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008년이 시작되었지만 바로 몇일 전만해도 2007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끝자락에 있었다. ‘연말’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주는 그 어떠한 감정으로 인해 우리는 그동안 각자의 바쁜 생활로 인해 자주 못 보던 반가운 얼굴들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고 기억에 남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를 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계획하기도 한다. 지넌 2007년 12월. 교통의 중심인 용산역과 서울역은 특별한 추억을 만들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연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얼굴은 설렘과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FC서울이 그런 이들과 함께 했다. 특별히 서울역과 용산역에는 각각 한 주 동안 FC서울과 함께하는 특별한 여행이 준비되었다. FC서울이 야심차게 준비한 ‘2007 FC서울 테마사진전’이 바로 그것이었다.
감동의 파노라마
왼쪽부터 사진 하나 하나에 걸음을 옮기는데 2007년의 기억이 필름처럼 머리 속을 지나갔다. 사람의 몸에는 바이오 리듬이 있고 경제에는 호황기와 불황기가 있듯이 우리 FC서울의 한 해도 즐거운 순간들이 있었고 아쉬운 순간들이 있었다. 물론 아쉽고 노력이 더욱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은 앞으로 해결될 숙제가 될 것이고 우리는 즐거웠던 순간 행복했던 순간을 눈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그 순간의 기억을 되살려 마음속에 ‘콕’ 새기면 된다.
사진은 그 순간의 기록이며 증거로서 그 역할을 다한다. 또한 사진만큼 개인을 넘어 한 사회의 한 단체의 집단 기억을 환기시키고 보존하는 매체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것은 작지만 중요한 실천이며 그 사진 속에는 우리가 기억으로 공유해야 할 역사적 사건이 기록되어 있음에 틀림없다.
FC서울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기회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사진전은 우선 3일 동안 이뤄졌던 작년에 비해 2주라는 더 긴 기간동안 전시가 되었고 또한 유동인구가 많은 용산역과 서울역에서 개최가 됨으로써 FC서울의 팬들을 비롯해 많은 관심을 받으며 성황리에 치러졌다. 사진전을 관람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 팬들은 물론 열차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 오고 가며 지나가던 사람들도 사진 앞에 발길을 멈췄다. 사진 속의 ‘축구 천재’ 박주영과 ‘기록의 사나이’ 김병지처럼 인지도가 높은 선수들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연스럽게 다른 사진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사진에 붙은 설명과 함께 사진을 감상한다. 일행 중에 FC서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내 FC서울 테마 사진전의 가이드를 자청하기도 했다. 사진 감상이 끝나면 박주영, 정조국, 김진규가 주인공으로 되어 있는 등신상 앞에서 기념사진 촬영도 잊지 않았다. 사람이란 그렇다. 지나가다가 정말 살짝 1초를 봤어도 연예인을 직접 보게 되면 그 다음부터 TV에 나오면 괜히 친근해 지고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FC서울이 주최하는 행사에 직접 참여하고 정보를 하나라도 얻었으면 이제 사람들은 뉴스나 신문에서 ‘FC서울’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한 번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비시즌이라 더 반가워요
요즘 같은 비시즌에 선수들의 얼굴을 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12월 27일 김병지, 이민성, 이을용, 이청용, 기성용을 비롯한 FC서울 선수 7명이 테마 사진전이 열리는 서울역을 찾았다. 올 시즌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서울의 대표 명문 구단으로서 서울 시민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팬 사인회가 열린 것이다. 팬 사인회가 열리기 몇 시간 전부터 현장은 선수들을 보기위해 온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선수들은 한 명 한 명 친절하게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FC서울 선수들을 직접 보며 신기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팬들과 함께해서 더 뜻깊은 사진전
사진은 사진을 찍는 사람 개인에게는 추억을 더듬는 일이기도 하지만 모두의 기억으로 환기 시켜 역사와 문화의 하나로 기억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FC서울 테마사진전이 뜻 깊은 이유 중에 하나는 팬들이 직접 찍은 사진이 전시작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은 먼 훗날 세계 속의 FC서울을 꿈꾸게 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기도하는 꼬마 여자 아이의 사진에서는 간절함이, 씨드 모자를 쓰고 FC서울 용품으로 한껏 멋을 낸 남자 아이의 사진에서는 FC서울 팬이라는 자부심이, 열렬히 응원하는 서포터즈의 모습에서는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다. 이 외에도 경기 하프 타임때 팬들과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들, 올 시즌을 마무리하고 가진 서포터즈데이의 추억들을 담은 사진들이 흔히 볼 수 없는 사진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우리가 함께 공유하는 기억이기에 더더욱 소중했다. 앞으로도 FC서울과 함께 이런 소중한 추억들을 하나 하나 쌓아가져 나가길 바란다.
새로운 2008년 파이팅~!
FC서울과 함께 울고 웃은 FC서울 팬들은 모든 사진이 감동의 순간이다. 특히 선수들이 골을 넣고 기뻐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정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만들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때 얻어지는, 말로는 다 표현 못 할 만족감과 짜릿함을 선수들의 표정에서 느낄 수 있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만들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후회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후회 없는 삶을 산다고 자부하는 이들에게도 후회는 있기 마련이다. 그만큼 후회는 피하기 힘든 복병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뒤집어서 “꿈이 후회를 뒤덮으면 우리는 나이는 들지언정 결코 늙지는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새해를 맞이한 지금, 우리 모두 새 꿈이 낡은 후회를 뒤덮게 한다면 FC서울과 함께하는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글=백승경 FC서울 명예기자