 용의자들은 10월 12일 구단사무실로 방문하여 K리그 역사상 정말 일어나서는 안될 사고를 저지른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고, K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팬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용서를 구했다.

현재 이 사건은 마무리 수사가 진행중이다. 아무리 호사다마라도 다시는 있어선 안될 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PO티켓을 거머쥔 감동, 아쉬운 좌절

올해 FC서울이 작년과 가장 달라진 점은 '뒷심'일 것이다. 선제골을 넣고도 놓친 경기가 많았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이번 시즌에는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경기를 거머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러한 '뒷심'은 리그 전체에서도 반영되었다.

10월 25일 후기리그 11차전 성남전은 PO길목에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게다가 PO에 진출할 경우 상대가 성남이었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경기였다. 후기리그에 두두 선수와 이을용 선수의 가세로 더욱 강해진 FC서울은, 당시 마지막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울산, 인천, 대구 등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중이었다.

전반은 패색이 짙었다. 우리의 플레이는 성남에게 완전히 밀렸고, 0-2의 스코어는 경기내용을 반영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전에 박주영 선수를 투입하면서 또 다시 반격전술을 꺼내든 FC서울은, 또다시 감동의 드라마로 승점을 따냈다. 김은중 선수의 동점골로 1-2로 추격한 후반 89분,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 모든 관중들은 "박주영!"을 연호했다. 박주영 선수의 프리킥은 골네트를 흔들었고 모든 선수와 관중들은 포효했다.

이렇게 후기리그 마지막 경남전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쳐서 힘들게 따낸 PO티켓. 그러나 11월 11일 성남 제2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단판 플레이오프는 아쉬웠다. 결정적인 심판의 오심과 그에 이은 실점, 후반전에 성남의 자물쇠 채운 골문을 열지 못한 우리의 공격, 여러모로 아쉬운 경기였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아직도 아쉽다. 안타깝고 속상하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FC서울을 선택한 것에 후회가 없듯, 올 시즌도 열심히 했고 후회는 없다. 올해 FC서울은 강했고 내년에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내년은 또 어떤 플레이가 기다리고 있을까? 설레임. 기나긴 겨울 기다림이 고되지만은 않은 이유이다. 2007년도 고고싱!

글=오현석 FC서울 명예기자, 사진=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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